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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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1982년작,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이다.
그러나 여전히 SF영화의 고전이자 명작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반드시 곱씹어 보아야 할 것 같아서 감기로 앓아누운 몇일간 심층 탐구를 해 보게 되었다.
대게의 SF영화는 나의 기준으로 2가지 종류로 나뉜다.
1.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신세계를 보여준다.
2.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부작용을 보여준다.
상상을 현실에 구현할 수 있는 영화적 환경을 고려해 본다면 당연히 1번의 경우가 많을 듯 하지만, 영화,드라마,소설...등으로 더 많이 소개된 것은 압도적으로 2번의 경우가 많다.
이유는 무얼까?
1. 원작에 대한 탐구.
1번의 경우는 단순 호기심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반면, 2번의 경우는 1번을 포함하면서도 그 안에서 정치적, 종교적, 철학적, 윤리적 문제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필립 K 딕(Philip K. Dick)" 인데, 그는 SF소설 최고 권위의 상인 "휴고상"과 "영국 SF상"을 수상하였으며, "아이작 아시모프"와 함께 SF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워 지고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필립 K 딕" 이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이유는 "블레이드러너, 토탈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 임포스터, 넥스트" 등 헐리웃에서 영화화된 그의 작품만도 벌써 6편이나 된다.
아마 단일 작가로서는 "로빈 쿡"이나 "존 그리샴" 등과 함께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화 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그의 작품들은 1950년대부터 쓰여지기 시작하였는데, 반세기 전에 쓰여진 작품들이 가진 놀라운 상상력은 현재 많은 부분 현실구현 되어 보여지고 있으며, 그가 지적했던 문제점 또한 차츰 차츰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황우석 박사 문제 등)많은 사람들이 "필립 K 딕은 소설가가 아니라 예지능력가" 라는 말에 동의하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의 1968년작인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을 영화화하여 "Blade Runner"라는 제목으로 개봉하게 된 1982년에는 그의 사상과 상상력이 인정받지 못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스타워즈" 등의 허황되고 영웅주의적인 전형적인 SF 영화만을 좋아했기 때문에 우울하고 염세적인 세계관을 그린 "블레이드 러너"는 흥행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1990년대에 접어들고, 20세기가 끝나가는 세기말에 가까와 질수록 그의 생각이 점점 설득력을 얻게 되었고, "필립 K 딕"의 소설은 "가장 현실적인 SF 소설"이라는 평가와 함께 우르르~ 영화화 되기에 이른다.
2. 영화와 원작과의 비교.
그렇게 영화화 된 "블레이드 러너"는 영화 내내 어두운 슬럼가의 뒷모습과 주륵주륵 내리는 비가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미 2000여편의 광고와 "Alien"이라는 충격적 작품으로 영화계의 총아였던 "리들리 스콧"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Visualist였는데, 그것은 비단 화려함 뿐만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깊고 풍부한 화면의 깊이에 대한 평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원작 소설인 "안드로이드는 전자양을 꿈꾸는가" 의 경우, 영화에 그려진 현실보다 훨씬 절망적이고 어둡고 퇴폐적인 분위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다만 소설 자체가 좀 난해하고 너무 진지하기 때문에 그중에서 "인간이 되고 싶어 탈주한 안드로이드, 그들을 쫒는 비밀경찰" 의 부분만 따와서 만든 영화가 "블레이드 러너"라고 이해하면 된다.
영화 자체도 굉장히 무게있고 암울한 주제의식을 잘 살리고 있지만 작가가 원래 제시하고자 했던 "창조주의 고뇌, 인간이 되고 싶은 안드로이드의 열망, 생명에 대한 뒤바뀐 가치관,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민...."등은 50%정도만 살려 남았다고 보인다.
그 증거로 생명체가 사라져가는 오염된 지구에서 실제 살아있는 동물을 키울수가 없기 때문에 인조 안드로이드 양(sheep)을 키우면서 진짜 양을 가지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소망, 고뇌, 절망...등 가장 중요한 키워드 등이 빠져있는 것은 조금 안타까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제목에서 보듯이 Sheep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왜 영화에선 양이 한마리도 나오지 않는데 원작 소설 제목은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거든...
3. 감독의 영화화된 개성.
이런 부분은 제거되었지만 영화 자체가 가지는 Originality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소설에서 대부분의 플롯과 80%이상의 줄거리를 따왔지만, 현실에 대한 예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영화를 만들었던 진지한 감독이자 화려하고 웅장한 예술적 감각을 뽐내던 흥행 감독으로서의 "리들리 스콧" 은 원작 소설을 매우 치열하게 自己化 시키려고 노력했고, 그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보여진다.
이미 소설에서도 매우 세밀하게 현실 묘사가 되어있긴 하지만 그것을 구체화 시켜서 이질감 없이 화면에 보여주기란 생각보다 어려웠을 것이다.
영리한 감독은 웅장한 스케일을 버리고 디테일하고 적나라한 미래의 황폐화된 대도시의 뒷골목을 보여주고 있으며, 화려한 액션씬을 자제하는 대신에 인물들의 표정과 대사 등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감정의 동선과 대비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한 독자적으로 세계 패권주의에 대한 판단에 따라 미국 도심가의 모습에서 중국, 일본의 모습이 자주 보이며, 전광판에는 TDK, SONY 등의 일본 기업 광고들이 도배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헐리웃에선 80년대 엔화 강세에 따른 경제대국 일본의 힘에 위기감을 느껴서인지 "스타워즈, 블레이드러너, 데몰리션맨..."등 미래사회를 그리는 영화마다 모두 일본색이 짙게 그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극장 개봉 당시에는 흥행하지 못하였으나 "리들리 스콧"의 이러한 노력은 시간이 흐를 수록 크게 인정받기 시작하여 원작 소설과는 별개로 "블레이드 러너" 라는 작품의 창작자로서 빛나게 되었다.
현재 "블레이드 러너"는 전세계 에서 가장 유명하고 많이 보여진 SF 영화의 고전중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SF계의 거장이라고 불리우는 "스티븐 스필버그, 워쇼스키 형제"와 같은 명감독들, 그리고 일본의 "오시이 마모루, 오토모 가츠히로"등 재패니메이션계에도 영향을 미쳐서 Distopia적인 미래관을 전파하고 있다.
그리고 20세기말 1999년 영국 BBC방송국에서 조사한 "20세기 최고의 영화" 에서 2위에 뽑히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으니 흥행에 실패하여 창고에 파뭍힌 영화가 재조명 받는 시기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다.
(1위는 "스타워즈", 3위는 "카사블랑카" 였습니다^^)
어쨌든 한 1년여 전부터 SF쪽에 관심이 생겨서 책들을 찾아 읽고있던 중에 고전명작 "블레이드 러너"를 다시 한번 보고 글을 써 보았다.
다시 봐도 30년전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라는 점에 감탄을 금할 수 없으니 아직도 보지 못한 채 "스타워즈"가 어떻고..."매트릭스"가 어쩌고...하는 사람들은 닥치고 이 영화부터 보기 바란다.
(아...얼마 전에 사 놓은 "칼 세이건"의 "COSMOS"는 도대체 언제쯤 다 읽을 수 있을까...당췌 720페이지나 되는 우주과학 서적을 읽기에 나의 뇌는 너무 멍청하기 그지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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