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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에는 역시 다량의 스포일러성 문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시 매우 애태우며 기다렸던 영화였고, 나름대로는 만족을 하며 영화관을 나왔다.

사실 한국에서 "거장"이란 말을 쓰기에는 참 애매한데, "박찬욱, 봉준호, 김기덕, 홍상수"등 현재 가장 큰 name value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마이너적인 마인드와 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봉준호" 감독이 대중의 기호를 잘~ 건드리면서도 자신의 색깔과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섞어내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영화의 경우 소재와 연출이 조금 더 감독 중심이 되면서 기존의 타협성을 조금 버렸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만큼 멀어진 관객과의 거리를 매울수 있는 것은 "유명 배우들의 열연" 정도일 것이다.

한국이라는 좁은 시장에서 연기라는 부분에서 인정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명작, 혹은 명감독의 작품에 출연함으로써 연기력에 대한 공증을 꽝~ 받으려는 배우들이 매우 많다.

하지만 주관이 있는 감독은 연출 의도에 맞는 배우를 직접 캐스팅 하거나 의도적으로 망가뜨리기도 하는데, "최민식, 김혜자, 변희봉"등이 전자이고, "원빈, 이영애, 유지태, 박해일, 고현정"등이 후자이며, "김상경, 송강호, 오광록" 등은 감독의 분신이자 화자이자 페르소나이다.

어쨌든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감독과의 숨바꼭질""디테일한 연기" 일 것이다.



1. 의도적 중의법적 표현, "mother" or "murder"

감독이 밝혔듯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엄마인데, 하지만 엄마, 어머니...는 어감이 좀 약하다.

게다가 시나리오상 마지막 반전에 대한 복선의 의미로 중의법적 장난을 칠 수 있는 좋은 소재이기 때문에 "mother" 라고 쓰고 "murder"라고 읽는 의도를 잘 살릴 수 있는 선택이다.



2. 여전한 현실 비판의 칼날.

이미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의 전작에서 신랄하게 보여준 것이지만 답답할 정도의 현실, 대한민국의 지금을 다시 한번 비꼬아서 보여준다.

"살인의 추억"때 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지방 소도시의 경찰로 대표되는 한국의 경찰력은 여전히 멍청하고 단순하여 살인사건 현장에서 이름적힌 공이 하나 나왔다고 살인범으로 확정짓는다.

변호사는 수임료만 밝히고 피고인의 말은 듣지도 않으며, 여자끼고 룸싸롱에서 아직도 요정정치를 해대며, 돈으로 검사와 관계인을 매수하는 짓을 대놓고 한다.

돈이 없어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불쌍한 애를 내버려 놔둔 주제에 애가 죽었다고 하자 우르르~ 나타나 울고불며 난리를 피우는 매정한 친척들.

본드를 불어대고 불법 핸드폰 개조를 하는 고등학생, 야매로 침을 놓는 아줌마, 돈만 받으면 사람을 개 패듯이 패는 사람들...

각종 불법 행위와 사회의 어두운 면이 여실히 드러나 보이는데, 물론 봉감독의 line은 거기까지...

절대 그 이상을 넘진 않고 더 건드리지도, 명확히 보여주지도, 대안을 내놓지도 않는다.



3. 다양한 복선의 의미.

우선 영화 오프닝에서 김혜자씨가 활량한 벌판에서 혼자 덩실덩실 춤추는 장면은 엔딩의 관광버스에서 흐느적 흐느적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과 이어진다.

하지만 감독의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그 춤은 즐거워서 추는 춤이 아니라 "피하고 싶은 현실"을 잊기 위해 추는 춤사위이다.

오프님의 댄스씬은 첫번째 비밀인 영화 중반의 도준이의 살인사실을 확인한 후 추는 춤이다.
엔딩의 댄스씬은 두번째 비밀인 영화 종반의 엄마의 살인사실이 밝혀진 후 추는 춤이다.

또한 엄마의 보라색 코스츔, 도준이의 "바보"라는 말에 대한 과민반응, 진태의 골프채, 고물상 노인의 우산, 아정이의 핸드폰, 정신병원 탈출한 쌀도둑...
그리고 잊고 싶은 기억을 없애주는 허벅지의 침자리....

이 다양한 복선들이 감독의 의도에 따라 시간 순서를 넘나들며 제공되므로, 감독과의 숨바꼭질에서 지지 않으려면 영화를 보는 내내 신경을 곤두세우고 line drive를 따라가야 한다.



