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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많은 스포일러가 적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송강호의 성기김옥빈의 가슴이 충격적일 정도로 한국 영화계와 관객들의 머리는 광우병 걸린 소의 뇌 마냥 구멍 뻥뻥 뚫린 스폰지가 되어버렸나?

이미 이 시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감독이자 자신의 머리속을 화면으로 구성하는데 첫째 가라면 서러워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있는데 단편적인 성기와 가슴에 집착하여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사람들은 80년대 전씨새끼가 3S 정책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던 시절과 무엇이 다르단 말이냐?

고어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이전의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비하면 선연한 피와 노골적인 노출 말고는 매우 순화되어 표현되어지고 있는데, 이걸 가지고 기분 더럽다느니...짜증난다느니...하는 소리를 하면 왜 돈내고 영화를 보러 왔냐고 되묻고 싶다.

박찬욱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최고 수준의 자본을 끌어들여놓고 자기 X 꼴리는대로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초강력 파워를 자랑하는 권력자이다.

그의 현재의 위치는 바로 나와 당신, 우리 관객들이 만들어 준 것임을 잊어선 안된다.

이제와서 그를 비난할 거라면 초기작인 "복수는 나의것"에서 살벌한 칼질과 메스질은 어째놓고 이제와서 뒷통수냐?

"올드보이"에서 금지된 근친상간은 칸영화제에서 상탔으니까 온통 호평 일색으로 환영했던 사람은 누구인가?

자칭 박찬욱의 팬이라는 당신은 "복수는 나의것"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여인의 신음소리를 SEX할 때 나는 신음 소리인줄 알고 옆방에 귀기울이는 꼬맹이들의 모습을 잡아주는 박찬욱을 잊었단 말인가?



"에밀 졸라""테레즈 라캥"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 "박쥐"는 그간 원작 비틀기에 이어 청출어람의 작품을 곧잘 만들어 냈던 박찬욱 감독의 재기가 또 한번 빛을 발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상의 "김해숙-신하균-김옥빈"의 관계는 원작소설에서 그대로 차용해 온 것이며, 그 안의 "테레즈=김옥빈"의 감춰진 성욕과 금기에 대한 갈망, 타락에 대한 강한 염원은 영화상에사 박찬욱이 창조해낸 "신부=송강호"와의 불륜과 타락에 의해 더욱 충격적이고 처절하게 그려진다.

또한 박찬욱 특유의 위트있는 비틀기에 의해 원작에선 단순히 바람피는 상대였던 남자를 "신부"라는 직업을 부여하여 "불륜-살인"에 대한 금기에 대한 반발과 타락, 그리고 끊임없는 고뇌의 단서를 공고히 한다.

또한 거기서 또 한번 비틀어서 "신부"라는 성직에 정면으로 반하는 캐릭터인 "뱀파이어"라는 막다른 골목을 준비한다.

차후 이는 "신부=송강호"만의 문제가 아니라 "테레즈=김옥빈"에게까지 연관되어 영화의 본질적 주제인 "금기-타락-고뇌"의 라인을 이어간다.

사실 흡혈, 살인, 섹스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신부=송강호"만이 계속 타이틀 롤을 이끌고 있다면 버거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반부부터 뱀파이어가 된 "테레즈=김옥빈"끝을 모르는 광기는 지루해지는 극에 등장인물간의 긴장감과 함께 관객들에게도 지루해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강하게 밖아 넣는다.

결국 "성직자, 뱀파이어"라는 2가지 소재가 원작에 첨가되면서 본 영화는 플롯과 구성, 전개에 있어서 엄청난 짜임새와 개연성, 흥미도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역시 배우들의 소름돋는 연기는 눈을 감아도 자꾸 떠올라서 생각할 수록 초절정 고수인 감독에게 눌리지 않고 멋진 연기를 보여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아직은 단순한 감정선에 극단적 표출정도밖에 인상을 주지 못하고 예쁜 외모로만 알려진 "김옥빈"은 자신의 틀을 깨고 싶은 의도를 이 영화에서 120% 달성했다고 본다.

과감한 노출도 그렇지만 "송강호, 김해숙"등 대배우들과 같은 화면에서 눌리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를 그리 잘 살려 연기한 것을 보면 나이를 헛 먹진 않은 것 같다.
(일전의 경솔한 발언등을 봤을때 이젠 좀 어른이 되어간다고  볼까?)

그리고 "김해숙" 선생님...

초반 큰 인상 없는 조연에서 중반 이후 CVA로 쓰러지고 나서 오히려 대사가 없어지고 두 눈만으로 연기를 하는 동안에 몇번이나 온 몸에 소름이 돋았는지 모른다.

눈매와 눈동자의 움직임 만으로 그렇게 많은 감정과 함축된 말을 전달해 주고, 관객들에게 선명한 피, 더러운 성기보다도 오래 기억에 남는 공포와 충격을 안겨주다니...

이 작품에서 가장 훌륭한 배우는 바로 그녀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화면의 구도, 배치, 편집, 색감 등에서 타인과 다른 차원을 보여주던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장점에서 한층 더 발전되어서 계속해서 한국이지만 한국이 아닌 듯하고 과거 "팀 버튼"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듯한 신선함을 계속 유지한 다는 점에서 칭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별명인 "봉테일"을 따라 가려는지 영화상의 작은 부분도 매우 디테일하게 표현하여 확실히 자기 입으로 마스터피스라고 칭할만한 작품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설마...고물 라디오 상표가 motorola일 줄이야...)

또한 각색에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낸 중의법과 화자와 대상이 엇갈리는 시니컬한 코메디 감각이 뭍어나는 마작 테이블 씬이라던지...식물인간 환자 병실에서의 SEX씬이라던지...삶을 포기한 주인공의 죽어있는 성기가 나오는 씬이라던지...
(거기서 송강호의 성기가 발기되어 있었다면 의미 전달에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죽어있는 성기 또한 감독의 의도가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지 않은가...고민해 볼 일이다.)

멋진 장면이 매우 많아서 기억에 남는다.

어쨌든 박찬욱 감독의 팬이라는 입장에서는 매우 재미있게 보았고, 칭찬해주고 싶은 작품이다.

앞전의 "친절한 금자씨, 사이보그라도 괜찮아"에 비하면 얼마나 멋진 작품인가!!!

어쨌든 서두에 언급한 이유 때문에 보러 가거나, 보고 나서 짜증낼 분들은 참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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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이라곤 할 수 없겠다.

최근 포탈사이트들의 통폐합 가운데에서 naver가 새롭게 시도하는 챕터가 "네이버캐스트"라는 코너이다.

이 코너에선 그 유명한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류"를 비롯하여 한국 최고의 판타지작가 "이영도"씨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는데, 원고료로 얼마를 지불했을지는 상상이 안가지만 위 작가들의 팬들을 naver 사이트에 불러들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naver는 홍보비를 충분히 뽑을 수 있음과 동시에 문화,예술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브루주아 포털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으므로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다.
(근데 daum 기반의 tistory에서 naver 칭찬하는 글을 쓰려니 영~ 어색하군!)

