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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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13일 작성된 글입니다).
난 이런 영화 좋아한다.
그래, 좋아한다.
뭔가 성장과 이해가 있고 감동이 있으면서 덤으로 아름다움과 즐거움과 음악이 좋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음악 영화는 존재할 수 없다.
스토리에 기반한, 연기가 바탕이 된, 화면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영화”가 되는 것이다.
“영화”는 뮤직비디오가 아니니까...
먼저 각본을 보면 식상하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불우한 소년, 드러나는 천재성, 아이를 통해 눈을 뜨는 선생님...
만화 “피아노의 숲”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식상함이 없으면 영화가 밋밋하고 감동이 덜 하기 때문에 나는 음악 영화를 볼 때에 일단 스토리에서 기대를 한수 접고 들어간다.
그렇게 보면 또 개연성도 있고 재미있게 흐름을 따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샤인”이나 “피아니스트”, “Ray"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음악영화가 많은 것은 이러한 허점이 드러나지 않고 더 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여건이 쉽게 관객들에게 만들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덧붙여서 마이너 영화가 될 수도 있는데 출연을 결정하고 최고의 연기를 해 준 배우들도 재밌게 영화에 빠져들 수 있게 해 주었다.
특히 “엄정화”누나는 본업이 가수인걸 잊어버릴 정도로 연기를 잘 한다.
요즘 나오는 어중이 떠중이 여배우들이 보고 배워야 할 만큼 정석적인 연기도 잘 할뿐더러 즉흥적이고 본인 특유의 발랄함이나 귀여움이 뭍어나는 연기도 어색하지 않게 보일 정도로 연기에 물이 오르고 경력이 쌓인 것 같다.
내가 보기에 화내는, 감정이 격앙되는 연기는 가장 쉬운 연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복잡한 감정, 아쉬움, 안타까움, 사랑스러움, 슬픔...이런 감정들이 흐름을 타고 이어지는 연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엄정화 누나는 이 영화에서 몇 번이나 이런 복잡한 감정선이 담긴 연기를 끊지 않고 롱 테이크로 한번에 보여주는,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는 명 연기를 보여 주었다.
게다가 현존하는 젊은 여배우 중에 실제로 손과 얼굴이 한 화면에 잡히면서 “피아노 선생” 정도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배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 noce casting 이 아닐 수 없다.
뭐, 꼬맹이나 박용우씨 연기도 좋았고^^.
그리고 음악감독인 “이병우”씨의 힘이 이 영화에서 가장 컸던 것 같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 웬만큼 유명한 영화에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도 많이 받은 유명한 음악 감독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음악을 영화에서 들으면 꼭 기억에 남고...
나중에 찾아보게 된다.
(얼마전 1000만 관객을 넘긴 “왕의 남자”또한 이병우씨 작품이다.)
원래 기타리스트이고 5집까지 솔로 음반이 나왔다는데...
영화에서는 피아노나 현악, 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고 특기인 기타는 본인이 직접 연주한다.
이번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피아노, 본격 클래식 음악 영화이다 보니까 그가 만든 다른 영화에 비해서 자작곡 비율이 떨어지지만(그래도 많은 자작곡이 나온다), 다른 한국 영화 OST들이 유명 팝송이나 연주곡 컴필레이션처럼 꾸며지는 것에 비하면 훌륭한 음악 감독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감독의 연출 정도?
영화상 눈에 띠는 거북한 어설픔이나 객기는 보이지 않았지만 쓸데 없는 부분에서 세련되고 정작 중요한 부분에서 경험 없음이 드러나는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촌스럽게도 2000년대 들어와서 opening credit이 까만 화면에 하얀 자막으로 나오는 영화는 처음 보았다.
(박찬욱 감독이 돈을 들여서 opening credit 감독을 따로 고용한 것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영화와 관객에 대한 예의가 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어쨌든 흥행한 영화는 아니지만...
아니, 이런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것이 더 웃긴 일이겠지만^^;;
난 매우 재밌게 보았다.
무엇보다 네이버 평점도 9.1점이다(2196명 참여해서).
그럼 음악 영화, 성장 영화, 한 여름에도 따뜻한 감동과 뜨거운 눈물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은 한번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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