4. 의도적이고 작위적인 관객 세뇌.

익히 알고 있듯이 "헐리우드 5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극 초반이나, 등장인물의 등장과 함께 그 인물의 성격이나 설정들을 최단시간안에 관객들에게 설득하고 전하기 위해 여러 사건 에피소드를 초반 배치하여 두는 것이다.

4-1> 순수한 도준이.

예를 들어 "도준"이가 술집에서 술을 먹고 돈이 없어서 대신 내는 것은 골프공 2개인데, 아마 낯익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폴 빌라드"의 단편소설 "이해의 선물"에 등장하는 얘기를 그대로 차용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사탕값 대신 버찌씨를 내고 2센트를 거슬러 받던...다들 아시죠? ^^;;).

나는 이걸 통해서 "도준"의 순수성을 보여주겠다는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했는데(아마 맞을걸?), 이건 사실이 아니라 거짓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영화 종반으로 갈수록 드는 것은 어쩔수 없는데...

이것 또한 감독의 의도라면...실컷 놀아날만 하다.

4-2> 가짜 진범 진태.

또한 "진태" "도준"의 관계를 보여주는 골프장 벤츠 사건 또한 평소 둘 사이에 이용하고 이용 당하는 관계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로 인해서 단순한 관객은 초반부터 "진태"가 진범이라는 진부한 설정에 넘어가 버릴 수도 있지만, 너무 뻔한 덫을 밟을 정도로 현재의 관객들은 멍청하지 않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것이 영화 중반을 넘어가면서 확인된다.

4-3> "엄마"이자 "여자"인 "사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엄마"와 "도준"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영화 초반 그녀는 좀 모자라는 아들이 걱정되어 따라다니며 약 먹이고, 옷 입히고, 밥 떠먹이는 착한 엄마이다.

하지만 중반 넘어서 넌지시 제시되는 장면들 중에서 같이 동침을 하는 장면이라던지...5살때의 기억이라던지...진태가 그녀를 대하는 방법이라던지...

석연찮은 부분이 많이 보인다.

가장 크게 의심되는 결론은 "엄마"아들을 "남자"로 보고 있었다는 점이자 "진태"와도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점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감독은 떡밥만을 던져 놓을 뿐이지 결론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관객들의 머리를 아프게 할 뿐이다.



5. 한의사로서 씁쓸한 辯.

뭐 봉감독의 시나리오 작업에서 어느 정도로 엄마의 직업이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결론이자 주제인 "끊을 수 없는 관계, 덮어두어야 할 진실" 을 위해서는 침도 필요하고 혈자리도 필요하다.

근데 무허가 약방에, 야매 침법에 비전문가적이고 비전문가적인 지식으로 인한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그런 일을 유모어나 단순한 수단으로 넘길 수 없는 현실때문이라서...
더 씁쓸했다.



어쨌든 쓸데 없는 말이 길어져서 스포일러가 많아진듯 한데, 나는 재미있게 보았으니 적극 권해드릴테니 극장에서 내려오기 전에 꼭 보세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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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맑스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최근 읽고 있는 책이 "유시민"씨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이라는 책인데, 그 책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로 "칼 맑스" 가 등장한다.

"유시민"씨의 말을 인용하자면 "아프리카 사막 한가운데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죽기전에 한번쯤은 들어보았어야만 하는 한사람" 일 정도로 유명하고 중요한 인물인 것이다.

단순히 정치,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역사,언어,예술...등 인류 문화에 매우 광범위하고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그의 사상은 1800년대의 시대뿐 아니라 200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내 안에서도 무언가 꿈틀거리게 하는 인자가 있었다.

그리고 1848년 이래로 전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으로 혁명을 일으켰던 맑스의 나이는 31세였다...
그리고 2009년 나이 30세의 배때지에 기름만 꽉찬 멍청한 돼지 한마리가 뒷통수를 띵~하게 얻어 맞았다.

본시 정열적이고 낭만적이었던, 변호사 아버지와 독일 남작의 사위였던 전도 유망한 젊은이는 "헤겔 철학"을 접하면서 사상적 급진주의자가 되고, 그로 인해 위험한 저널리스트, 과격한 혁명 주동자가 된다.

당시 고전주의 경제학에서 근대로 넘어갈 무렵 확립되었던 (지주-자본가-노동자)의 관계와, 그에 파생되는 (지대-이윤-임금)의 경제적 3분설은 거의 확고한 것이었다.