어쨌든 너무나도 반갑게도, 최근 신작 소식이 없어 안달복달 하게 했던 작가 "이영도"씨의 신작 단편 소설이 naver에 떴다는 소식을 접하고 광속의 속도로 네이버에 접속, 한숨도 안쉬고 다 읽어 버렸다.

단편이라는 점이 아쉽지만, 그 재미는 최근 읽은 문학작품 중에서 단연코 1위를 차지할 만 했다.

플롯 상으로 보자면 일단 "드래곤, 납치된 공주, 기사"가 등장하는 고전적인 그것을 답습하고 있는 듯 하지만, 작가는 그것을 기묘하게 비틀고 위트와 재미를 가해서 기존의 정형화된 판타지와는 다른 독자적인 이야기를 짧은 지면에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구성해 내었기에 칭찬해주고 싶다(내게 칭찬할 자격은 없지만^^;;)

지극히 현학적이고 고매하게 그려지는 인격체로서의 드래곤의 모습과, 그럴수록 드러나는 전형적인 동물(공주는 짐승이라고 함)의 상반되는 모습은 또하나의 재미이다.

일례를 들자면, 아무 사람이나 잡아먹으면 될 것을 굳이 멀리 성까지 날아와서 위험을 무릎서고 공주를 납치해간 까닭에 대해서 드래곤 "란데셀리암"은 이렇게 대답한다.

"공주는 가장 좋은 음식을 규칙적으로 공급받으며 충분한 운동과 정서적 안정을 누리면서도 아직 출산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육질이 우수하고 식감 또한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리고 중요한 등장인물로 나오는 "늑대인간""사슴인간"...
"사슴인간"의 소재로서의 기발함과 캐릭터에 정말 놀랐다.

그리고 포식관계인 "늑대 사란디테""사슴 조빈"의 사랑...
이것은 "로미오와 줄리엣" 이상가는 비극이 아닐 수 없어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

또한 가장 보통의 존재일 수 밖에 없는 "기사""공주" 또한 범상치는 않았다.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일단 때리고, 수녀원을 욕보이고, 전쟁터에선 혼자 앞서나가서 모든 적들을 섬멸하는...종국에는 드래곤마저도 물리치는 이 위대한 무적의 기사 "더스번 칼파랑"은 알고보면 상냥한 "모든 여자들의 친구"이다.

또한 곱게 자라서 드래곤에게 잡혀와 고난을 겪는 "나리메" 공주는 배불뚝이에 광적인 살인마인 "더스번 백작"이 자신을 구하면 그에게 시집가야 하므로, 그의 손에 구출되는 것 보다는 어이없게도 드래곤에게 자신이 얼마나 맛이 없을지를 설득해서 탈출하려고 하는 골치아픈 캐릭터이다.

짧다면 너무 짧아서 안타까운 분량이지만, 그 안에서 "이영도"씨는 너무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그려 주었고, 그것이 또 너무나도 그다운 내용과 필체라서 그간 오래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너무 고마운 선물이었다.

다음에는 그의 장편 소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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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흥분했다.

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 듯 한데, 나는 "청춘"이라는 소재를 가진 영화,만화,소설을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굉장히 드문 경우지만 미국, 일본에서는 중,고교생의 학창시절 성장 드라마나 운동,음악 클럽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 소재로 다양하게 쓰이고 제작되고 있다.
(Sixty Nine, 워터보이즈, 핑퐁, 스윙걸즈, 린다린다린다, Bring it on, 스쿨오브락...)

이런 소재의 영화들은 "망해가는 클럽, 우연한 기회에 입부하는 주인공, 개성강한 동료들을 모음, 구성원간의 갈등, 모진 훈련, 엔딩에는 큰 대회에서 멋지게 마무리~헤피엔딩~" 이라는 일정한 공식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식상한 내용전개에도 불구하고 "청춘"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형요할수 없는 매력에 홀려 또 이런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어쨌든 이번 영화도 위의 스토리 라인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없는데, 이번에는 아~주 특이한 소재를 가지고 나와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의 치어리더나 한국의 어설픈(?) 혼합식 응원과는 다른 독특한 과격파 응원이 일본에는 존재하는데, 그간 일본인이 아닌 내가 접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일종의 편견만을 가지고 있었다.

찢어진 하이카라 교복, 완장과 머리띠, 과장되고 각잡힌 팔다리 동작, 한껏 겁을 주는 굵고 윽박지르는 목소리, "옷스~"라고 인사하며 90도로 머리를 굽히는 선후배...

외부인인 내가 느끼는 "응원"에 대한 느낌은 이정도의 피상적이고 부정적인 것 뿐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을 아주 평범한 문학소녀로 설정하고 그녀가 어떻게 그 험한 응원단에 들어가서, "응원"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최초의 여자 응원단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응원"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게 된다.

영화상에 자주 등장하는 "멸사응원"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번역된 자막을 보면서 "왜 응원하는데 滅邪를 하지?"라고 생각하는 중에 응원단 깃발에 "滅私應援"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았다.

"진정한 응원의 의미""나를 버리고, 댓가를 바라지 않고, 진심으로 상대를 응원한다"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야구부에게 응원이 오히려 시합을 방해한다고 구박받고 거부당하는데, 응원단은 응원하는 팀이 실력 발휘를 못하고 지게된 것도 응원단의 진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응원해야 한다는 것이 일례라 할 수 있다.

예전에 "3.3.7. 박수"라는 만화에서 주인공은 시골 고등학교 응원단장을 하던 촌놈이 도쿄에 올라와 호스트바와 룸싸롱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구박받으면서도 그 유흥업 종사자들을 응원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땐 그 바보같음을 비웃고, 그런 열성적인 응원 또한 그냥 단순한 주인공의 캐릭터성으로 여겼는데...

아니다.
"응원"을 하는 사람은 모두 진심인 것이다.

어쨌든 하고싶은 말은 "응원"이라는 행위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 응원단장이라는 설정 또한 매우 재미있게 작용하는데, 마지막 갑자원 진출을 건 현대회 결승전 9회말에서 정말 예쁜 문구들이 만발한다.

"대지의 힘을 모아 사쿠라기고교에게, earth, earth, earth GO!!!"
"하늘의 힘을 모아 사쿠라기고교에게, heaven, heaven, heaven GO!!!"
"사랑의 마음을 담아 사쿠라기고교에게, heart, heart, heart Go!!!"


심지어는 장풍 쏘는 포즈를 취하며 "넘어가라, 염력~~~~~" 이라고 외쳐서 홈런을 만드는 장면도 있다.

여기서 이런 장면을 잘 살리고, 영화의 빛이 되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여주인공 "아라가키 유이"이다.

젠장...
이렇게 이쁘고 귀여울수가!!!

