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2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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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11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과거의 추억과 경험은 현재의 촉매로 인하여 되살아나고 그것은 실제의 실체보다 훨씬 아름답고 애틋하게 재구성되기 마련이다.
어쨌든 오랜만에 그의 심장을 조여오는 애틋함을 선사하는 만화를 본 기념으로 오랜만에 “만화속의 쥐며느리”에 글을 써 본다.
“이별”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는 슬픔,아쉬움,애틋함...등의 negative mind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별”이라는 것은 그 이전에 “멋진 만남”과 “행복한 사랑”이라는 과정이 전제가 되어 존재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인생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찬란한 가치를 지닌다.
대저 “아름다운 이별”이란 별로 존재할 수 없다.
“이별”이라는 행위에는 2명의 객체가 필요한데, 그 두 사람이 모두 후회와 아쉬움, 증오와 불만이 남지 않도록 동의할 수 있는 “이별”이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혹여 누군가가 “난 그 사람과 뒷끝 없이 잘 헤어졌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의 말로일 뿐이다.
난 원래 “하라 히데노리”라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전의 그를 세상에 알린 “겨울이야기, 그래하자, 레가타”등의 히트작 들이 내 취향과는 그다지 맞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곧잘 “아다치 미츠루”와 비견되곤 한다.
둘다 10대에서 20대에 이어지는 청년기의 성장 단계를 바탕으로 하는 만화들을 그렸는데, 대게의 일본 만화가 그 수단으로 사용하는 “스포츠”를 자주 사용하였다는 것 또한 비슷하다.
하지만 그가 “아다치 미츠루”와 비견되는 것은 “성인”이라는 점이다.
“아다치 미츠루”는 "TOUCH", "ROUGH", "H2"로 이어지는 청춘 스포츠 만화를 통해 10대들의 열정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그 20여년의 세월 동안 아다치는 여전히 “10대”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아다치 미츠루”식 만화에서는 애틋한 장면과 가슴에 파장을 일으키는 한마디 대사가 등장하지만 언제나 결말은 open ending이며, 심각한 감정의 대립이나 극단적인 전개는 등장하지 않고 “여운”이라는 단어에 지나치게 집착한 애매모호한 결말을 보여준다.
그에 비해 “하라 히데노리”의 결말은 다르다.
그의 만화는 재수생, 커플, 연상연하...등의 일반인들이 등장하여 “예측가능한 전개”를 보여주지만 “예측불가능한 결말”을 내놓는다는 것이 특별한 점이다.
그는 결코 마지막을 독자에게 맡기는 친절한 작가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세계관과 자신의 시나리오에 충실하는 진정한 작가이기 때문이다.
“아다치 미츠루”가 선호하는 “여운”은 “애매모호함”과 “우유부단함”인데, 그것이 그의 매력이다.
하지만 그의 만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멋지고 Cool 한 캐릭터들에 비해 작가가 너무 용기가 없고 멍청하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하라 히데노리”의 “여운”은 “결말”과 “느낌”이다.
비록 그의 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찌질하고 멍청한 우리 주변의 인물, 혹은 “나 자신” 이지만, 작가인 “하라 히데노리”는 냉정하게 결말을 제시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그 결말에 대한 의미를 곱씹게 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여운”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문화 매체가 있겠지만 “아다치 미츠루”식의 결말은 “만화, 드라마, 시즌제 영화”에나 먹힐 법한 미진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과감하게 자신이 생각한 결말을 보여주지만, 그 주인공을 “자기 자신”에게 오버랩핑 하는 독자들이 그 의미를 되새김질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는 점에서 “하라 히데노리”는 진정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내 집으로 와요”는 5살 연상연하 커플이 만나게 되어 동거를 시작하면서 20대의 꿈과 사랑의 사이에서 방화하며 겪게 되는 사실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시기 적절하게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연애를 해 보았다면 누구나, 특히 연상연하 커플이었던 사람이라면 절절히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가슴을 때린다.
어쩌다 보니 또 비교하는 글이 되어 버렸지만 보잘 것 없는 결론을 내리자면 이렇다.
“아다치 미츠루”는 10대를 위한 꿈과 사랑의 드라마를 “그렸다”.
“하라 히데노리”는 20대를 위한 애틋한 감성 에세이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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