그러나 약관의 나이에 시대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가지고 있던 맑스는 과감하게 (지주-지대)의 개념을 빼버리고 (자본가-노동자) / (이윤-임금)의 2가지 개념으로 경제적 이론의 초점을 좁혀 버렸다.

산업혁명 이후로 땅만 뭉게고 살면서 사회에 대한 공헌 없이 일정 금액만 내고 투표권을 사서 정치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에만 급급하던 봉건적 지주들은 근대사회로 넘어가면서 사라져야할 잔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자본가 VS 노동자)의 대립구도를 확실시 하면서 나온 개념이 그 유명한 (부르주아지 VS 프롤레타리아트) 이다.

1847년부터 시작된 세계적 혁명은 초기에 (지주/자본가)의 정치적 참여 권리에 대한 싸움에서 노동자 계급이 가세하면서 혁명 투쟁의 목적이 너무 난잡해졌고 결국 이합집산이 된 혁명세력은 정부군의 총탄아래 궤멸된다.

당시의 "보이지 않는 손""사유재산"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세력과, 그 사이의 "유토피아" 세계에 빠진 이상론적 망상가들...

그 사이에서 노동자 계급의 입장에서 평등을 논하고, 그 바탕에서 정치와 경제를 고민할 사람은 없었다.
("유시민씨"의 책을 보면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또 한명의 천재가 이런 시도를 했었으나 이 영재교육 받은 온실속의 화초는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그때 나타난 "칼 맑스"는 젊은 나이에 너무도 획기적이고 이상적인 사상을 들고 나와서 전세계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나, 그만큼 기득권 세력 전체를 적으로 돌렸기 때문에 유럽 대륙 전체에서 쫒기기 시작했고,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을 거쳐 이 위험한 천재가 정착한 곳은 섬나라이지만 세계의 중심이었던 영국이다.
(프랑스 시절 얘기를 안하면 안되는데, 여기서 그는 "평생 칼 맑스의 이름 옆에 같이할" 소울 메이트 "프리드리히 엥겔스"를 만나게 되고 이후 "공산당 선언"을 공동 집필하게 된다. 또한 독일 및 유럽 각국의 압박에 의해 맑스에게 추방명령을 내렸던 프랑스 내무장관 "기조"는 그 죄악 덕분에 "공산당 선언"의 서문에 악당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산업혁명으로 공업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었고, 절대 왕정으로 봉건사회의 기둥을 탄탄하게 지키려 했던 영국이 어째서, 왜 자신들에게도 위험한 "칼 맑스"를 받아들여 줬는지는 아직도 미지수 이지만, 유럽 여러 나라의 "칼 맑스"에 대한 체포 및 사형 요구에 대해 영국은 "영국법에 의거하여 엘리자베스 여왕을 모함하고 위험하게 하지만 않으면 뭘 하건 자유다!!!라는 이유로 유럽 각국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덕분에 원래 천재였던 "칼 맑스"는 대영제국 박물관 서재의 자유이용권을 받아 책속에 파뭍혀 "공산당선언", "자본론"등의 불후의 저작을 만들어 냈고, 지하의 공산주의자 동맹 등에서 맹활약을 하였다.

어쨌든 그의 인간적인 매력 말고도 불과 40페이지에 불과하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성공한 선언문에 대해 내가 주의깊게 읽은 부분만 살펴 보겠다.

(아래 부분은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고른 원문 문구와 요약이지 내가 쓴 글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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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낡은 유럽의 모든 권력들이 이 유령을 몰아내기 위해 신성동맹을 체결했다.

<제1장: 부르주아와 프롤레탈리아>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제2장: 프롤레탈리아와 공산주의자>
-공산주의 혁명은 과거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소유 관계와 가장 철저하게 결별하는 것이다.
-가장 선진적인 나라에서는 아래 조건을 일반적으로 적용한다.
 1. 토지소유를 몰수하고 모든 지대를 국가 경비에 충당함.
 2. 고율의 누진세 적용.
 3. 모든 상속권의 폐지.
 4. 모든 망명자와 반역자들의 재산을 몰수.
 5. 국가 자본과 배타적인 독점권을 가진 국립은행을 통해 국가의 수중에 신용을 집중시킴.
 6. 운송수단을 국가의 수중에 집중시킴.
 7. 국영공장의 수와 생산도구를 늘리고, 공동계획에 따라 토지를 개간하고 개량함.
 8. 모두에게 똑같은 노동의무를 부과하고, 산업군대..특히 농업군대를 키움.
 9. 농업과 공업의 운영을 결합하고,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없앰.
 10. 모든 아동에 대한 사회적 무상교육.

