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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0일 작성된 글입니다).

비록 무지하게 초라하고 재미없었지만, 나름대로 한국영화를 사랑하기에 제42회 대종상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작품들에 대한 감상문을 써 보고자 한다.
“말아톤“, ”공공의 적2“는 저번에 글을 썼었고 나머지 작품들에 대해서만...

이 영화는 개봉하기 전, 아니 정확하게는 제작 발표가 되던 시기부터 무지하게 기대가 되었었다.
이유는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배우, 그들이 최고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만났는데 이건 바로 대박 영화라는 확신과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42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 심사위원 특별상, 편집상등 3개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류승완 감독은 내가 고등학교때 그의 첫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비디오로 본 이후로 열혈 팬이 되어 추종했던 감독이다.
보면 알겠지만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등 그의 극영화에 대해서는 모두 감상문을 써 왔던 것이다!
그의 영화를 보면 열정, 치열함, 그리고 발전하는 모습이 있고, 데뷔 때부터 가지고 지켜온 자신만의 영화觀을 쭈욱 지키는 모습이 젊은 감독으로서의 자세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다.
(요즘 젊은 감독들이 어떻게든 입봉작 하나 건져 보려고 시나리오에 신경도 안 쓰고 유명한 배우나 쓰려는 태세에 비추어 본다면 그의 뛰어난 점은 확연하다.)

그리고 류승범, 최민식은 이전에도 몇 번이나 내가 극찬했던 연기파 배우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대가 컸다.
결과적으로 두 명 모두 자신의 역할을 120% 보여주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 주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에는 류승범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최민식 씨는 고른 연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기분을 타고, 흐름을 타고, 배역을 탄다.
올드보이로 2004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었던 그는 이후 출연작에 있어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듯 하다.
아무리 봐도 “파이란”때의 연기는 다신 나오기 힘들 것 같고, 이번 영화계의 문제점이 불거진 일련의 사태에서 보여준 행동은 속칭 국민배우로서 보여서는 안 될 자기 변명과 소심함으로 일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이 실망했다.
그는 절대 한국의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가 되지 못한다.
되어 봤자 “발 킬머”같은 성격 더러운 배우일려나?

그 반면 류승범은 정말 연기에 물이 제대로 올랐다.
예전에 그가 몇 편의 영화와 TV 드라마에 출연 하였을 당시에는 형의 후광을 입고 데뷔하여 인상 쓰고 껄렁한 흉내만 낼 줄 아는 어린 배우로 밖에 안 보였다.
하지만 그는 형의 그늘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그것을 잘 뛰어 넘은 것 같다.
그는 친형인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모든 작품에 출연하였는데, 그가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작품은 역시 형과 작업한 작품들이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눈빛“에 압도되어 영화 내내 정신을 못 차릴 뻔 했다.
이전에도 껄렁하고 불량스런 역할로 자주 등장 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보다 발전된 사연과 울분을 품고 있는 연기를 정말 잘 해내 주었다.

개인적으로 영화 장면 중에 베스트 3를 고르라면...
1. 소년원 식당에서 싸우고 나서 얼굴에서 피를 주르륵 흘리고 혀를 내보이며 눈을 까 뒤집는 장면.
2. 처음 체육관 링 위에서 싸우고 형편없이 진 뒤에 스스로 분해서 링을 구르며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
3. 할머니마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갔을 때 할머니의 말을 듣고 우는 장면.


이 정도가 최고의 장면이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류 감독의 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임원희씨, 올드보이에 출연했던 깡패 아저씨, 영원한 어머니 나문희씨...등 조연 분들도 열연해 주었고, 나문희씨는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대종상 편집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찍기도 잘 찍었지만 만들기도 잘 만들었다.
2명의 인물의 삶이 병렬식으로 구성되는 영화에서 그 둘을 절며한 타이밍과 배분으로 할애하고 있으며, 특히 두명의 인물이 모두 신인왕전에 출전하기로 마음 먹은 뒤 훈련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신인왕전 장면의 2개 장면은 그야말로 분할 편집의 묘미를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결말이다.
관객의 대부분은 두사람의 삶에 대해 모두 감정 이입이 된 상태에서 누구 한명을 특별히 응원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고, 결과적으로 결말에 신인왕전의 승패가 공개되지 않거나, 무승부로 끝나기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빌게 된다.

