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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on Encounter


Walking with a Lion


이런 이름으로 불리우는 나의 아프리카 여행의 메인 이벤트가 시작되는 네번째 아침이다.


패키지 여행에는 절대 포함되지 않는 위험한 액티비티 이기 때문에 자유여행이나 배낭여행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사람만이 개인적으로 신청해서 즐길수 있다.


고양이과 야행성 동물인 사자는 낮에는 주로 그늘에 누워있거나 자기 때문에 이 액티비티는 새벽 6시30분에 시작된다.


아침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들지만 아침을 굶는 것이 너무 슬펐는데...다행히 몇일 묵으며 친해진 파무샤 롯지의 크루들이 조리식품이 아닌 음식들을 바로 먹을수 있게 꺼내 주어서 간단하게나마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조촐한 아침식사이다.


머핀과 스콘 하나, 오렌지 마멀레이드, 오렌지망고쥬스.



다시 봐도 멋진 전통 방식으로 지어진 파무샤 롯지의 식당 건물이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새벽, 아프리카의 전통 식당에서 이름모를 새 소리를 들으며 먹는 아침도 색다른 맛이다.



떠오르는 해를 옆에 두고 "사자 만나기" 액티비티를 신청한 전세계에서 온 친구들이 때이른 등산을 헉헉 대며 하고 있다.


사자들을 모아놓은 파크는 빅토리아 폴스 타운에서 30분정도 떨어진 곳의 작은 산등성이에 있었다.



산속의 오두막에 모여서 만나게 되는 설명.


여기는 부모를 잃거나 버려진 어린 사자들을 모아서 보호하에 키워준 후에 3살이 되면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일종의 재단이다.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3살 이하의 청년기 사자들을 관광객들과 만나게 해주는 행사를 하나 보다.


좌측에는 주의사항들이 써 있다.


1. 주의해라.

2. 겁내거나 도망가지 마라.

3. 바닥에 숙이거나 엎드리지 마라.

4. 땅위에 서 있어라.

5. 무리에서 떨어지지 마라.

6. 사자의 뒤쪽으로 접근해라.

7. 사자 머리를 만지지 마라.

8. 땅에는 아무것도 놔두지 마라.

9. 흔들리는 물건은 가져가지 마라.

10. 지시할 때는 막대기를 써라.



잠깐 재단이 하는 일의 설명을 듣고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무슨 서약서를 쓴 후에 드디어 사자를 만나러 간다.


사육사와 장총을 든 가드 5~6명이 항상 주위를 감시하며 함께한다.


드디어 만난다.


두근 두근...



오늘 우리와 함께할 사자 "릴리, 라일라" 이다.


갓 3살이 된 청년기의 사자이다.


사육사가 앉으라고 하자 가만히 있기는 한데....


처음으로 사자를 코앞에서 보게 되니 무섭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하고...


가슴은 두근두근, 손에는 땀이 가득하다.



얌전히 앉아있는 사자를 보다 보니 인형같이 귀여워 보이기도 하다.


아직 장년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커다란 개나 송아지 크기 이다.


잠시 방심하여 사진을 찍기 위해 가까이 접근해 본다.



"어흥~~~~"


꺼져 병X아,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냐? 나는 정글의 왕 사자라규!!!


아휴 무서워, 식겁 했네~



사자가 으르렁 거리자 바로 사육사가 와서 사자를 달래 준다.


사육사 앞에서는 사자도 한마리 응석부리는 강아지가 되어 버린다.


3년간 엄마 대신 들어온 정이 있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주의사항을 듣고, 한명씩 사자를 따라가며 포토 타임을 갖는다는 이야기에 순서를 정하고 있다.


잘 보면 모든 사람이 긴 막대기를 하나씩 들고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저 막대기가 바로 우리의 생명줄 이다.


일단 3년간 사육된 사자는 야생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키워준 사람들이 항상 막대기를 들고 돌봐 주었기 때문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인간은 일단 공격하지 않는다.


절대 막대기를 놓으면 안된다!!!



행사가 시작 되었다.


2시간 정도 진행되는 사자와의 산책은 정말 사자 마음대로 이다.


사자가 걸으면 사람이 옆에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고, 멈추고 앉아서 쉬면 조심히 다가가서 손을 대고 사진을 찍고...


사자의 페이스를 따라 가야 하기 때문에 생각외로 빡센 산행이 된다.


그리고 사자가 2시간중의 후반부로 가면 힘도 들고 스트레스도 받아서 예민해 지므로 보통 여자, 아이들 위주로 먼저 포토 타임이 시작된다.



드디어 나의 차례가 왔다.


마침 라일라가 앉아 있는 상태에서 앞사람과 교대를 하게 되었다.


주의사항을 되새기며 뒷쪽에서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사자의 등에 대어 본다...


ㅎㄷㄷ~~~~~~~~~


멋진 사진을 남기기 위한 마음은 컸지만, 사진에 나타나듯이 몸은 사자와 멀리 떨어지려 하고~ 손은 손가락 끝만 간신히 사자의 등에 닿아 있다...


