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1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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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도 극장에서 본 지는 이미 1주일이 넘었건만...
이것저것 일이 바쁘다 보니까 이제야 글을 쓰게 되었다.
사실 "브래드 피트" 형님이라면 닥치고 찬양하는 지뇽군이지만, 거기다가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라벨이 붙은 이상 조니워커 블루보다 맛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누가 봐도 예상할 수 있을 것 이었다.
일전의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화 스타일은 일견 "저수지의 개들, 킬빌" 등에서 보여지는 "폭력, 잔인, 선정..." 등으로 곡해될 소지가 다분하지만, "펄프 픽션, 재키 브라운" 같은 영화를 보면 굉장히 독특하고 컬트적인 연출 스타일에 놀라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 "바스터즈"의 경우에는 매우 정석적이고 딱딱한 서스펜션을 가진 벤츠를 타는 느낌이 드는 연출 스타일을 보여주기 때문에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챕터를 나누어 배경과 인물을 바꾸어 가며 사건을 서술하는 딱딱한 방식은 장편 영화에서 흐름이 끊어지는 안좋은 면이 부각될 수도 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의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챕터 제목을 따라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보다 쉽게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좋은 면도 있다.
하지만 각 챕터에 들어가면서 감독이 의도적으로 생략한 배경 및 인물 설명이 배제되어있기 때문에 불편한 감이 조금 있는 데다가 다양한 인물들이 다양한 시점으로 다양한 사건들을 일으키면서 종국에는 하나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그 험난한 과정이 당연히 길어질 수 밖에 없고, 152분...2시간 30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지루하다는 생각을 가지는 관객도 분명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앞서 말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연출 색깔인 "폭력성, 잔인성" 또한 이번 영화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지기 때문에 "지루함" 과 "잔인함"의 컴비내이션 공격에 대다수의 여성 관객들은 짜증을 내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엽적으로 보면 드러나는 이러한 단점들은 감독의 뛰어난 완급조절을 통해 절묘하게 유기적으로 굴러가서 종반의 호쾌한 결말에서 한방에 터트려주는 폭발력을 보여줘서 영화가 끝난 시점에서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호평을 하게 되니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좀전에 말한 결말 부분은 현실이나 정의, 역사관에 타협하지 않고 감독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보여주는 액션 판타지를 보여줘서 근래 보아온 영화의 결말 중에서 가장 속 시원하고 통쾌한 마무리여서 마음에 쏙~ 들었다.
거기다가 영화를 더욱 맛깔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은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지냈던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번에는 출품자의 자격으로 이 영화를 들고 제62회 칸 영화제를 찾았는데, 결과는 예상외로 "남우주연상" 수상이었다.
물론 우리가 닥치고 찬양하는 "브래드 피트" 형님은 매번 출연하는 영화마다 확실한 이미지 변신을 통해 명연기를 보여주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강한 억양을 쓰는 잔인한 군인을 자연스럽게 연기하여 예전에 "스내치"에서 아일랜드 양아치를 보여주던, 혹은 "Burn after reading"에서 덜떨어진 헬스크럽 종업원을 보여주던 팔색조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칸 영화제 남우 주연상은 "브래드 피트"가 아니었다.
"크리스토퍼 왈츠"라는 남자 배우가 받았는데,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잔인하고 비열한 독일군 장교를 연기하면서 종국에는 나라를 팔아먹고 보신만을 생각하는 쓰래기 같은 인물을 잘 살려 냈었다.
유명한 헐리웃 배우는 아니지만 2차대전과 독일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최적의 캐스팅이었고, 그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어서 정말 얄미웠다.
어쨌든 위와 같은 이유로 호불호가 갈리기 쉬운 영화지만, 나는 감독과 배우의 열혈 팬으로서 매우 재미있게 봤으니 아직 안 본 사람은 꼭 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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