하지만 감독은 젊은 상환(류승범)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유는 내가 생각하건데 젊은 상환은 승리를 통해 인생의 밝음을 얻게 되고, 태식(최민식)은 비록 졌지만 스스로의 인생에 대한 만족과 가족을 다시 되찾았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이긴 것이라고 판단된다.
음...다른 분들도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시길...

어쨌든 나는 원주의 극장에서 한번 보고, 이번에 서울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다시 보았는데...역시 재밌는 영화다.
안타까운 것은 원주의 극장에서 친구들과 눈물까지 쏟아가며 재밌게 봤는데...마지막에 기분을 잡쳤다는 점이다.
원주의 극장이 시설이 후진 것은 두말하면 입이 아프니 그만두고서라도...이 영화는 류승완 감독이 서울 극장의 무대인사에서 “영화 끝난 뒤에도 일어나지 마시고 엔딩 크레딧 올라가면서 나오는 노래를 꼭 들어주세요”라고 직접 말하기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원주의 극장에서는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엔딩 크레딧도 안 올라가고 바로 필름을 끊어 버렸다!!!

이런 지X 같은 일이 있나!!!
아무리 시골의 후진 극장이라도 그렇지, 명색이 극장 주인이 영화를 잘라 먹는 짓을 하다니...
정말 짜증나서 죽는 줄 알았다.
다신 원주에서 영화 안 본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주먹이 운다” 보고나서 얼마 후에 또 원주 극장에서 “혈의 누”를 봤다^^;;)

그럼 아직도 이 좋은 영화를 보지 못한 분은 바로 비디오/DVD 가게로 출발~!

ROUND OF 강태식

왕년엔 복싱스타. 지금은 매맞는 남자.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한때 아시안 게임 은메달리스트로 잘 나가던 태식, 현재 그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매맞아 주는 일을 한다. 도박으로 진 빚과 공장의 화재로 인해, 가진 것을 모두 날린 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거리의 매맞는 복서로 나서게 된 것.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것은 아내와 사랑하는 아들뿐. 이제, 그를 찾는 것은 소문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구경꾼들과 빚쟁이뿐인 처량한 신세다.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진 그에게 설상가상으로 아내는 이혼을 요구해 오고, 삶의 유일한 희망인 아들 ‘서진’이와 함께 살 수 없게 되자 태식은 깊은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이제 더 이상 물러 설 곳도, 잃을 것도 없는 인생 막장의 늙은 복서 태식은 다시금 희망을 품고 신인왕 전 출전을 결심하게 되는데…



ROUND OF 유상환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권투로 세상과 싸울 것이다.
패싸움과 삥듣기가 하루 일과인 상환. 어느 날 큰 패싸움에 휘말려 합의금이 필요하자 동네 유지의 돈을 노린 강도 사고를 벌이게 되고 이 사건으로 상환은 소년원에 수감된다. 수감 첫날부터, 권투부 짱 ‘권록’과 한판 싸움을 벌이고 독방에 갇히고 순조롭지 않은 생활이 시작된다. 권록과의 싸움을 눈 여겨 본 교도 주임은 상환에게 권투부 가입을 권한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었던 것도 없던 19살의 상환에게 권투는 처음으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의지와 기쁨을 깨달아 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공사장에서 일 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시고 할머니 마저 쓰려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져 온다. 쇼크에 쌓인 상환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잊고 할머니가 하루빨리 깨어 날수 있도록 신인왕 전에 출전해 결승의 꿈을 이뤄보려는 전의를 불태우는데…

LAST ROUND

신인왕 전 결승! 드디어 두 남자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 된다.
드디어 신인왕 전 예선이 치러진다. 예전의 노련했던 권투 실력을 회복해가며 상대를 이겨나가는 ‘태식’과 매 경기마다 KO로 승리하며 무섭게 질주하는 ‘상환, 두 남자는 각자의 상대들을 모두 굴복시키고 마침내 신인왕 전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독특한 이력, 막상막하의 실력과 운명을 가진 두 남자. 더 이상 물러 설 곳 없는 인생 막장의 39세 거리의 복서 ‘태식’과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싸우는 19세 소년원 복서 상환. 한치도 물러 설 수 없는 두 남자의 인생을 건 단 한번의 대결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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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