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 국경을 두번이나 넘어 짐바브웨와 보츠와나를 왕복하며 초베 국립공원 사파리를 다녀온 힘든 하루였다.
이날은 뭔가 더 하기도 힘들고 식사할만한 식당을 찾아다니기도 귀찮아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라는 "BOMA" 레스토랑에 가기로 하였다.
가격은 50$ 정도로 아프리카에서 조금 비싼 가격이며,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오기에는 벽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악어, 임팔라, 쿠두, 워터혹...등의 야생동물로 조리한 음식들을 맛볼수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는 인기가 많은 곳이다.
빅토리아 폭포 근처의 여행 에이전시 어디서나 예약이 가능하며, 숙소까지 픽업, 드랍이 제공된다.
입구에서 아프리카 추장 복장을 한 아저씨가 반겨 준다.
입구를 지나가면 저 아저씨와 같은 아프리카 전통 무늬가 그려진 망토를 하나씩 우리에게 둘러 준다.
들어가면 대략 이런 분위기 이다.
정말 넓고 많은 테이블이 있는데, 중앙에는 이렇게 워터혹(아프리카 야생 멧돼지)의 통바베큐를 하고 있고, 그 주위로 수백석의 테이블이 자리잡고 있다.
아프리카 야생 멧돼지인 "워터혹" 의 통바베큐 모습이 입구부터 관광객들을 압도한다.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찍 가야 먹을수 있다.
맛은...한국 멧돼지처럼 질기지 않고 좀 담백한 맛이다.
앞서 사파리 사진에서 보았듯이 얘네들 자체가 그리 사이즈가 큰 동물들이 아니라서 한국 멧돼지에 비하면 오히려 귀여워 보일 정도이다.
바베큐 옆에는 숯불에 조리하는 즉석 조리 음식들이 있다.
한국의 전 같은 부침 요리도 있고, 파스타도 있고, 볶음 요리도 있고...스프도 있다.
음식들은 뷔페식으로 제공 되는데 종류나 품질이 왠만한 호텔 레스토랑은 뺨칠 정도로 알차다.
아프리카에서 먹은 레스토랑 중에서 가장 돈값을 하는 곳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혼자이고 일찍 도착한 편이라서 보다시피 음식들이 깨끗하고 잔뜩 담겨있고, 여유있게 사진까지 찍으며 먹을수 있는 것이다.
6시반이 넘어가면 대량의 단체 관광객들이 입장하기 때문에 정말 붐비고 줄을 서야 음식을 뜰수 있다.
반드시 일찍 가서 먹자!!!
팟에 담겨있는 스튜와 스프 요리 들이다.
보다시피 야생 영양 정도 되는 "쿠두" 스튜도 있다.
가장 안쪽에는 다양한 야생 동물들의 생고기, 양념 고기 들이 있다.
소고기 서로인 스테이크나 치킨, 소시지등 낯익은 고기도 있고, 워터혹, 이랜드...등 야생동물 고기도 있다.
위의 Boerewors 는 아프리카 소시지 인데, 미국이나 독일식과 다른 맛이 있다.
이 고기들은 바로 옆에 있는 숯불 그릴에 요청하면 즉석에서 구워준다.
바로 옆에 이런 숯불 그릴이 두군데 있다.
요청한 고기를 구워서 옆의 돌판 플레이트에 담아 주는데,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일찍 도착하여 이제야 조리를 시작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사진을 찍어가며 먹을수 있는 것이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서 200석이 전부 차면, 수십명이 줄서 있기 때문에 음식 하나 먹기도 힘들다.
음식 질은 괜찮으나 아무래도 관광객 위주의 식당이라 불편함이 있다.
왠지 "정글의 법칙" 같은 TV 프로에서나 볼것 같은 애벌레 요리도 있다.
관찰력이 좋은 사람은 식당 입구에 써있는 "반드시 모파니 벌레를 먹오봐!!!" 라는 글귀를 기억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모파니 나무에 사는 벌레를 말하는 건데, 왠지...현지인들도 잘 안먹는 건데 관광객을 위한 식당이라서 가져다 놓은 느낌이다.
이건 정말 아무도 안먹는데, 이걸 먹으면 식당 매니저가 애벌레를 먹었다는 증명서까지 만들어 준다고 한다!!!