야, 너 이러려고 없는 시간, 비싼 돈 내고 여기까지 왔어????



갑자기 라일라가 일어나서 걷기 시작한다.


아직 사진을 충분히 찍지 못하였지만 어쩔수 없다.


사자가 가면, 나도 가야 한다.


뒷쪽으로 릴리가 따라오고 있어서 뒷쪽으로도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표정이 얼어 있다.


드러나 앞뒤좌우로 5명의 가드가 총을 들고 있으니 뛰는 가슴을 가라앉혀 본다.



사진기를 사육사에게 맡기면 따라오면서 찍어준다.


문제는 비싸고 좋은 카메라를 가져와도 크루가 다룰줄 모르면 오히려 핀 나가고 줌 안되서 제멋대로인 사진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서브 카메라로 가져간 Sony RX-100 mk3 를 맡겼다.


이 카메라는...누르는 대로 잘 나온다 ㅎㅎ



다른 사람들이 사진 찍는 차례가 되어도 한장이라도 더 사자 사진을 찍으려고 계속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사진을 찍었다.


이 서양 처자 두명의 얼굴이 낯익지 않은가?


보츠와나 초베 국립 공원 사파리를 같이 하고, 어제 저녁 우연히 BOMA 레스토랑에서 다시 만나서 저녁을 먹었던 호주 처자들 이다.


그런데 오늘 여기에서 또 만났다.


이역만리 아프리카에서 이런 인연도 있나보다 했는데...


나는 아시다시피 가족 사진이 박힌 티셔츠를 보여 주었고, 이들은 19세, 17세로 나보다 20살이나 어린 딸뻘의 친구들 이다!!!


다만 혼자온 나를 가끔 신경써 주어서 고마운 인연이라 사진을 올려 본다.



인생의 한번뿐인 기회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한사람에게 두번의 포토타임 기회를 준다.


두번째 기회에는 좀더 용기를 내서 사자에게 바싹 다가서서 손을 등에 올려 보았다.


마침 사자가 하품을 하였는데, 사진에서는 마치 포효하는 모습이라서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내가 입고 있는 티셔츠는 2009년에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Lion King" 뮤지컬을 보고 나서 기념으로 샀던 티셔츠 이다.


그때에 비하면 결혼하고 살이 좀 쪄서 티셔츠가 살짝 작아 보인다 ㅎㅎ


어쨌든 이번에 아프리카에서 사자를 만날때 입으려고 8년전에 산 낡은 티셔츠를 뒤져서 찾아 입었다.


외국인들도 내가 이 이야기를 해주니까 매우 부러워 하였다 ㅋㅋ



그리고 이것은 남들 개인 사진 찍을 때도 쉬지 않고 두시간 내내 사자들을 쫒아 다니며 찍은 나의 Best Shot 이다.


배경이나 구도, 사자의 자태가 모두 잘 나와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 사진 한장을 건지기 위해 정말 생명의 위험을 겪어야 했으니...



당시의 위험한 상황을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해 연사로 찍고 있던 사진을 GIF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았다.


절대 바닥에 앉지 마라...


제일 처음에 보았던 주의사항 이었다.


사자가 다른데 신경을 쓰고 있어서 잠깐 방심을 하고 바닥에 붙어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린 사자가 나를 향해 돌진을 하였다!!!!


!#@%@!#%@!#^@#^@^@$&#$&#&


정말 깜짝 놀라서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다행히 바로 옆에 가드가 있어서 막아주어서 물리거나 할퀴지는 않았다.


머나먼 아프리카까지 와서 사자에게 물려 죽은 최초의 한국인이 될뻔한 위기의 순간 이었다.



두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네다리 동물인 사자 뒤를 쫒아서 빡센 산행을 하고 오면 땀도 나고 배도 고프다.


그런 우리를 위해 간단하게 차려진 아침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빵과 치즈, 시리얼과 우유, 요거트.


다들 새벽 일찍부터 오느라 아침을 굶었거나 대충 먹었을 테니 적은 음식이라도 다들 맛있게 먹었다.



아침식사 후에는 커피를 한잔씩 마시며 사자와의 산책 도중에 크루가 찍었던 동영상을 감상한다.


물론 보고 나서 돈주고 사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액티비티들이 이렇게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주고 비싼 값에 판매한다.


하지만 사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ㅋㅋㅋ TV에 나타난 나의 모습이다.


저렇게 자기가 나오는 모습을 볼때 마다 다들 박장대소를 펼친다.


대부분 사자가 무서워서 엉거주춤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새벽부터 서둘러서 만난 사자와의 산책이 끝이 났다.


15만원 가량의 비싼 비용을 지불 하였지만, 아프리카에서 한 사파리와 액티비티들 중에서 가장 돈값을 한 것이었으므로 정말 강추한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온 시간은 아침 10시, 빨리 끝나는 액티비티인 까닭에 오전 오후에 다른 활동도 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좀 피곤하기는 하지만 ^^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