<제3장: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문헌>
1. 반동적 사회주의.
 -봉건적 사회주의.
 -소부르주아적 사회주의.
 -독일 사회주의 혹은 참된 사회주의.
2. 보수적 혹은 부르주아적 사회주의.
3. 비판, 공상적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제4장: 여러 반대파에 대한 공산주의자의 입장>
-공산주의자는 모든 나라의 민주주의 정당의 단결과 협력을 위해 애쓴다.
-공산주의자는 자신의 견해와 목적을 감추는 것을 경멸한다.
-공산주의자는 자신의 목적이 오직 기존의 모든 사회적 조건을 힘으로 전복시킴으로써만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공공연히 선포한다.
-모든 지배계급을 공산주의 혁명 앞에 전율케 하라.
-프롤레탈리아가 잃을 것은 쇠사슬밖에 없으며, 얻을 것은 전세계이다.
-전세계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

---------------------------------------------------------------------------------------------------------


지금까지도 그의 사상은 전세계 곳곳에 남아있고, 자본주의의 폐해가 드러날 수록 수정된 그의 사상이 견제할 것이라 믿는다.

위의 원문 중에서 특히 서문과 4장 마지막 부분은 정말 명문으로서, 현재까지도 여러 문서와 저작에 인용되곤 하는 글귀이니 꼭 기억해 두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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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영화를 찾아보진 않지만 그래도 자주 보는 편이기는 한데, 멀티플렉스 시장이 자리잡은 한국에서는 극장에서 보기는 애초부터 글러먹은 일이라~ 주로 집에서 혼자 보는 것을 즐겼었다.

물론 인디 영화들은 제작비의 한계와 스케일의 제약 때문에 구도와 촬영, 편집 등에서 농도 짙은 집중력을 보여주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큰 극장 스크린의 감동 보다는 조용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혼자 충분히 음미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홈 시어터로 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다.

문제는 세계 10위권에 드는 영화 소비국이면서도 제작과 수입 측면에서 지나치게 메이져 편향적이라는 꼴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는 한국의 영화 산업계 때문에 골치가 아픈데, 일전에도 아카데미 수상작들을 한국 전체에서 5개관 개봉, 혹은 개봉예정 없음...이어서 어이가 없던 적이 있었다.

(참고1: 세계 영화시장 규모 순위)
(1. 미국/ 2. 영국/ 3. 일본/ 4. 프랑스/ 5. 독일/ 6. 스페인/ 7. 이탈리아/ 8. 호주/ 9. 한국/ 10. 인도)


오늘의 영화인 "Boy A" 또한 독립영화 상영관인 광화문의 "씨네큐브"에서 단관개봉 한데다가 2차판권 또한 팔릴 리가 없으니, 한국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은 전국 어디에서건 서울 광화문으로 올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세계 9위의 영화 소비력을 가진 한국의 현실이다.

어쨌든 이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지인이 있어서 나도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보게 되었다.

1993년에 영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10세 소년 2명의 2세 소녀 살해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완성된 동명의 소설 "BOY A"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데, 물론 읽어보진 못했지만 소설로서의 원작도 훌륭하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로 보았을 때 영화 자체로는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각본에 대해서는 소재의 특수성 만큼의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이름을 버린 소년 "잭"이 일반인의 세상에 다가가는 모습들은 그의 직장, 일상, 친구, 애인...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매끄럽게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극의 전개상 (위기-절정-결말)이 필요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무리수가 배팅된 것 같은데 그게 좀 노골적이어서 아마츄어틱한 어설픔이 조금 아쉽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복선으로 등장하는 2가지.

1. 조용히 살아가던 "잭"이 얼떨결에 교통사고 장소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구하고 영웅이 되면서 매스컴의 주목을 받음.
2. 보호관찰사인 "테리"의 백수 아들의 등장.


1번의 경우는 인지하고 긴장을 이어나갈 수 있는 브릿지 형식의 단계적 복선중에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2번째는 확실히 노골적인 배치이기 때문에 이질감이 나타나는 것이다.