이제 착석해서 먹은 요리들을 살펴 보자.
나는 혼자이기 때문에 예약석이 2명이 앉는 조그만 테이블 이었다.
일단 착석하면 웨이트리스가 손을 씻는 물을 가져와서 손을 씻으면 이런 플래터를 한접시 가져다 주는데, 일종의 웰컴 플레이트 이다.
많이 제공되기 힘든 야생동물들의 고기를 맛이나 보라는 의미로 조금씩 가져다 주는 것이다.
가장 정면 앞쪽의 하얀 고기가 악어 고기인데, 맛이 담백한데 마치 닭고기 먹는 맛이다.
우측은 임팔라 고기 꼬치인데, 쫄깃한 맛이 술안주로 괜찮을것 같은 느낌이다.
나머지는 아프리카 토속 음식인데 한국의 찹쌀 도너츠처럼 쫀득한 것도 있어서 맛있었다.
맛있어서 더 먹고 싶어도 이것들은 뷔페 메뉴에 없기 때문에 더 먹을수가 없다 ㅠ.,ㅠ
사람들이 줄서서 배급 받듯이 먹던 워터혹(아프리카 야생 멧돼지) 바베큐 이다.
이렇게 조금씩 밖에 안준다.
한국 멧돼지만큼 질기지도 않고 먹을만 하다.
껍질쪽이 바삭하고 맛있는데, 소금과 양념을 발라놔서 좀 짜니까 털고 먹자.
나의 첫번째 식탁이다.
좌상단은 워터혹 바베큐, 중앙 상단은 아직 입도 안댄 악어, 임팔라 고기가 있는 웰컴 플레이트.
중앙의 석판에 놓인 것은 즉석 코너에서 구워온 소고기 써로인 스테이크와 워터혹 스테이크 이다.
소고기는 소맛이 나고, 워터혹은 양념을 해놓아서 그런가 불고기 맛이 났다.
나의 두번째 테이블 이다.
좌측 상단의 팟은 호박죽 맛이 나는 스프인데, 저렇게 무쇠 솥에 일일이 담아서 나눠준다.
중앙에는 임팔라와 비슷한 영양류 초식동물인 쿠두 스튜와 기타 잡다한 요리 들이다.
쿠두 스튜는 졸여서 그런지 조금 달달한 장조림 맛이었다.
우측 상단에는 아프리카에서 나의 영혼의 파트너가 되었던 잠베지 비어~가 있는데, 쿠두 스튜가 좋은 술안주가 되어 주었다.
아프리카에서 흔한 남아공 맥주인 캐슬 보다 잠베지 비어가 훨씬 맛있다!
왠지 아프리카 식당에 가면 있을 것 같은 원주민들의 공연 또한 어느정도 식사를 마칠만한 시간인 8시 쯤 되면 시작된다..
타악기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흥을 북돋우다가 흥겨운 리듬에 곡예같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관객들이 주위로 모여 둘러서면 댄서들이 관객들 손을 잡아끌고 중앙으로 나와 같이 춤을 춘다.
물론 나중에 팁을 줘야 한다 ㅎㅎ.
이 처자들이 누군데 같이 사진을 찍었느냐~ 하면 참 기구한 인연이다.
사실 오늘 이웃나라 보츠와나까지 가서 하루종일 사파리를 하고 왔는데, 그때 같은 보트를 타고 같은 차량을 타고 하루종일 함께 다녔던 호주 처자들 이다.
여기서 만나서 너무 반갑게 아는 척을 해주어서 혼자 쓸쓸히 식사를 하고 사진이나 찍던 나는 매우 고마웠다.
이상한 생각을 하면 안되는게, 사진만 보면 모르겠지만 이 처자들은 나의 딸뻘 이다.
19세,17세 인데 내가 벌써 37세...
얘네들은 내 얼굴만 보고 친구 또래로 봤다는데, 내 실제 나이를 듣고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내가 동안이라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의 나이를 굉장히 어리게 본다.
실제로 17세 처자의 아빠랑 5살 차이일뿐 이었다.
어쨌든 나를 챙겨준 고마운 친구들인데, 이 인연이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나의 다음 일정에서도 이들을 또 마주치게 되니, 지구 반대편에서의 인연이란 정말 신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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