마치 "아오이 유우"가 처음 나타났을 당시의 충격을 느꼈다.
일본에선 이미 유명한 배우라는데 나는 처음 봤거든 @.,@

어쨌든 오랜만에 매우 재미있게, 무척 즐거운 마음을 남기게 해준 영화였다.

P.S> 영화상에서 현대회 결승전 상대팀인 "시라누이고교"의 응원곡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본 그룹인 X-JAPAN"紅(구레나이)"라는 노래가 갑자기 나와서 너무 좋았다.
한국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신해철씨"그대에게"가 응원곡으로 많이 쓰이는데...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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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한국 영화 포스터가 구리기 때문에 미국 포스터들로 모아왔다, 브래드피트와 조지클루니 표정이 진짜 영화 그대로다!!!)

이 영화가 내 손에 들어온 것은 꽤 오래된 일이지만, 그간 그다지 손이 땡기지 않았고 다른 일들에 바빠 묻어두고 있었으나 최근 암울한 사회 이슈들에 치여 뒤적거리게 되었다.

제목인 "Burn after reading"은 첩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말인데 정보의 기밀성 유지를 위하여 "읽고 나서 태워 없애라"는 뜻이다.

여기서 감을 잘못 잡으면 이 영화를 "정통 스파이 영화"로 오해할 수도 있고, 게다가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존 말코비치"등의 화려한 남자배우 진용을 살펴보면 그냥 스파이 영화도 아니고 "첩보 액션 영화"로까지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감독이 "코엔 형제"라는 점이다.

영화는 CIA에서 3급 기밀을 다루던 "존 말코비치"가 알콜 중독 등의 이유로 해고당하면서 시작한다.

3급 기밀 정도면...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정보들이지만, 명문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한 자의식 강한 그는 해고를 납득하지 못하고, 집에서는 부인에게 무시 당하고...그러다가 CIA의 뒷얘기를 담은 회고록을 만들어 돈도 벌고 CIA의 뒷통수를 칠 생각을 하게 된다.
(3급기밀밖에 접근이 안되는 하급 직원 주제에...ㅡ.,ㅡ)

하지만 이런 상황적 허무함에 덧붙여 긴장과 함께 극의 개연성을 부여하는 소재로 "불륜"이 등장한다.

"존 말코비치"의 부인인 "틸다 스윈튼"은 예전부터 보안관인 "조지 클루니"와 불륜 관계였는데, 남편이 해고당한 김에 이혼을 결심하게 되고 위자료를 받기 위해 남편의 컴퓨터에서 금융 기록을 copy한다는 것이 잘못해서 그가 CIA에 관해 쓴 회고록을 CD에 담게 되고, 그것을 소송에 쓰기 위해 가져간 변호사의 비서는 헬스클럽에 운동하러 갔다가 그 CD를 분실한다.

헬스클럽 여직원인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노처녀인데 나이든 외모와 작은 가슴 때문에 남자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생각하여 전신 성형수술을 계획중이라 많은 돈이 필요했는데, 마침 같은 헬스클럽에서 일하는 호기심 많은 참견쟁이 "브래드 피트"가 CIA의 고급정보가 담긴듯한 CD를 발견하자 그것으로 돈을 벌기로 의기투합하고, (존말코비치->CIA->러시아대사관) 순서로 협박을 시작한다.
(여기서 노처녀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인터넷 즉석만남 사이트에 만나 Sex를 즐기는 상대가 바람둥이 보안관 "조지 클루니"이다. ㅡ.,ㅡ)

어쨌든...내용에 대해 더이상 쓰면 스포일러가 되어 버리니까 그만두고, 결론 짓자면 이 영화의 코드는 "상황적 웃음"인데 그것은 "인물의 착각, 시대착오, 과대망상..."등으로 대변된다.

그것에 가미되는 것이 "불륜, 살인, 오해, 진실감추기"등이다.

역시 코엔 형제 답게 많은 것을 비틀어서 보여주면서도 작은 웃음들을 안겨주긴 하는데, 정확히 무엇을 말하고 비판하고 싶은 것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 지루하면서도 남는 것이 없다.

다만 즐거움이라면 완전 개날라리로 변신한 "브래드 피트", 나이들어 능구렁이같은 바람둥이 "조지 클루니", 괴팍하고 자뻑에 빠진 알콜중독자 "존 말코비치"...등 파격적인 연기를 보여준 명배우들의 모습이다.

미국에선 2008년 개봉해서 조금 흥행했지만, 한국에선...2009년 3월 개봉했으나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렸다.

코엔형제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위의 명배우들의 연기 변신을 보고 싶다면 한번쯤 볼만하지만 쉽게 다른 사람에게 권하긴 어려운 영화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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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또한 사연이 있는 책이다.

대학에 입학해서 자취를 할 때, 부모님의 걱정 때문에 아파트에서 선배님 2명과 같이 동거를 하게 되었다.
(엄마는 나를 못 믿었던 거야..ㅠ.,ㅜ)

그때 같이 살던 96학번 강수형님은 이후 나를 (정책위원회->학생회장)의 길을 가게하는 데에 확연한 공헌을 하신 분인데, 이유는 형님께서 나와 똑같은 길을 이미 걸으셨기 때문이다.

어느날 화장실 변기위에서 보게된 책, 그 이름도 상서로운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당시에는 진중권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몰랐고, 박정희, 이인화, 조갑제...따위가 뭔지도 개념이 잡혀있지 않을 때였기 때문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한국이라는 쓰래기통이 언제부터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는지 알아가게 되었고, 그 명백한 가해자, 행위자들이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고, 또한 멍청한 국민중에는 대놓고 독재시절, 노예시절이 좋았다고 그리워하는 무뇌아 아메바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으니...

나 또한 그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자 등뒤로 식은 땀이 줄줄~흘러내리기 시작했고, 한여름 뙤약볕에 쓰러지듯이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어쨌든, 그래서 최근 광우병 사태 이후에 급격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재미있는 아저씨 진중권씨의 책을 찾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본업인 미학에 관한 책보다는 이런 비평록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지금도 진중권씨는 보수층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데, 더군다나 이책은 그가 한창 젊고 혈기왕성할 때인 1998년에 발매되었기 때문에 그 신랄하고 참신한 비판의 각도와 미려한 어구들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그가 직접적인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은 이인화, 조갑제, 조진홍, 박홍, 이문열...등이지만 궁극적인 돌팔매는 박정희에게로 쏠려있는 걸로 보인다.

멍청한 애들을 잘 가르치지 못한 책임, 그들에게 잘못된 지식(인식)을 남겨준 책임, 남에 대한 민폐를 미화하여 전한 책임, 가뜩이나 멍청한 애들 정신못차리게 흔들어댄 책임...등은 박모씨가 져야 한다.

파시스트의 논리로 나폴레옹과 나치즘의 뒤를 이은 주제에 영웅주의와 천분적 신화 만들기에 급급해 찬양, 미화 일색인 덜떨어진 찌질이들의 말들은 진중권에게 "토론할 가치도 없다".

