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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12일 작성된 글입니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장애아를 낳은 부모는 많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나에게 이 생명이 내려온 것은 하느님께서 나라면 이 고난을 이겨내고 이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분들이 고난으로 여기지도 않으시겠지만^^)

고개가 끄덕여짐과 동시에 위와 같은 생각을 한 부모가 정말 존경스러울 따름이었다.

“말아톤”은 많은 사람이 얘기하는 것처럼 장애우인 초원이가 세상과 소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장애우를 가진 가족의 아픔과 극복, 이해와 사랑...
이런 복합적인 주제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관객을 울고 웃기는 멋진 일체감을 만들어내는 마법과 같은 이야기 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나는 정말 많은 기대를 안고 있었다.
영화는 너무나도 훌륭하여 내 기대에 부흥했지만, 난 100% 느낄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물론 이 영화를 보는 동안에 다른 곳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가 있기는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대한민국에서 영화를 홍보하는 방식이다.

코믹 영화에서 웃어야 할 부분은 이미 예고편과 영화정보 프로그램에서 다 공개되어 있고, 액션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아예 제작과정까지 공개되는 세상이다.
이런 자그마한 감동과 소소한 웃음이 나열되는 영화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나뿐 아니라 다른 많은 관객들도 이미 “말아톤“이라는 영화의 모든 것을 접하고 온 사람들인 것 같았다.

어쨌든 “정윤철“감독이 긴 시간 만든 시나리오는 정말 훌륭했고 캐스팅 또한 완벽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만 얘기를 해 보아야겠다.

“조승우”라는 배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 곁에 있었다.
영화에 등장한 지는 얼마 안 되지만 많은 연극과 뮤지컬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했고,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뮤지컬에서 신인상과 남우주연상을 모두 수상했는데,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너무너무 보고 싶어졌지만 이젠 표를 구할 수 없다고 해서 포기했다 ㅠ.,ㅜ)
나이는 나와 같은 동갑인데 자신의 분야에서 이 만큼의 실력을 보이고 인정받는 다는 것은 정말 부러운 일이다.

이전에 “춘향전”이나 “와니와 준하”, “하류인생”은 그저 그랬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클래식”이라는 쓰레기 영화에서도 빛을 발했던 마지막에 사랑하는 여인에게 눈먼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 멋졌다.
그리고 “후아유”를 보면서 “음...제법 분위기 나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바로 커피CF에 나와서 즐거웠던 기억도 있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조승우“씨는 ”영화를 모두 찍은 후에도 나는 초원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연기”라는 평가를 하는데 이것은 틀린 말이라고 그는 생각하는 것 같았다(나는 그렇게 느꼈다).
정말 자폐증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그 증상, 기분, 상태, 행동...등을 알 수 없고 연기할 수 없다.
그것을 얼마나 잘 분석하고 표현해 내기 위해 노력하는가가 연기자의 몫이라고 한다면 “조승우”씨는 배역을 노력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으며 그것을 최대한 표현해 내는데 열정을 다하였다...정도의 평가만이 가능할 것이다.

“나의 왼발”다니엘 데이 루이스도...
“I am Sam"숀 펜도...
정말 장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의 연기가 깊은 감동을 주고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것은 장애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역할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한 배우로서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어쨌든 “조승우“씨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이 영화에서 정말 명 연기를 보여준 것은 우리의 어머니 ”김미숙“씨의 연기도 부라보~이다.
위에서도 말 했지만 이 영화는 장애우의 혼자 서기...세상 바라보기...같은 전형적인 장애 영화의 라인을 따라가지 않는다고 이해했다.
51%의 초원이와 49%의 엄마의 이야기...그것이 바로 “말아톤”이다.

초원이가 달리는 의미를 찾는데 20년이 걸린 못난 어머니라는 자책감의 표현, 20년이 걸려도 아직 자식을 모르는 자신에 대한 비관, 홀로 서는 자식에 대한 섭섭함과 집착...
일반적인 “어머니”와 또 다른 “장애아를 키우는 어머니”의 역할을 모두 훌륭히 보여주고 있어서 정말 연륜과 경험이 뭍어 나오는 명연기를 펼쳐주신 것 같다.


