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것도 일종의 지적 허영심 이다.
굳이 화제작, 인기작 이라면은 찾아 보고 싶어지는 알량한 지적 허영심 때문에 손에 들기는 했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았던 "총,균,쇠" 에 대하여 이제야 써본다.
인문 사회 과학 서적은 참....진도가 안 나간다.
"이기적 유전자, 코스모스" 읽을 때 도대체 몇개월이 걸렸던가...그나마 정치, 경제학 서적은 술술 읽히는데...별수없이 나도 흥미 본위의 대가리를 가졌나 보다.
어쨌든 이 책도 정말 오랫동안 들고 다니기만 했는데, 그 이유는 앞서 말한 나의 실증 때문이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 책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매우 친절하고 열정적인 선생님 이다.
하지만 위트와 유머가 부족하다...아니...아예 없다.
책의 내용이 75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 비례하여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도저히 내용을 정리하거나 결론을 논할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런 책의 독서감상문을 쓰라는 학교나 독서토론을 하겠다는 단체들...에 존경심을 표한다.
그러나 무언가 남기지 않는다면 그간의 많은 시간들이 무의미 해지기 때문에, 책의 논점 보다는 내가 느낀 대로 대충이나마 써보자.
책의 제목인 "총,균,쇠" 에서 느껴지는 인류의 정복과 지배의 역사...를 기대하고 책을 들었지만, 이 책은 매우 본질론적인 인간, 그리고 환경에 대한 화두를 먼저 제시한다.
일단 B.C 13000 년 전 인류의 기원부터 시작한다.... ㅡ.,ㅡ;;
어쨌든 전쟁과 대량학살, 지배와 항쟁...등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왜 문명의 발생은 특정 지역에서 시작 되었는가,
왜 특정 지역의 정치,사회,문화,기술,제도,문자가 더 발전하였는가,
왜 어느 나라, 혹은 대륙은 식민지가 되고, 왜 지배자들은 식민지에 정착하지 못하였는가.
이것이 이 책에서 논하고자 하는 논제인것 같은데, 그것의 결론은 저자가 친절히 말해 주었으므로 확인해 보자.
--기자들은 저자에게 한 권의 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이게 결론이다.
모든 인류의 기원이자 가장 다양한 인종, 문화, 언어를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가 왜 지금 이런 꼴인가...에서 시작한 저자의 긴 여정의 결론이 바로 위와 같다.
단순히 "총, 균, 쇠" 의 발견과 발명, 발전에 의한 문명과 힘의 격돌로 지배와 피지배가 나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과 원인을 살피자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환경의 차이" 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인류의 시작점인 아프리카에서 인류(원시인)가 퍼져나가기 시작하여 유럽으로 건너갔다가 거리가 먼 아시아, 태평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까지 가는 먼 여정 동안에 그나마 가까웠던 유라시아가 더 발전하는 것은 단순한 지리학적 견지에서 당연하다.
아직 아메리카에 인간이 도착도 안했는데 몇천년 전에 이미 유라시아는 인간이 정착했다는 말 이니까...
근데 그렇다고 같은 지역에서도 모두 같은 발전단계를 보이지는 않는데, 채집과 사냥을 하는 단계에서 얼마나 빨리 재배, 경작, 가축화가 이루어지는가...이것이 정복과 지배, 피지배를 가르는 중요점이 된다.
재배, 경작, 가축화를 통해 부를 축적하면 시간과 노동력이 남아돌게 되니까 당연히 정치, 경제, 종교, 문화가 발전하고...그렇게 인구가 늘어나고 힘이 축적되면 자연히 주변 나라, 섬, 대륙으로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1차원적인 축적된 "힘" 이외에 도움을 주는 것이 "총, 균, 쇠" 등인데, 이것이 정복 지배의 가장 중요한 도구이지만 그것이 곧 처음과 끝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가축들과 살면서 얻은 균들로 인해 신대륙에서 메리트를 얻었다면, 침입자들도 토착화된 신대륙의 균들에게 피해를 입었던 부분도 있으니까...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을 종합하여 보면 결국은 지리적 위치부터 시작해서 환경의 영향이 인류와 민족의 운명을 결정하고 역사를 써내려가게 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음...
뭔가 주제에 근접한 글이라도 써 보려고 했는데, 중언부언 갈팡질팡 지저분한 글이 되고 말았다.
옜날에도 쓴 적이 있지만, 유명한 책들을 이야기 하는 사람은 많은데 직접 물어보면 실제로 읽어 본 사람을 만나기는 매우 힘들다.
아마 이 책도 "아~ 그책 나도 알아" 라는 사람은 많지만 같이 이야기하고 내가 궁금한 점을 나눌 사람은 어디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이런 책은 꼭 읽읍시다.
그런 의미에서 비싸서 못사던 책을 친히 도서관에서 빌려다준 와이프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면서 재미없고 긴 글을 마쳐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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