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2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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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 8일 작성된 글입니다).
시험기간에는 당연히 공부를 해야 하거늘...
언제나 금지된 것에 대한 갈망은 무엇도 막을 수 없고...
그렇게 불안과 죄책감을 애써 안아 누르며 보는 영화는 왜 이리 재미있는지...^^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였지만 그 옛날 “집으로...”을 극장에서 보고 절망했던 기억 때문에 이 영화는 DVD가 발매되길 기다렸다.
(다행히 흥행에 참패했기 때문인지 금방 나와서 다행~)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성장 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특수한 상황이나 인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에게나 있었던...
그러한 기억을 끄집어내게 하는 평범한 영화들이 좋다.
물론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그 유명한 소설 “아홉살 인생”을 그대로 컨버젼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행히도 아직 그 책을 읽지 않은 상태였고, 새삼스래 영화의 구성에 놀라고 말았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볼 때에는 정말이지 평범하고 납득하고 빠져들만한 내용이지만...보고 난후에는 그 완벽한 구성에 놀라게 되는 것이다.
(오늘은 영화의 하드웨어적인 내용보다는 그냥 내용에서 내가 느낀 부분만 말할 것이다.)
언젠가부터 "헐리우드 3분의 법칙"이란 용어로 영화판에 쓰이는 공식을 정말 잘 사용해 주었다.
이것은 영화 시작 단 3분안에 관객이 영화의 주제, 시대와 환경의 분위기, 주인공의 성격과 위치...등을 한눈에 알수 있는 에피소드를 내보내어 단 시간안에 관객의 시각을 끌어들이고, 이를 납득시킨 상황에서 좀더 쉽게 스토리를 전개시키려는 수작이다.
(액션 영화에서 꼭 주인공의 위기상황이나 싸움장면부터 시작하는 방식같이 말이다...)
어쨌든 이 영화의 3분동안 옛날의 궁벽한 시골 마을과 착하고 의리있으며 싸움도 잘하는 대장 주인공과 가난한 집안의 부모를 사랑하는 효자로서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등장하는 서울에서 전학온 새침떼기소녀...
캬~그야말로 “소나기”가 생각나는 구성 아닌가?
그리고 기타 성장만화에서 놓치기 쉬운 “어른세계와의 매개자”가 존재한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동네 피아노 여자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폐병 걸린 백수 청년.
그는 주인공이 전학생에게 느끼는 감정을 확연히 인식시키고, 깨닫게 하고, 행동하게 하는 조언자로서 등장하는 것이다.
정말 휼륭한 배치가 아닐수 없다.
주제에 대해 말하자면...영화의 포스터나 기타 홍보 문구를 보면 “아홉살에도 지키고 싶은 여자가 있다!” 라는 내용으로 9살 무렵의 이성에 대한 호감을 조금씩 느끼고 표현하는 아이들의 영화를 표방하려고 한다.
물론 평론가들도 “9살의 性”이 어쩌고 저쩌고...이런 얘기들만 하고 있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에 이 영화의 주제는 “부모에 대한 사랑”이다.
왜 그런고 하니, 영화의 흐름은 전학 온 서울 소녀와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장면들이 나오지만, 그 와중에 한쪽 눈이 먼 어머니에게 썬그라스를 사드리기 위해서 아이스께끼 장사와 피아노학원 청소, 똥 푸는 횟수 세기...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착한 주인공이 보이고...
그의 주변에는 어머니가 집을 나가 비록 애꾸눈이지만 어머니가 있는 주인공을 부러워하는 친구가 있고...
새침떼기 전학생은 미국 출장 중에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잊지 않기위해 계속 거짓말을 하고...
(굳이 그 좁은 시골 마을에 편부모를 가진, 주인공을 부러워하는 아이들이 그렇게 많아야 하나?)
결론적으로 마지막에 다시 서울로 떠나는 여자친구가 주인공에게 남기고 간 것은 주인공이 그토록 애타게 원하던 썬그라스를 선물로 주고 가고, 편지에 “네가 가장 사랑하는건 어머니라는걸 알게 됐어. 내가 2번째라도 기분 나쁘지 않아...” 라는 말을 남긴다.
이로써 이 훌륭한 성장 드라마의 막이 내리는 것이다.
어쨌든 시험공부할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좋은 영화였다^^.
그리고 나에게 그의 바쁘고 풍부한 아홉살이 부럽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내게도 그 누구보다도 바쁘고 행복했던 아홉살 무렵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지색은 퍼온 스토리~)
어른 뺨치는... 아홉살 인생!
아홉 살, 산동네 초등학교 3학년인 여민은 챙길 것이 너무 많은 속 깊은 사나이다. 친구들을 괴롭히는 쌈짱 '검은 제비'를 제압하여 동네의 평화를 지키는가 하면, 누나와 외롭게 살아가는 기종과 도시락을 나누어 먹고, 눈을 다친 어머니의 색안경을 구입하기 위해 아이스케키 장사도 한다. 한 마디로 가난한 부모의 착하고 듬직한 아들이자, 학교에선 주먹도 세고 의리도 넘치는 멋진 친구. 받아쓰기도 척척 해내고, 구구단도 술술 외며 세상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느끼던 아홉 살 그 해. 여민에게 모든 것은 명료해보였다.
아홉살, 이 나이에도 지키고 싶은 여자가 있다
어느 날, 서울에서 새침도도한 소녀 장우림이 같은 반으로 전학오면서 여민의 평탄한 인생은 일순간 혼돈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만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묘한 설레임이 이 사나이를 흔들어 놓은 것. 동네 총각 팔봉이형에게 조언도 구해보지만 그는 자기 연애문제 해결하는데만 급급해한다. 결국, 편지를 통해 우림에게 사랑을 전하는 여민. 하지만 담임 선생님 손에 들어간 이 편지는 만천하에 공개되고, 꼬이기 시작한 연애전선은 급기야 여민이 우림의 돈을 훔쳤다는 누명까지 쓰게 만든다. 여민이 도와주려 했던 주위 사람들의 사랑, 일 모두가 어긋나면서 여민의 아홉수 시련은 절정에 다다르는데…
과연 일, 사랑, 우정, 가족... 이 모든 난관을 이기고 여민이는 첫번째 아홉수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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