먼저 "잭"이 나쁜 길로 빠지게 된 계기가 부모의 무관심에서 온 가정파괴였다고 묘사되는데, 중반부에서 "테리"와 그의 아들이 보여주는 교감과 가정의 재구성은 "잭"의 과거에 대한 비교를 하게 한다.

그러나 "테리"와 아들과의 관계는 후반부로 갈수록 변화되어 "범죄자지만 착실히 살아가는 잭""평범한 성인이지만 집에서 놀고 먹고 사는 백수 아들" 사이의 대비가 심해지게 된다.

결국 "테리"는 범죄자인 "잭"을 아들이라고 부르고, 진짜 아들에게는 "잭"과 비교하여 잔소리를 하게 되는데 아들은 그에 대한 반감에 결국 일을 저지르게 된다는 스토리인데 이런 결정적인 캐릭터의 등장과 역할이 너무 작위적이랄까...극에 녹아들지 못한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은 나 혼자인지 모르겠다.

영화에서 가장 큰 사건은 익명으로 남아있던 "소년 A""잭"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것인데, 그걸 까발리는 역할을 맡을 사람으로 과연 그가 적합한가?

그리고 한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릴 것을 뻔히 알면서 일을 저지를 정도의 이유가 되는가?

일부러 독자와 관객들에게 어이없음과 분노를 일으키게 할 목적이었다면 그 목적을 100% 달성한 것이지만, 그런 의도가 아닌 단순한 배치였다면 상당히 어설플 뿐이다.

또한 극의 전제가 되는 "살인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병렬 전개 식으로 재구성 되는 주인공 "잭" 어린시절에 대한 표현에 있어서 너무 많은 면죄부를 주는 것 또한 독자와 관객을 무시하는 행위일 수 있다.

불우한 가정환경, 학교에서의 냉대와 이지메, 불량배지만 주인공을 이해해주는 친구, 우발적인 살인...

결국 커다랗게 빵~빵~ 터트려서 던져놓은 "살인범의 과거"는 너무 많은 물타기 끝에 인상적이지 못하다.

독자, 관객의 주인공에 대한 감정 이입과 동정심을 유발하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비현실적인 느낌은 어쩔 수 없다.

또한 Stereo type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하는 직장 동료와 여자친구도 그렇다.

영화의 주제가 "범죄자의 낙인"이고 "그것을 알게된 후의 주변인들의 변화" 를 통해 보여져야 하기 때문에 몇몇 장치들이 필요한 것이다.

1. "널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어, 곤란한 일이 있으면 말만 해" 라고 말해놓고 뒤통수 치는 직장 동료이자 친구.
2. 좋아해서 먼저 대쉬해 놓고 뒤돌아서는 냉정한 여자친구.


참 낯뜨거운 장면 설정과 에피소드 전개, 그리고 대사들... ㅡ.,ㅡ

주인공에게 결정적 위기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위의 2명의 캐릭터 이외에 가장 중요한 role을 맡고 있는 "테리"는 그 중요한 순간에 등장하지 않는다.

"테리"는 보호관찰사이기 때문에 이미 "잭의 과거를 알고 있다.
때문에 "위기의 확대""배신과 고립감의 주동행위자"가 될 수가 없기 때문에 종반에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잭"의 전화를 받지 못하고, 그의 위기를 곁에서 도와주지 못하게 되는 상황은 관객들에게는 꽤 그럴듯한 떡밥으로 작용한다.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지 않고 뒤에 남은 "테리"로 인해 극의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 반해서 영국의 암울한 하늘과 함께 보여지는 조명과 화면은 매우 dry하게, 관조적으로 사건들을 보여주면서도 감정을 자극하여 인상 깊었다.

그리고 저예산 영화의 특징인 절제된 Sound와 의도적인 시청각적 공백의 활용은 감독의 기지와 재량으로 매우 멋지게 시간을 채우고 있으니, 책이 아닌 영화 자체로서의 가치로는 매우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세계 3대 영화제를 수상한 영화니까...^^

(아래는 이 영화의 수상내역)
2008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심사위원상 수상
2008 영국아카데미시상식 남우주연상, 감독상, 편집상 수상
2008 디나르영화제 각본상, 촬영상,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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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본격 정치 만화라기 보다는 픽션 드라마의 형식을 보인다고 해야 옳다.

현실의 일본 정치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적나라한 리얼리티와 함께 "인위적인 독재자, 살아있는 신"을 만들겠다는 시도의 허무맹랑함은 의외로 잘 버무려져 어색하지 않은데, 아마도 "만화"라는 장르의 넓은 관용성 때문이리라.