진중권의 화법은 철저하게 논리의 허점과 어법상의 오류, 잘못된 인용...등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비판은 일종의 "되받아치기"라는 것이 여론이다.

그런 그의 비판에 대해 속이거나 왜곡하거나 틀린 부분이 없다면 당연히 상기한 보수논객들이 반론을 펼치거나 토론의 장에 적극 나섰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기에 진중권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작년 광우병 파동 이전부터 진보신당 측에서 활발하게 논객 활동을 하고 있는 진중권씨는 얼마 전에 "특수임무수행자회"라는 단체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승소하였다.

그가 아무렇지 않게 무서운 세치 혀를 놀릴 때마다 곁에서 보는 사람들은 오금이 쫄깃해지곤 하지만, 사실 그의 발언들은 대게 명확한 사실에 근거하거나(그는 말할 때 꼭 "fact"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법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풍자와 비판의 선을 지키기 때문에 그 자신은 당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적이진 않지만 고등교육을 받았기때문에 "지식"이라는 것이 조금은 있는 보수 논객들은 진중권과의 토론과 송사를 피하곤 한다.

반면 얼마 전에 진중권씨는 "변희재"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는데, 이유는 변씨가 확실하지 않은 횡령 의혹으로 진중권씨를 공격했기 때문인데 역시나 기다리고 있던 진중권씨에게 오히려 호되게 당하고 있는 중이다.

어쨌든 이 책은 사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비판의 마라톤을 한다기 보다는, 여러 곳에 있는 작가의 글을 모아놓은 형식이 크기 때문에 비판 대상도 다양하고 뒷이야기가 재미있다.

일단 위키에서 읽은 이 책의 탄생 비화를 보자.
(부분인용인데 이 부분도 저작권법에 위배가 되는지 모르겠다. 문제가 되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진중권의 본격적 비평 활동은 1997년 여름부터 시작된다. 그는 당시 《인간의 길》의 저자 이인화가 편집위원으로 있었던 문예지 《상상》에 서양미술에 나타난 악마주의에 관한 글을 청탁받았다. 그는 이 청탁이 "서태지 음반을 거꾸로 돌리면 악마의 메시지가 나온다고 미신 퍼뜨리던 광신도들"을 비판하는 글로 생각했지만, 실제 책에서는 박정희를 찬양하는 글 사이에 그의 글이 포함되었다. 이에 진중권은 반론을 요청했지만 이인화에 의해 거절되고, 대신 《문학동네》에 반론을 싣게 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조선일보 비판 부분은 삭제된 채 출판되었다.

이후 진중권은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주의 지식인들에 대한 비평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한다. 이러한 활동의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1998년에 발표된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였다. 여기서 진중권은 조갑제 등 우파 지식인들을 '극우파'로 정의하고 그들을 신랄하게 공격하였으며,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언론권력과 박정희, 전두환 등의 정치 파시즘을 비판해 왔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그렇다면 내용상 계속 등장하는 이인화, 조갑제, 이문열등에 대한 기본 지식과 그들의 글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나에겐 그 부분이 부족했다.

이문열의 글은 많이 봤기 때문에 "삼국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선택" 등이 어떤 성격인지는 알겠지만, 이 책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고 비판을 받는 글인 이인화"인간의 길"이나 조갑제박정희로 이어지는  히틀러"나의 투쟁", "나폴레옹전기", "플루타크 영웅전" 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비록 쓰래기같은 글이라 하더라고 미리 읽어보았다면 진중권씨의 이번 책에서의 비판에 공감 혹은 더하기를 하며 100%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어쨌든 기본 지식이 좀 부족해도 진중권씨의 화법이 너무 유쾌하고 통쾌하여 재미있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아...세상은 아직도 어둡고, 아메바같은 내 머리는 아직도 멍청하기 이를 데 없구나.

그럼 다음 책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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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향수가 있는 소설이다.

2006년 보았던 영화중에 "손님은 왕이다"라는 영화가 있었다.

당시 매우 컬트적인 연출과 함께 배우 명계남씨의 열연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었고, 그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길게 쓴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내 미니홈피에 "스크랩 해갑니다" 라는 답글이 달렸는데 이름이 많이 낯이 익다...싶었다.

바로 "손님은 왕이다"의 감독 "오기현"씨가 직접 내 미니홈피를 방문하여 감상평을 스크랩해 간 것이다!!!

어쨌든 영화도 무척 재미있게 보았지만, 그때 오기현 감독님과의 인연(?)이 가슴 깊이 남아 있었다.

그 영화에서 주연인 "명계남"씨는 왕년의 명배우로 등장하는데, 그때 그의 회고 장면은 내가 기억하기로 영화 "초록물고기"의 장면과 연극 "콘트라베이스"의 포스터...였다.

그리고 그때 그 낡아서 덜렁거리는 "콘트라베이스" 연극 포스터가 왜그리 망막 뒷면에 선연히 남아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런 이유로 위의 사진은 책의 표지 보다는 꼭 명계남씨의 연극 포스터를 사용하고 싶어서 힘들게 찾아내었다).

어쨌든 그런 추억이 있었기 때문에 한가한 틈을 타서 "콘트라베이스" 책을 손에 잡았고 정신없이 읽어내려갔다.

소설 자체는 매우 짧은 편이고, 주인공 한명이 독백(굳이 따지자면 관객들에게도 들리므로 방백이라고 해야겠다)의 형식으로 이끌어가기 때문에 읽기 어려운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인공인 콘트라베이스 주자가 워낙 소심하고 맥주까지 마신데다가 신세한탄, 연애비관...등 중구난방으로 화제를 던져대기 때문에 좀 산만하긴 하다.

이 모노드라마를 연극으로 옮긴다면 단 한명의 출연자인 주인공은 2시간이 넘는 시간을 혼자서 관객들의 집중력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으려 애써야 할테니 무척이나 힘들 것이다.

연극계를 떠나 광고,영화계에 몸 담았던 "명계남"씨는 1995년이었나...다시 연극계로 돌아와 "콘트라베이스"라는 작품을 연출,연기한다.

사실 별로 유명 배우는 아니었지만, 워낙 좋은 극본을 만났고, 심기일전한 그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 연극은 많은 환호를 받았었다.

그리고 또 잠시 그는 정치계로 외도를 하고...

2006년에 다시 연극계로 돌아왔을때, 그가 들고 나온 작품 또한 이 "콘트라베이스"였다.

그에게는 이 작품은 배우 명계남의 초심을 지켜주는 노스텔지어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한국에서 "콘트라베이스"배우 "명계남"의 삶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소설이자 극본이자 연극일 것이다.


그리고 잠깐 다시 앞에서 언급했던 인연에 대해 말을 늘어 놓자면, 1996년 당시 매일 명계남씨의 공연을 보러 오던 청년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매표소에서 돈을 안받고 들여보내줄 정도였다고 한다.

