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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26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으음...
사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보기에 이 영화는 그리 아름답고 따뜻하며 기분좋은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소위 멀티 플렉스라는 요즈음의 극장에 걸린 영화들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나는 "반지의 제왕"도 아닌, "헤피에로 크리스마스"도 아닌 이 영화를 일주일 전에 예매했다.

항상 그러하듯이 감독에 대해 먼저 얘기를 할까 했는데...
별로 할 말이 없다.
강우석 감독은 많은 흥행 영화들을 만들었지만, 난 딱히 그의 두드러진 감독으로서의 연출력이라든가...그런 것들을 느끼지 못했다.
그것은 무능력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만큼 영화의 주제에 뭍힐 수 있는 지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거기에 세태를 비판하는 시각과 시나리오 선택 능력이 그를 흥행 감독으로 여겨지게 되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다음으로 이 영화를 볼 때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이다.
아마 이 영화가 북파 공작원들에 대한 얘기이고, 어떤 결말이 예견되어져 있는지 모르고 영화관을 찾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 난해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지루하지 않게 메꾸어 주는 배우들의 연기에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그야말로 일당 백!!! 최고의 연기력을 갖춘 주연, 조연급 배우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어느 기사에는 이 배우들만 데리고도 영화 5편은 찍을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20번이나 북한에 침투한 경력이 있는 684부대의 부대장역할은 국민배우 "안성기"가 맡았다.
강우석 감독과는 투캅스 같은 유명한 영화를 함께 해 왔는데, 이번에 맡은 역할이 많은 화면을 차지하는 배역은 아니지만, 자신도 북파 공작원으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과 부대원들에 대한 책임감, 연민, 사랑...그에 맞서는 국가의 부대 사살 명령 사이에서 고뇌하는 역할을 매우 잘 연기하였다.

주인공인 "강인찬" 역의 "설경구""공공의 적" 이후에 다시 강우석 감독과 만난 작품인데, 역시 두말이 필요 없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자신의 과거 때문에 북파 공작에 집착하면서도 부대원들을 아끼고 신뢰를 받는 조장역할을 잘 해 주었는데, 난 개인적으로 설경구의 분노하는 연기가 아주 마음에 든다.
가만히 보여주는 눈 빛 연기부터도 훌륭하지만, 역시 호흡이 다른 배우라는 것을 화내는 연기에서 깨달을 수 있었다.

다음에 항상 "강인찬"에게 경쟁심을 갖고 있는 "상필"역의 "정재영"은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매우 훌륭한 배우였던 것을 깨달았다.
내 기억에 주로 류승완(피도 눈물도 없이), 장진(킬러들의 수다)등의 결코 주류라고는 할수 없는 감독들의 작품에 출연하여 인상깊은 연기를 해 내었다.
"킬러들의 수다"에서 다른 세명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동안 얼마나 서러웠을까...
하지만 그는 실미도에서 처럼 강인하고 터프한 남성의 이미지가 더욱 잘 어울리고, 앞으로도 이런 멋진 연기를 보여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웃음이 먼저 나오는 배우 "임원희"...
그를 처음 만난 영화도 역시 "류승완" 감독의 영화인 "다찌마와 Lee"라는 단편영화를 통해서였다.
멋진 몸매,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보고만 있어도 "배우"라는 희극성이 뭍어나오며 웃기는 역할이든, 진지한 연기든 간에 멋지게 해치우는 멋진 감초역할을 잘 해내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도 처절하도록 진진한 영화의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웃음을 주는 캐릭터로서 열연했다.

으음...또 누가 있더라...
"강성진"이란 배우는 "주유소 습격사건", "광복절 특사", "라이터를 켜라"등에서 만나 볼 수 있던 말 많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많이 하던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는 훈련중 사고로 절름발이가 되지만 취사병으로 끝까지 남아 684부대의 일원으로서 장렬히 전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배우도 코믹한 이미지 뒤에 진지하게 몰입된 모습이 매우 인상깊었다.

그 외에도 가장 엄하지만 가장 684부대원들을 아끼고 사랑했던 조중사 역의 "허준호"와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MBC TV드라마 "나는 달린다"의 주인공이었던 "김강우"도 순진한 부대원으로 나와 기억에 남는다.


이런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감상 말고도, 영화 자체에서 주는 진한 메시지 또한 간과해선 안된다.
영화 전반에 드리운 거칠고 땀내나는 남자들의 호흡...절박하고 긴장된 분위기...처절하고 비장한 라스트 씬까지...
정말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몇 가지 덧붙이자면 이런 무식하고 잔혹한 훈련은 "Recruite"의 CIA훈련이나 "SWAT"의 훈련받던 모습에 비하면 매우 사실적이고 가슴에 와 닿았다는 것...
그리고 실미도 684부대의 모습에서만이 아니라 얼마 안가 死地인 이라크로 내몰릴 우리 한국군과 돌아와서도 후유증에 시달릴 사람들을 생각하면...
비록 자원해서 간다고는 하지만 그들 또한 나라의 잘못된 결정 때문에 죽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을 오늘도 몇 명의 미국군이 죽었다는 뉴스를 떠올리며 마음이 착잡해 졌다.

어쨌든 올해의 마지막에 정말 훌륭한 영화 한편을 만났다는 생각에 매우 행복했다.
그럼 방학을 맞아 뜨거운 감동을 맛보러 다들 가까운 극장으로 향하시지요^^


아래 오렌지색 부분은 퍼온 영화 스토리입니다.

1968년 국가가 우리를 불렀다
1971년 국가가 우리를 버렸다
...

하지만, 우리는 국가를 버리지 않았다
"주석궁 침투, 김일성 목을 따 오는 것이 너희의 임무다!"

북으로 간 아버지 때문에 연좌제에 걸려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인간대접 받을 수 없었던 강인찬. 역시 어두운 과거와 함께 뒷골목을 전전하다가 살인미수로 수감된다. 그런 그 앞에 한 군인이 접근, '나라를 위해 칼을 잡을 수 있겠냐'는 엉뚱한 제안을 던지곤 그저 살인미수일 뿐인 그에게 사형을 언도하는데...

누군가에게 이끌려 사형장으로 향하던 인찬, 그러나 그가 도착한 곳은 인천 외딴 부둣가, 그곳엔 인찬 말고도 상필, 찬석, 원희, 근재 등 시꺼먼 사내들이 잔뜩 모여 있었고, 그렇게 1968년 대한민국 서부 외딴 섬 '실미도'에 기관원에 의해 강제차출된 31명이 모인다. 영문 모르고 머리를 깎고 군인이 된 31명의 훈련병들, 그들에게 나타난 예의 그 묘령의 군인은 바로 김재현 준위, 어리둥절한 그들에게 "주석궁에 침투, 김일성 목을 따 오는 것이 너희들의 임무다"는 한 마디를 시작으로 냉철한 조중사의 인솔하에 31명 훈련병에 대한 혹독한 지옥훈련이 시작된다.

684 주석궁폭파부대라 불리는 계급도 소속도 없는 훈련병과 그들의 감시와 훈련을 맡은 기간병들... "낙오자는 죽인다, 체포되면 자폭하라!"는 구호하에 실미도엔 인간은 없고 '김일성 모가지 따기'라는 분명한 목적만이 존재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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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