어쨌든 앞서 말한대로 이 만화는 일본 수상의 얼굴이 그대로 등장할 정도로 일본 정치계를 대놓고 까발리고 있으며, 특히 좋은 면 보다는 부패하고 썩은 부분만 부각시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연재 초기부터 많은 화재를 몰고 다니며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으나...어쩐 일인지 내용 전개와 맞지 않게 全5권(한국에선 6권)으로 완결을 맺어 버린다.

만화계의 소문에 의하면 일본 정치계의 압력 때문에 종반에 내용이 변하고, 결국은 조기종결하게 되었다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작가와 작화가 모두 1~3권의 초반부에는 장기연재의 의지를 불태우면서 다양한 등장인물과 많은 복선을 깔아 놓았으나 그런 요소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채, 심지어는 인과관계와 개연성이 전혀 떨어지게 끝맺음을 하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을 접어둘 수가 없었다.

아쉬움이 큰 것은 그만큼 이 만화의 플롯과 내용 자체가 그만큼 훌륭한 소재였었고, 작화와 전개 또한 흥미진진했었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만화에 주목하게 되는 계기는 "히틀러의 비밀문서- 키마이라"의 존재 때문이다.

내용 전개상 처음부터 끝까지 전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 비밀문서인데, 어떤 경로로 일본에 들어왔고 그렇게 쉽게 일반인들이 가지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대학 교수인 삼촌에게서 이 책을 몰래 훔쳐내게된 주인공 패거리들은 이 책의 가치를 깨닫고 책의 내용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책의 내용은 "평범한 미술학도였던 히틀러가 어떻게 자기세뇌를 통해서 대중의 영웅이 되어 선동하였는가" 의 근거가 되는 것으로, 유년시절 주인공 4총사중의 한명이 약물을 이용한 세뇌를 행하다가 자살하고 마는 일이 발생하여 계획은 중단되었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성장하여 30대가 되었을 때 우연한 기회에 다시 계획이 발동되고, 그때 우연히도 주인공 3명은 사회 각 처에서 정치에 꼭 필요한 부분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연이 존재한다.

-재력: 대기업 2세(키쿠치 류이치)
-언론: 방송국 시사프로 PD(코바야시 켄지)
-폭력: 거대 야쿠자 부두목(사카구치 카오루)

결국 앞서 "정치9단"에 대해 얘기하면서 언급했던 (정치-재벌-언론) 복합체의 존재와 비슷한 커넥션을 "친구"라는 간단하지만 견고한 끈을 통해 만들어 버린 것이다.
(현실세계에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이런 커넥션을 구축하기란 매우 힘들다).

그들은 현실의 일본 정치계에 회의를 느끼고 일본에 새로운 독재자를 세우자고 의기투합하게 되는데, 만약 현실세계라면 그들의 힘으로 배후조종 정도만 가능했겠지만, "만화라는 관용적 세계에서 히틀러라는 too을 사용" 하여 아예 새로운 神적 캐릭터를 만들어 낼수 있게 된다.

10년 넘게 노숙자로 살면서 기억과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을 데려다가 히틀러의 비밀문서 "키마이라"의 약물요법과 자기세뇌의 방법으로 "호시노 쿠니요시" 라는 완벽하게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후 3명의 친구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언론을 통해 호시노를 방송에 노출시키고, 뒤로는 돈과 폭력을 이용하여 홋카이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리고 보궐선거에 입후보 시킨다.

여기서 쉽게 국회의원이 되고 이후 본격적인 정치 전쟁이 벌어졌으면 차라리 좋았을 텐데...

작가는 초반부에 홋카이도 선거전을 치루면서 "호시노 쿠니요시"라는 정치가가 어떤 캐릭터인지 보여주고, 친구 3총사가 그리는 정치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현 여당인 민정당의 권력을 등에 업은 2세의원이 입후보하여 호시노와의 선거전을 치루는 모습을 오래 연재하며 보여준다.

이때 당시 일본 총리(고이즈미)를 쏙~ 빼닮은 "아사누마"총리와 배후에서 일본 정계를 움직이는 우익 거두 "니카이도"등이 등장하여 각종 정치비리를 세트로 보여주기 때문에 본격적인 정계비판의 날을 세우게 된다.