연극 공연 마지막날 명계남씨에게 "콘트라베이스" 책을 내밀면서 사인과 함께 명계남의 필모그래피를 모은 비디오테잎을 건넸고, 미국으로 영화공부를 위한 유학길에 올랐다.

그리고 7년후 명계남을 모델로 한 "명배우 죽이기"라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사를 찾았고, 그것이 바로 "손님은 왕이다"라는 영화로 우리를 찾아오게 되는데, 그 청년이 바로 감독 "오기현"이다.

당시 명계남씨를 위한 영화라는 말들 때문에 영화사나 감독, 배우 모두 부담이 되었을텐데, 사실 어느정도 맞는 말이니 애써 변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어쨌든 "콘트라베이스"는 소설 자체로도 가치가 높지만, 다시한번 명계남씨가 연극무대로 돌아온다면...

그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독백을 담담히 듣고 싶다.

영화 "손님은 왕이다"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주인공들은 2007년 2월의 어느날 연극 "콘트라베이스"를 보러 가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

나의 "명계남"과 "콘트라베이스"의 마지막 에필로그 또한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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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아 뭔가 새로운 문화생활을 영위해 보고자 마련된 시간을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할애하게 되었다.

사실, 이쪽 계통에는 지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관련업계에 연이 닿아 있는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그의 연줄로 쉽게 표를 구할수 있는 대신에 작품 선택의 폭은 굉장히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보게 된 것이 대학고 상상마당 4관에서 시연되고 있는 "오!당신이 잠든 사이"라는 한국 창작 뮤지컬이다.

TV를 보면 "그리스, 헤드윅, 렌트" 등 해외 유명 뮤지컬이나 대형 공연등이 많이 범람하고 있는데, 사실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공연을 만들 수 있을 만큼 한국 공연 시장도 커졌고 자생력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놈의 삐끼들 좀 없애준다면!!!)

내가 30평생 동안 본 뮤지컬은 중학생때 "넌센스", 대학생때 "명성황후", 일반인이 되어서 "형제는 용감했다" 이렇게 단 3작품 밖에 없었다.


그중에 "명성황후"는 워낙 대작이라 예술의 전당에서 봤었고, "형제는 용감했다" 또한 문외한인 나도 알 정도로 유명한 배우(정성화씨)들이 나오고 두산아트센터라는 큰 공연장에서 봤기 때문에 사실 이번 소극장 뮤지컬은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작은 세트와 좁은 좌석...

그러나 그만큼 무대가 가깝기 때문에 배우의 표정 하나, 숨소리 한움까지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상쇄시킬만 하다.

작품 극본 자체로 본다면,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수순을 밟아 가지만 계속해서 웃음과 감동의 끈을 쉽게 놓아주지 않고 이끌어 가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전의 "형제는 용감했다" 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등장인물별 액자식 구성의 평면적인 회고장면, 적절한 암시를 통한 반전, 그로 인한 억지 감동의 피날레...

단 2작품을 보았는데 이러한 정형성이 느껴진 다는 것으로 한국 창작 뮤지컬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려 하고 있었는데, 두 작품의 극본, 연출이 "장유정"이라는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에서 관련성을 찾게 되었다.

1976년생으로 그리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오!당신이 잠든 사이, 형제는 용감했다, 멜로드라마, 김종욱찾기" 등 여러편의 창작 뮤지컬을 만들었고, 또한 한작품 한작품이 매우 뛰어난 완성도를 보였기 때문인지 아래와 같은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2008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 베스트소극장뮤지컬상 - <형제는 용감했다>
-2007 제1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사?극본상 - <김종욱찾기>
-2006 제12회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작품상, 작사 극본상 -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어떻게 보면 그녀의 처녀작인 "오!당신이 잠든 사이"는 약간의 어설픈 면도 있지만 그것을 웃어넘길 만큼 재미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유명 배우들이 번갈아가며 출연하여 롱런을 하고 있는 공연일 것이다.

어쨌든 오랜만에 본 뮤지컬이 매우 재미있어서 좋았고, 다른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마음도 든다.

마지막으로 급하게 부탁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운데줄 좋은 자리를 마련해준 오랜 친구, 김정빈군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다음에도 부탁하기 위한 떡밥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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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쥐톨만한 지식을 굴리며 뱁새눈으로 세상을 보는 주제에 시니컬한 염세주의가 나의 색깔인 줄 알고 까불던 시절이 있었다.

비단 세계, 사회 뿐만 아니라 내가 아는 작은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불신 시기가 컸었기 때문에 학교, 선생, 친구, 부모 형제에 대해서까지 무시하고 대화하지 않으려 했었다.

하지만 내가 한때 그렇게 무시하던 우리 부모님 또한 나와 같은 시기가 있었으며, 오히려 시기적 상황적 제약 때문에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서재에 가 보면 장길산, 초한지, 영웅문 같은 아빠 취향의 책들도 많지만 인간시장같은 소설도 있으며 지금 내 손에 들려있는 "난.쏘.공" 또한 제일 처음 읽은 기억은 책장에서 발견했을 때 였다.

1978년 초판 인쇄된 이 책은, 지난 2007년에 내가 이 카테고리에 쓴 글처럼 200쇄를 돌파하여 최근에는 254쇄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 집에 있는 책은 1992년 43쇄 판본이다).

어쨌든 새로 나온 유시민씨의  책을 아직 구입하지 못해서 다시 잡게된 책이 이것이었다.

분명히 한번 읽었던 책인데 다시 보아도 새롭고, 슬프고, 답답하다.

200쇄 돌파시에 작가 조세희씨의 인터뷰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다.

"이런 소설이 200쇄나 찍혀 나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세상은 크게 변한 것도 없고 발전한 것도 없다.

오히려 빈부 격차는 커졌고, 바보들은 양산되고 있다.

얼마 전에 서울시 노원구에서 있었던 강연회에서 조세희 선생은 이런 말도 했다.

"당신은 행복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도둑" 아니면 "바보"요... 우리는 "불행"으로 동맹을 맺은 사람들이오..."

현 세상에서 행복한 사람은 착취계급의 기득권층에 속한 "도둑"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면서 한X라당이 좋다고, 잘살게 해 줄거라고 투표를 했던 "멍청한 국민"일 따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가 이렇다고 포기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이상이라도 꿈꾸고 실행해야 하는가?

어줍잖은 사회의식은 어린애의 치기와 값싼 동정심 이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미 본의아니게 기득권층에 발딛게 되는 직업을 선택한 입장에서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지나...그것이 핑계가 될 수 없음에 더욱 부끄럽다.

소설 속에서 똑똑하고 교육받은 지식인인 "한지섭"군은 대학을 포기하고 공장을 전전해 다니며 노동운동을 하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등장한다.