얼마 전에 지체장애를 가진 장년한 딸을 두고 죽지 못해 보살피는 80살의 할머니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할머니는 자신의 탓을 하며 불쌍한 딸을 두고 죽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한다.
초원이의 엄마도 잡지인터뷰에 “제 소원이요? 초원이가 저보다 하루 일찍 죽는 것에요...”라는 말을 한다.
물론 이 생각은 종내에는 바뀌게 되는데 과연 끝까지 품안의 자식으로 키우는가, 스스로 살아나갈 수 있는 자식을 만드는 가는 굳이 어느 어머니라도 할 수 있는 고민이 아닐까 싶고 이 영화에서는 그 두 가지 모습의 발전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아...점점 연기나 영화 얘기는 저 하늘의 별이 되어 사라지는 구나 바보 지뇽아... ㅡ.,ㅡ)

히히, 어쨌든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는 얘기가 하고 싶었던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 대해 조금 얘기를 하자면, 감독이 장편 영화를 처음 만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영화가 조금 루즈해 지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영화 자체가 주된 스토리 라인 안에서 소소한 에피소드들의 나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문제는 초원이의 희극화된 행동과 어투로 메꾸어 졌지만 한국영화를 TV드라마 수준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핑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주제 의식을 전하는데 있어서도 감독의 재량이겠지만 몇몇 실험적인 시도 또한 매우 재미있었다.
마지막 마라톤 대회에서 스스로 일어서서 나오는 지난 날의 장면들은 그것이 초원이가 새롭게 출발하려는 암시인지, 응원을 보내기 위한 효과인지 애매하지만 매우 재밌었던 부분이다.

그리고 마지막 10초의 감동...
이건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해 말하지 말고 남겨 놓아야 겠다.
^^


anyway 이런 추운 겨울에 사랑하는 사람과, 혹은 가족과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공공의적2”를 볼 것이냐, “말아톤”을 볼 것이냐, 설날 연휴 한국영화 대 격돌!!!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매스컴에서 지껄이고 있는데 그냥 저처럼 2개다 보세요, 전혀 다른 성격의 영화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자~애자~”라는 말을 생각 없이 사용하며 놀리는 사람들이 제발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장애우”라는 단어가 표준어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그럼 얼마 남지 않은 방학 동안 꼭 보세요~^^

(밑의 오렌지색 부분은 퍼온 영화 스토리입니다^^)

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하는, 겉보기엔 또래 아이들과 다른 것 하나 없는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초원. 어느날 초원이는 자폐증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게 되고, 엄마 경숙은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좌절한다. 그러나 경숙은 초원이가 달리기에만큼은 정상인보다도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달릴 때만큼은 남들과 다르지 않은 아들의 모습에 희망을 갖고 꾸준히 훈련시킨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20살 청년이 된 초원. 그러나 지능은 여전히 5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모르는 사람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방귀를 뀌어대고, 동생에겐 마치 선생님 대하듯 깍듯이 존댓말을 쓰고, 음악만 나오면 아무데서나 특유의 막춤을 선보이기 일쑤이니, 어딜 가든 초원이가 있는 곳은 시끄러워지기 마련이다. 하는 짓이나 말투는 영락없는 5살 어린애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해온 달리기 실력만큼은 여전히 최고인 초원. 경숙은 자신의 목표를 ‘초원의 마라톤 서브쓰리 달성’으로 정하고 아들의 훈련에만 매달린다.

어느 날 세계대회에서 1등을 한 전력도 있는 전직 유명 마라토너 정욱이 음주운전으로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초원의 학교로 오게 된다. 경숙은 애원하다시피 해서 기어이 정욱에게 아들의 코치 역할을 떠맡긴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초원을 성가시게만 생각했던 정욱. 하지만 초원과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그는 아이같이 순수하고 솔직한 초원에게 조금씩 동화되어 가고, 초원도 정욱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정욱은 매번 속도조절에 실패해 지쳐 쓰러지기는 하지만 지구력이 남다른 초원에게서 마라톤 서브쓰리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간다.

한 편 불성실하게만 보이는 정욱이 도통 미덥지 않은 경숙은 어느날 정욱과 말다툼을 벌이게 된다. “‘자식 사랑과 집착을 착각하지 말라”는 정욱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할 수 없는 경숙. 경숙은 정욱의 말대로 이제껏 ’좋다’, ‘싫다’는 의사 표현도 할 줄 모르는 아이를 자신의 욕심 때문에 혹사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제껏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듯한 기분의 경숙. 그녀는 이제 마라톤도, 서브쓰리도 모두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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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