이러다보니...
정작 "히틀러"와 "키마이라"는 초반부에만 반짝~ 등장할 뿐, 소재의 유니크함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게다가 정계 비판의 칼날은 부메랑처럼 그대로 작가들에게 되돌아와 압력으로 나타나고 정작 국회의원 선거만 끝났을 뿐인데 만화는 어이없게 완결되고 만 것이다.

시도는 좋았는데...결과가 좋지 않았다고나 할까?

어쨌든 본격 정치 만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소재와 드라마 때문에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만화이기에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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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래 기다린 영화였다.

내가 전적으로 믿고 기다렸던 시리즈가 2개 있었는데, 그중 "Alien" 시리즈는 1~4편으로 완결되었고 단 한편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었다(물론 우리집에 DVD로 모두 있다).

그 다른 하나가 바로 "Terminator" 시리즈인데, 사실 이 영화에 대한 나의 충성도는 조금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Alien"의 경우 TV 심야영화에서 1편을 본 이후에 충격을 받아 초등학생때부터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영화를 극장 가서 보겠다고 암표를 사고~ 난리치며 돌아다녔었으나, "Terminator"의 경우 1편은 있는지도 몰랐고 친척 형이 "정말 재미있는 영화 비디오 빌렸다" 면서 나를 끌고 집에 가서 보여준 2편이 최초의 조우였다.

도저히 80년대 기술이라고 볼 수 없는 충격적인 영상과 스토리에 입이 벌어진 줄도 모르고 침을 줄~줄~ 흘리면서 봤었으나 결국 1~3편까지 15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번도 극장에서 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4탄, 최초로 극장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서설이 길었는데 어쨌든, 꼭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였고, 역시 400석 이상의 대형 극장에서 보길 잘했다고 자위중이다.

시리즈의 전작들에 비해서 스토리의 완결성이 떨어지고 곳곳에 허점이 보이긴 하지만 "극장용 액션 블럭버스터"로서 본다면 100% 만족을 주는 영화였고, 그 이유를 따져보면 아래와 같다.



1. 2억달러를 허공에 쏟아 붓다!!!

요즘 헐리웃 영화에서 1~2억 달러의 제작비는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문제인데, 여타의 영화들이 극단적으로 아래의 셋중 하나이다.

-화려한 캐스팅과 로케이션 비용으로 날린다.
-화면을 뒤덮는 CG로 돈을 날린다.
-실제로 건물,차,비행기를 날려버린다.


최고 흥행작이라는 "스파이더맨, X-men"의 경우 CG에 치중하는 비용이 너무 컸고, "캐러비안의 해적, 오션스11" 등의 시리즈는 캐스팅 비용과 로케이션 비용으로 돈을 다 날렸다고 봐야 하고, 고전적인 액션물인 "다이하드, 러셀웨폰"등의 영화에서는 건물,차를 뻥~뻥~ 날려대느라 돈을 많이 썼었다.

억단위의 돈을 쓰면서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가의 결과물은 곧 위의 3가지를 얼마나 잘 섞어냈느냐가 완성도의 판가름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터미네이터4"는 합격점을 줄 수 있는데, 기존의 고전적 "블럭버스터"의 의미 그대로 자동차, 탱크로리, 헬리콥터, 비행기...등을 뻥뻥 날리면서도 현실에서 불가능한 액션과 로봇, 배경등에 적절하게 사용된 CG, 그리고 현재 헐리웃 최강의 흥행카드인 "크리스챤 베일"까지...

위의 3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액션 영화계의 "모듬 안주"와 같으니, 어찌 즐기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2. 액션 형태의 변화-> 군사액션의 스펙터클.

1~3편까지의 경우 "새라 코너", "존 코너"의 개인을 1개의 적개체로부터 지키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전형적인 추격 액션의 형태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저항군 활동이 시작되면서 기존의 군대 체계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조직체계, 무기사용, 전투장면등이 군사액션 스타일로 변하게 되었다.

한창 DVD가 활성화되고, Blu-ray가 보급되면서 최강의 화질과 음향을 찾는 사람들에게 "레퍼런스 타이틀"로 불리게 된 영화들 중에는 유독 군사액션 영화가 많으니 그영화들과 비교를 해 보겠다.