나는 "한지섭"같은 역할을 할 지식과 역량이 없으며, "김영수"처럼 행동을 저지를 용기도 없는 비열한 입만 산 놈일 뿐이다.

현실세계에서 이런 모델을 찾아 본다면, 위의 "조세희" 강연을 준비했던 전국회의원 "노회찬"씨를 생각하게 된다.

인천 공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젊은 시절 말 뿐인 노동운동을 경계하고자 스스로 용접기술 시험(정확한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을 본 후에 용접공으로 한동안 공장 근무를 했었다고 한다.

지난 총선에서 "노회찬"씨를 낙선시킨 서울시 노원구"유시민"씨를 낙선시킨 대구 시민들은 각잡고 반성해야 한다.

지난 대선때 이미 망국의 조짐이 보였었지만 세상에 아파트값 떨어질까봐 투표권을 행사하는 개같은 국민성을 가진...눈 앞의 이익만 쫒는 원숭이만도 못한 인간들은 어쩌란 말인가?

"조세희"씨가 강연에서 말한 바 또한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젠장, 답답하고 열받는 마음에 또 글이 중구난방 두서없이 써졌지만, 오랜만에 다시 손에 잡은 "난.쏘.공"은 예전과는 또 다른 울림으로 가슴에 남았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지만 실제 읽어 보았다는 사람을 만나기는 정말 힘들다.

연극과 영화(1981년작으로 DVD로도 발매됨)도 있으니까 관심 있으면 한번 찾아보면 좋으련만...

아직도 "난.쏘.공"으로 포털 검색을 하면 입시에 쫒기는 생각없는 중삐리, 고삐리들이 독후감 쓰기 위해서 "난쏘공 줄거리만 대충 알려주세요, 급합니다, 내공 걸게요~~~~" 라고 지식인에 올린 글만 수두룩하게 보이니...암담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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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산지는 꽤 되었지만 다른 책들에 밀리고 있다가 4월 5일 동명의 영화가 개봉하기 때문에 "꼭 영화 개봉 전에는 보자..."라는 마음으로 주말에 손에 잡았다.

화려한 수상 경력과 그동안 들은 입소문만 해도 이 소설의 가치를 한껏 부풀려 놓았기 때문에 나의 기대 또한 컸었고, 때문에 소설의 중반을 지나는 동안에는 약간의 실망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공개된 소스만큼의 "천재적인" 무엇은 드러나지 않고 그냥 뻔한 라인을 타고 스토리가 진행되었기 때문인데 게다가 결과를 이미 알고 그것을 쫒아가는 구성상 딱히 스릴러와 추리극의 긴장감이 그리 크게 작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역시 종반의 반전에서부터의 충격과 몰입감은 역시 최고라는 생각을 다시금 느끼게 해 주었다.

소설 설명에서 적나라하게 공개하듯이 이 소설은 "천재 수학자의 범죄은폐 VS 천재 물리학자의 사건추적" 이 주요 내용이다.

사실 2005년작인 소설의 원작년도로 보았을 때 미국의 유명한 TV 범죄 추리 시리즈인 "Numbers"에서 천재 수학자가 FBI인 형을 도와 사건을 해결한다든가...하는 순수학문의 천재가 그 논리성과 천재성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한다는 포멧은 이미 공개되어진 때이다.

심지어 일본에서도 "갈릴레오"라고 하는 천재 과학자의 사건 해결을 다룬 TV 드라마가 큰 성공을 거둔 후에, 그 드라마 출연진이 거의 그대로 이번 "용의자 X의 헌신"의 영화에도 출연하기 때문에 어이없게도 이 영화를 "갈릴레오"의 후속편 쯤으로 여기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발매 시점상으로는 거의 선두 격이었지만 추리소설의 성격상 많은 대중에게 노출되지는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TV 드라마에게 관심을 빼앗긴데 이어서 "천재 추리물의 후속작"이라는 누명까지 쓰게 되었으니 이거야 말로 주인공이 나서서 사실을 밝혀야 하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까?
(ㅋㅋ, 여기까진 서론이자 농담이었다^^).

어쨌든 결국은 재미있게 보았다는 말인데, 추리소설에서 내용에 대해 언급하면 그거야말로 스포일러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감상문 쓰기가 평소보다 어렵다.

대략의 내용은 중학생 딸과 사는 아름다운 여성 "하나오카 야스코"는 돈이나 뜯으러 오는 전남편 "도미가시 신지"와 실갱이를 하다가 딸과 함께 그를 살해하게 되고, 옆방에 살던 "이시가미"라는 고등학교 수학선생이 천재적인 두뇌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야스코 모녀를 보호하려 하고, 경찰인 "구사나기"는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 와 함께 사건의 진의를 쫒는다...는 내용이다.

사건의 전모와 범인은 모두 소설 초반부에 공개되는데, 따라서 이후의 전개가 약간 지루한 감도 있다.

두 천재로 등장하는 범죄자 "이시가미"와 추적자 "유가와"의 천재성이 별다르게 드러나지 않고 가끔 선문답 같은 대화만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로 드러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뜻 지나가는 그들의 대화에서 소설 이해에 대한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사람이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

"살해"를 가장 저급하고 무논리적인 행위로 치부하는 자의식 강한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는 3월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는 시간 동안 두 모녀의 모든 알리바이를 조작하고 경찰의 추적을 따돌릴 수단을 마련한다.

하지만 그것은 "이시가미"의 여려겹의 덫으로 가려져 있기 때문에 경찰을 비롯한 일반인은 그것을 밝혀내지 못하고 "이시가미"의 미로에 빠져 출구를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시가미"의 예상 밖의 경우로 또 다른 천재, 대학 동창으로 유일하게 서로를 이해했었고 평생의 라이벌로 생각했던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가 등장한다.

그때 어느 정도 미래를 예감했던 것일까?

"이시가미""유가와"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하고, "유가와""인간이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든 사람이 더 대단하다, 문제를 풀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런 문제를 낸 사람에게 경의를 가져야 한다"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결국 "이시가미"의 트릭을 밝혀낸 시점에서 "유가와"는 그것을 경찰에게 밝히지 못하고 고민하고 방황하게 된다.

이런 천재를 살인자로 만들어 세상에서 버려야만 하는가...

2. 혼자 생각해서 답을 제시하는 것과 남이 제시한 답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

이 또한 "이시가미"의 질문이다.

그는 살인 피해자의 사체 조작과 모녀의 알리바이 조작을 꾸며 경찰 대응의 몇수 앞까지 내다보고 사건을 지배한다.

모든 사람들은 "이시가와" 단 한사람이 만든 거대하고 복잡한 미로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 단서들과 알리바이의 진위를 가리는데 힘을 다한다.

하지만 "유가와"는 천재로서의 동질성일까...그만큼 "이시가미"를 이해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쨌든 경찰과는 다른 방향으로 독자적으로 사건을 추적해가고, 그 시작은 "이시가미"에 대한 동경이었다.

출제자의 진의를 파악한 시점에서 "유가와"미로 밖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내놓게 된다.

