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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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9일 작성된 글입니다).
역시 “극장판”이라는 허울 좋은 명칭은 과거의 휘황아래 팬들의 사랑을 울궈먹으려는 알량한 수작과 다름아니라는 사실을 통감했다.
드라마 HERO는 2001년 일본방영당시 평균시청률 34%에 빛나는 일본TV역사상 최고의 흥행 드라마였다.
이런 경우 일종의 흥행공식에 따라 Season제로 도입하여 시청률을 끌고 가거나 SP(special판)을 제작하여 방영하게 되고, 특별한 경우 영화화되기 마련이다.
(“춤추는 대수사선”, “언페어”등 영화화된 드라마 중에는 경찰수사영화가 특이하게 많기도 하다)
그러나 이상하게 HERO의 경우 초대박 컨텐츠인데도 불구하고 SP나 Spin off 시리즈도 나오지 않았고 영화화 또한 잠잠했다.
작품으로 보나 배우로 보나, 이런 흥행보증수표를 가만히 버려둘 바보들은 아닐텐데...
결국 2006년 TV에서 HERO 특별판 SP가 방영되어 시청자들에게 5년전 최고의 드라마였던 HERO의 기억을 끄집어내게 하고, 결국 2007년 극장판 HERO를 개봉하여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하지만 이런 흥행공식을 따르는 영화들의 공통점이 되는 점이 있는데, 전작인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면 별다른 재미를 얻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간단히 원작 드라마의 설정과 등장인물만을 차용해 독자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가기 때문에 별도의 작품으로 대할 수 도 있겠지만 이번 HERO 극장판은 스토리마저도 드라마에서 이어지기 때문에 드라마, 특히 특별판 SP를 보지 않은 사람은 흐름에 따른 재미를 70%정도는 “본인은 알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뭐, “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도 영화는 재미있네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사람은 원래의 재미를 30%정도 보아 놓고 재밌다고 하는 것이니, 어찌보면 안타까운 상황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꼭 드라마를 보아라” 라고 아무도 강요하지는 않지만, 결국은 “드라마 안본 사람은 영화도 안 보는 것이 낫다”라는 말과 일견 상통해 보이는 것은 나 혼자뿐인 걸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어설프게 등장한 “이병헌”과 한국이다.
이 영화에서는 지나치게 “한류”라는 것을 의식한 나머지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는데, 참 거슬리기 짝이 없다.
영화의 배경이 갑자기 한국의 부산으로 바뀌어 쿠리우 검사와 아마미야 사무관은 부산을 뛰어 다니며 자갈치 시장, 남포동을 휘젖고 다니고, 청국장을 먹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들의 한국행이 되는 원인이 되는 사건의 축인 “범죄자의 용의차량의 한국유입”이라는 설정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는 점을 현실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기 때문에 무척 거북해 지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에서 폐차되는 차를 한국으로 밀수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용의차량 또한 한국으로 몰래 들어왔다...라는 설정인데, 물론 일본의 스포츠카등의 희소 모델과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BMW와 벤츠등의 차량이 수입되는 경우는 있지만 다 부서져가는 일제 미니밴(봉고차)을 한국에 가져온다고 해서 누가 사겠는가?
그리고 “한류”라는 소스를 보다 완전히 이용하기 위해 “이병헌” 출연!!! 이라는 카드를 사용한다.
“이병헌”이 배용준만큼은 아니지만 “올인”등의 드라마와 “달콤한 인생”같은 영화 때문에 그래도 일본에서 손꼽히는 한류 스타라는 점은 광고하기에 좋은 점이었다.
그래서 이병헌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국사람이라 “도대체 언제 나오나...”하고 기다렸는데 결국 등장 씬은 딱 2장면, 시간상 10초정도, 대사는 10마디가 넘지 않음...
과연 일본과 한국의 관객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러나 영화에선 굳이 이런 식으로 무리하게 한국과의 커넥션을 만들려고 하고, 주인공들을 부산으로 보내 부산의 오밀조밀하고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마저도 그간 우리가 동남아시아, 특히 홍콩이나 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자주 보아온 장면들 뿐이다.
재래시장의 모습과...식당씬...그리고 한밤중에 문닫은 좁은 상점가에서의 카 체이싱과 추격씬...이런 진부한 장면 뿐이어서 안타까운 마음만 들 뿐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점은 조연들의 비중이 너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드라마 상에서는 참 맛깔스러운 조연들이 다양한 캐릭터로 드라마상에 웃음과 감동을 주었는데...
뭐, 영화에서는 집중도 때문에라도 주인공에 스폿라이트를 줄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할 만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지지부진해서 답답하던 “기무라 타쿠야”와 “마츠 타카코”의 러브 라인이 직접적으로 언급, 묘사되고 어느 정도 결말을 짓는다는 것은 드라마의 팬으로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어쨌든, 아주 재미없는 영화도 아니고...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진부한 결론 밖에 못 짓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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