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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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성 문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교적 빠르게 개봉 시기에 맞추어서 보게 되어서 기뻤다.
한국 배우 씬에서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로 이어지며 "품질보증 Q마크"를 획득한 믿을 수 있는 상품인 "김명민"은 이제 그 이름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신뢰를 안겨주고 작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name value를 획득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본 후에 드는 생각은...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써 버렸네..." 라는 안타까움이다.
물론 나쁜 영화는 아니었지만, 과연 "김명민"이라는 배우가 몸을 버리면서까지 했어야 할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어느 배역에나 최선을 다하고, 자신을 지우고 배역만 남게 하는 배우가 "그"라는 사람이기에 그의 노력과 사명감은 당연히 인정을 받아야 겠지만, 이 영화가 그간 기대했던 팬들에게 주는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반년 전부터 극중 루게릭 환자의 역할을 맡은 김명민의 살인적인 체중감량과 쉽게 이해 되지 않는 실감나는 연기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이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커져만 갔고, 그 실체가 공개되었을때 과연 그것이 만족될 만한 결과물이 제시되었는지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와 신랄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 MBC TV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의 영향도 큰 것 같다).
한국 멜로 영화 최고의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는 "너는 내 운명"의 기록적인 성공으로 인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점이 있었으니...
"박진표"를 멜로 영화의 구세주, 보장된 흥행카드, 추석시즌을 맡길 수 있는 포인트게더...정도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박진표" 감독은 한국인들이 눈물을 줄~줄~ 흘리게 해줄 정도로 감정을 건드리는 섬세한 연출의 감독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데뷔작인 "죽어도 좋아" 나 아니면 "그놈 목소리"와 같은 지극히 건조한 시선을 가지고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과 등장인물의 감정, 행동을 따라가는 식으로 절제된 연출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절대 "허진호, 김대승, 이한, 곽재용" 등 걸쭉한 감정과 섬세한 터치, 산뜻한 사랑과 보기좋은 에피소드...등을 남발하거나 이용하는 영리한 멜로 감독이 아니라는 이야기 이다.
이번 "내사랑 내곁에"의 경우에도 "박진표"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고 보인다.
과거 회상이나 에피소드 남발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데, 다만 주인공과 여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시간의 흐름에 따르는 서사의 구성에 따라가면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살짝 무미건조해 보일 수도 있고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업영화의 성격상 추가된 몇몇 등장인물과 장치들이 조금의 뻔뻔함을 발휘하여 재미를 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랄까?
개그맨 출신 "임하룡"씨와 가수인 "손가인"씨도 출연하고...극중 여자친구인 "하지원"씨의 직업이 "장의사"라는 점도 그렇고...그런 점들은 감독이 영리하게 잘 이용하면서도 본인의 연출 스타일에 무리가 가지 않게 잘 조절한 것 같다.
말이 중언부언, 길어지기만 했는데~ 결론은 "명절 극장가를 장악하고 한국인의 눈물샘을 터트릴 그런 멜로 영화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고점을 주긴 힘들지만 그래도 수확이라면 원톱이 아닐 때 진가를 발휘하는 아름대운 배우 "하지원" 에 대한 만족감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 놓으니 하나도 재미 없게 본 것 같지만, 막상 나도 눈물 콧물 질~질~ 짜면서 봤다는 사실!
그냥 무덤덤해 지려고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 보았으나...감독의 의도임에 분명한 마지막 장면...하지원이 사랑했던 사람의 시신을 직접 염하는 부분에선 결국 감독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엉~엉~ 울 수 밖에 없었다.
아, 그리고 "12세 관람가" 이지만 생각 보다 지나치게 적나라하고, 야한 장면과 묘사가 등장하니 주의합시다!!!
p.s> 극중에서 김명민씨가 건강원에서 무면허 돌팔이(송영창씨)에게 침을 맞고 위급해져서 병원에 실려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잘못 이해하면 한의학적 치료가 병을 악화 시킨다고 오해하기 쉽다(극중 여자의사인 "김여진"씨의 말투 또한 그런 오해를 가중시킨다).
하지만 정식 교육을 받고 면허를 가진 한의사는 무리한 치료를 하지 않으며, 명확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는 루게릭 병의 경우 진행을 억제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한의학적 치료 일정부분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일정 수의 환자들이 양방병원에의 치료를 포기하고 강원도 원주의 XX대학교 한방병원에서 장기 치료를 받았고, 이런 과정들이 언론에도 자주 공개가 되었었다.
얼마 전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와서 한의사의 한사람으로서 영화를 보는 중에 매우 불쾌했던 점인데, 꼭 오해가 없도록 설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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