3. 선입견의 맹점을 찌른다- 기하학 문제 같지만 사실은 함수 문제였다.

이 역시 "이시가미"가 한 말인데 그는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이기 때문에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방식에 대해 이런 말을 한 것이고, 결국 "유가와"가 결정적으로 "이시가미"의 트릭에 대한 갈피를 잡게 된 발언이다.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하나오가 야스코"의 전남편인 "도미가시 신지"이기 때문에, 제1용의자인 "야스코"의 행적과 알리바이, 인간관계에 대해서 경찰의 수사는 집중된다.

여기서 몇번 실제로 경찰의 입에서 "가장 확인하기 쉬운 장소지만 가장 밝혀내기 어려운 장소인 극장"이라는 단서를 대놓고 경찰에게 제공한다.

또한 사건 현장에 버려져 있던 새 자전거는 피해자의 지문까지 뭍어있고, 곁에는 다 태우지 못한 옷가지가 남아있다.

이런 물적 증거와 알리바이가 눈에 보이는데 경찰은 다른 의심을 받아들일 수가 없게된다(선입견의 벽에 갇혀버린 것이다).

"가장 어중간한 알리바이"라고 표현되는 이것들은 이유를 알기 힘들기 때문에 "무너뜨리고 싶어도 무너뜨릴 수 없는 단서"이기 때문에 경찰은 미궁에 빠지게 된다.

천재 "이시가미"는 경찰이 "선입견"이라는 덫에 빠져 덥썩~! 물고 놓지 않을 미끼를 던지고 그것을 살~살~ 밀고 당기면서 하나하나 시점에 맞게 던져주어서 경찰이 그 쪽만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것은 알리바이에 트릭을 쓴 것 처럼 해보이고, 사실은 시체의 신원을 숨기는 데에 트릭을 쓴 고차원적인 이중트릭이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천재 "유가와"는 그 미로 밖에서 사건을 보고 결국 "살인 사건 속의 살인 사건"의 존재에 대해 감을 잡기 시작한다.

이것은 "선입견의 맹점을 찌른다"는 이시가미의 속성을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4. 이세상에 쓸모없는 톱니바퀴는 없다, 그 사용법 또한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음...사실 이부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여기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면 바로 소설의 반전에 대한 스포일러가 되므로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어쨌든 이 말은 "유가와""이시가미"에게 한 말로, 이 말을 들은 직후 "이시가미"는 더이상 사건의 은폐가 아닌 전면 수용의 자세로 바꾸어 자수를 결심하게 되는 말이다.

"유가와"가 이 말을 한 이유는 중의적으로 3가지 정도로 생각되어 질 수 있다.

첫째"나는 너의 트릭을 모두 알아냈다"라는 의미로 "이시가미"에게 암시를 주기 위한 것이다.

둘째는 명백하게 "유가와"가 밝힌 뜻 풀이 대로 "가치없이 죽임을 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라는 점을 주지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셋째"너의 천재성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안타까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뭐, 순전히 내 생각이니 말도 안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이 소설은 요즘의 "싸이코패스"에 근간을 둔 무차별 살인과 가치관의 파괴 등의 지저분하고 머리아픈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헌신"이라는 단어에서 암시하듯이 사람이 "사랑"이라는 이유로 타인에게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싶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고 가슴을 때려 눈물 짓게 한다.

다음달에 영화가 개봉한다니까 원작 소설과 비교해서 어떤지 꼭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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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5명이 극장을 찾아가는 극도로 꺼리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재밌는 영화였다.

사실 기대감이 매우 큰 영화였고, 공개된 소스가 이미 결말을 명백히 암시하는 내용들이었기 때문에 재미가 없어 실망할 까봐 우려했던 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평소 영화를 즐겨보지 않던 사람도 충분히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결과물을 제시하였다.

(p.s: 영화의 주제도 모르는지...한국 포스터가 제일 구리기 때문에 다른 나라 포스터도 같이 가져왔다. 한국 홍보팀 미친거 아냐?)

1. 대니 보일.

역시 감독인 "대니 보일"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충격적인 내용 만큼이나 화려한 연출력을 보여주었던 "트레인스포팅" 으로 찬란히 빛났던 천재 감독은 이후 대중적으로 사망상태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마치 "M 나이트 샤말란" 의 모습과 겹쳐져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후 연출작인 "인질, 비치, 28일후"등은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못만든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에 대한 대중적 기대는 너무 높았고, 그것을 만족시키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 아닐까?

하지만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그정도는 감내해야 할 부분이고, 그의 진정한 팬들은 그의 범작 마저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고마운 일이다.

어쨌든 매우 뻔한 내용과 낯뜨거운 대사, 열악한 촬영환경등의 장애물을 넘어서서 완성해낸 그의 영화는 그 자신의 영화인생에서도 그렇지만 세계 영화계에서 "불후의 명작"으로 칭송받을 만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어떤 감독이 어떤 눈으로 찍느냐에 따라 인도의 뭄바이, 한국의 유흥가, 태국의 창녀촌이 어떻게 화면에 보이는 것이 달라지고, 꼬질꼬질한 빈민가 꼬마, 상처를 가진 악당, 슬픔을 숨긴 창녀가 얼마나 아름답게 보여지느냐가 결정된다.

그런 점에서 "대니 보일"은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여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 한가운데로 직접 들어가서 현실적인 슬럼의 모습을 담아내는 한편, "더러움의 합이 더 큰 더러움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원거리 상공에서 순차적으로 찍은 슬럼가 지붕의 모습이라든가, 공동 빨래터나 염색장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각양각색의 조각들을 이어붙여 멋진 모자이크를 만들어내느는 퀼트 사진 같은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준다.

또한 아마츄어 아역배우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음영처리로 포장해 낸다.

그리고 헐리우드 자본에 영국 영화감독이 만들었다는 점은 "세련됨" 정도만 느껴질 정도로 철저히 인도적인 영화로 보이도록 연출하였고, 인도 출신 음악감독을 영입한 점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2. 원작 "Q & A"와 시나리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영화는 "바카스 스와루프""Q & A"라는 원작 소설을 약간의 각색을 통해 거의 그대로 영화로 옮긴 것이다.

나도 읽어보진 못했는데, "대니 보일" 감독과 각색가인 "사이먼 뷰포이"의 말을 빌리자면 최대한 원작을 살렸다는 점에서 영화 내용을 가지고 짐작은 해 볼 수 있다.

작가는 퀴즈쇼라는 형식을 통해 절대적인 신분 사회에서의 신분 극복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고, 주인공의 성장 단계를 통한 시간의 흐름을 이용하여 급격한 인도의 변화되는 모습과 빈민, 천민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사실 단순하게 교육받지 못한 천민이 퀴즈쇼에 나가 2000만 루피의 상금을 획득하는 내용이었다면 이 소설과 영화는 망했을 것이다.

여기서 원작의 힘은 "사랑"이라는 인류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그가 어렵게 사는 삶을 이겨가고 현실 극복을 위해 퀴즈쇼에 출전하는 과정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각색을 통해 재구성 되어진 전개 순서는 이미 영화 시작부에서 주인공의 퀴즈쇼 최종라운드 진출이 확정되어진 상황이고, 경찰의 고문을 받으면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갔는지를 설명하면서 단순한 시간 전개를 다양한 시점으로 분산시킴으로써 지루한 흐름을 흥미 진진하고 복선을 깔 수 있는 바탕으로 활용하게 한다.

그리고 그 퀴즈 문제를 풀어 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중에는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한 천민이 운명적으로 경험을 통해 알 수밖에 없는 답들이 등장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답을 맞추는 일이 주인공의 삶의 역경을 서술하는 일과 동일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결론짓자면 (경찰 심문->퀴즈 답 해설->인생 서술)의 단계를 반복하는 것이다.

물론 7개의 문제가 너무 쉽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너무 운 좋게 아는 것만 나오는 어이없는 설정이 거슬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영화 최초의 크레딧에 의해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

"How he did it? (어떻게 그는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을까?)"

a. he cheated(속임수).
b. he is lucky(운이 좋아서).
c. he is a genius(천재라서).
d. it is written(그렇게 쓰여져서->그런 운명이라서).


그래, 운명이라는데 어쩔거야? ^^;;
실제로 영화상의 주인공 "자말"의 입에서는 "destiny"라는 말로 나타난다.

3. 현실의 인도.

이 영화는 외국인이 보기에는 사실적인 빈민가 묘사나 아름다운 풍광, 발전하는 인도의 뒷모습...등 새로운 인도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인도인이 보는 인도는 영국 출신 감독이 보는 눈과 다를 수 도 있고, 자신들의 치부를 외부인이 까발리고, 외부인들이 보고 즐기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의 무의미한 폭력 충돌과 살인, 방화...
고아를 납치해다가 팔다리를 자르고, 눈을 파버려서 앵벌이를 시키고...
처녀를 팔아먹고 폭력이면 무엇이든 가능한 무법천지의 세계...
온갖 쓰레기가 가득 찬 빈민가와 썩어가는 강물...
그리고 비웃듯이 높이 서가는 마천루의 건물들...


물론 과장된 면도 있겠지만 어느정도 들어왔던 인도의 솔직한 모습들 이었고, 비록 소설이지만 이 글과 영화에 분명 힘을 실어주는 묘사라고 생각한다.

덧붙여서 사실적인 인도 영화만의 특징, 집단 군무의 향연!!!

엔딩 크레딧 부분의 군무는 몇몇 사람들에겐 거부감이 들었겠지만 나는 흥겨운 인도 음악에 맞추어 화려하게 펼쳐지는 기차 플랫폼에서의 군무가 영화의 아름다운 엔딩의 여운을 더욱 짙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4. 희망과 사랑.

결론은 이거다, 희망과 사랑.

빈민가 소년의 착한 인생과 의심하지 않는 희망,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사랑.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지역과 시간을 넘어서서 모두가 이해하고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진부하다고 해도 할 수 없다, 그만큼 익숙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박에 없으며 누구나 감동받을 수 있는 드라마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종합적으로 이 영화는 모든 감독, 시나리오, 배우, 음악...모든 부분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미국,영국과 유명감독의 힘이 아니라 그냥 보통의 인도 영화였거나 아니면 동일한 내용의 다른 나라 영화였다고 해도 이렇게 성공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 당연하다.

기껏해야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서 만족해야 할 만한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88개의 영화제 수상을 하고 2억달러가 넘는 흥행을 한다는 것은 조금 어색한 일이기는 하다.

어쨌든 그런 흥행 덕분에 한국에서도 아직 극장에서 볼 수 있으니 다들 빨리 극장으로 고고씽~^^

(아래는 이 영화의 수상정보...정말 놀랍다)

2009 아카데미 8개 최다/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 주제가상, 음향상
2009 골든글로브 4개 최다 / 감독상, 작품상, 음악상, 각본상
2009 영국 아카데미상(BAFTA)) 7개 최다/ 감독상, 편집상, 작품상, 음악상, 각색상, 촬영상, 음향상
2009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ESBF)/ 최우수 기술 공로상
2009 엑설런스 인 프로덕션 디자인 어워드 / 동시대 영화상
2008 새틀라이트 어워즈(Satellite)/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2008 블랙릴 어워즈(Black Reel) / 남우주연상, 발전상, 음악상
2008 영국독립영화제(BIF)/작품상, 감독상, 신인배우상
2008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2008 시카고 국제영화제/관객상
2008 카메리미지 영화제 / GOLD FLOG상
2008 아시안 필름 페스티발/ 관객상
2008 세인트 루이스 국제영화제/ 해외영화상
2008 전미 비평가 협회상(NBR)/작품상, 각색상, 신인남우상
2008 뉴욕 비평가협회상(NYFCC)/촬영상
2008 LA비평가 협회상(LAFCA)/ 감독상
2008 워싱턴 비평가 협회상(WAFCA)/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신인상
2008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CFCA)/ 감독상, 각색상, 유망연기상
2008 보스톤 비평가 협회상(BSFC)/ 작품상, 편집상
2008 달라스 비평가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2008 플로리다 비평가 협회상(FFCC)/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2008 피닉스 비평가 협회상(PFCS)/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편집상, 아역남우상
2008 샌디에고 비평가 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음악상, 편집상
2008 남동부 영화 비평가 협회상(SEFCA)/ 감독상, 각색상
2009 캔자스시티 비평가 협회상(KCFCC)/ 작품상, 각색상
2009 센트럴오하이오 평론가 협회상(COFCA)/ 감독상, 각색상
2009 방송영화 비평가 협회상(Critics Choice)/ 감독상, 작품상, 각색상, 작곡상, 아역배우상
2008 미국제작자조합상(PGA)/ 작품상
2009 미국감독조합상(DGA)/ 감독상
2009 미국작가조합상(WGA)/ 각색상
2009 미국 영화 편집자 협회상(ACE)/ 편집상
2009 미국촬영감독협회(ASC)/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미술상
2009 미국미술감독조합(ADG)/ 미술상
2009 미국배우조합상(SAG) 베스트앙상블상
2009 미국 영화 음향 협회상(CAS)/ 음향상
2009 의상디자이너 조합상(CDG)/ 의상상
L.A. TIMES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1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영화 TOP10’
롤링스톤지 선정 ‘최고의 영화 TOP10’
월 스트리트저널 선정 ‘최고의 영화 TOP10’
스티븐 킹 선정 ‘올해 베스트무비 TOP10’
L.A.영화 평론가 협회 ‘올해 최고의 영화10’
워싱턴 비평가 협회 선정 ‘최고의 작품10’
미국영화연구소(IPA)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10’

Posted by Dream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