-Blackhawk down-> 초반의 유격 전투 씬과 기지내 전투 씬에서 헬기 추락 및 시가전의 양상.
-Saving private ryan, Enemy at the gate-> 근미래의 상황에서 현대의 총기류로 싸우기 때문에 총탄 효과와 시가전의 정신없는 협연.
-Behind enemy line-> 영화 자체는 재미 없지만 20여분에 달하는 최신 전투기의 공중 추격씬으로 이름 높았던 이 영화처럼, 미래화된 전투기들의 폭격 및 추격씬의 숨막힘.

어쨌든 전작에는 없던 새로운 형태의 액션의 재미가 있다는 말인데, 특히 이런 장면들은 큰 스크린에 현장감 있는 사운드 시스템이 있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 역시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다.



3. 어정쩡한 시점의 스토리.

사실 "Terminator" 영화 자체가 미래 전쟁의 프리퀄 형식을 노리고 제작된 영화였기 때문에, 사실 실제 미래전쟁 자체로 영화를 만든다면 의미가 퇴색 될 수 밖에 없다.

미래 지도자, 주요 인물의 암살을 위해 보내는 인물인 "Terminator"를 제목으로 하는 만큼 굳이 4편의 내용은 동일한 제목을 달고 시리즈로 나올 의미는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냥 전작의 주인공 이름만 등장하는 전쟁 영화로 보일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 면에서 원작자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2편까지만 찍고 손을 뗀 것은 정말 현명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헐리웃 제작사에선 신규 영화를 창조하기보다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흥행 시리즈물"을 선호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원작의 의미가 있건 말건, 스토리가 끝났건 말건 일단 관련 내용을 찍어내고 보는 것이다.

열열한 팬임을 자처하는 관객들은 제작사의 뻔한 노림수가 보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극장을 찾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이번 영화처럼 기대감을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만족시켜 줄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8000원의 값어치는 한 것이니 위로로 삼아야 겠다.



4. 어쩔수 없이 비교되는 단점.

우선 이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전작과의 비교"를 하지 말아야 한다.

원래 시리즈를 예상하고 만들지 않았던 1편과, 최고의 완성도와 비쥬얼을 보여준 2편은 최초 창작자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것인데, 문제는 이 사람이 지나치게 천재적인 감독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Terminator"의 각본과 미술 디자인까지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단 한사람의 머리와 손끝에서 나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그의 손을 떠난 시리즈는 정통성, 독창성, 발전성을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3,4편에서 연달아 실망을 하게 되는 이유도 그런 점들 때문일 것이다.

현재 영화 컨텐츠의 판권은 제작사에 있기 때문에, 원작자이자 감독이었던 "제임스 카메론"은 시리즈 제작에 대해 아무 권한이나 발언권이 없으니...어쩔 수 없는 일이다.

관련된 내용인데, 메카닉 디자인이나 미래세계에 대한 묘사에 있어서도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인다.

시간적 시점이 1편의 "카일 리스"가 미래에서 떠나기 이전의 때이기 때문에 T-800보다 이전 모델인 T-600의 시대인 것은 알지만, 어떻게 그것보다 이전인 핵전쟁 발발 시기를 다룬 3편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이 없는 메카닉 모델들 보다 디자인이 후지나?

똑같이 이동식, 기관포에 비행기...어떻게 과거 시점보다 후질 수가 있단 말인가!!!

그냥~ 물량공세로 밀어붙인다는 느낌 밖에 없었다.
(물론 이거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지만...)

그리고 주인공으로 그 잘나가는...그 비싼..."크리스챤 베일"이라는 헐리웃 특급 조커 카드를 썼으면서 왜 사람들은 "주인공은 "마커스"로 나온 "샘 워싱턴"이 주인공 같냐?" 라는 말을 하는 걸까?

관객을 낚기 위한 특급 떡밥이었던 것인가?


어쨌든 나는 오랜만에 큰 극장에 가서 뻥~뻥~ 터지는 장면 보면서 꽝~꽝~ 의자가 울리 정도로 큰 소리에 떨면서 재밌게 보고 왔다.

원작의 팬에게는 조금 미흡할 지라고, 넓은 마음으로 받아 들입시다.
알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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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계에 실망하여 직접적인 정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기로 했으나, 이 기회를 더불어 정치를 소재로 한 만화들에 대한 리뷰를 해보고자 마음 먹었다.

한국에선 내가 알기로 본격 정치 만화는 만들어진 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이 일본 만화가 될 수 밖에 없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

가장 먼저 선택된 작품은 역시 우리집 서재에도 소장되어 있는 "히로가네 켄시"의 작품, "정치9단"이다.

"리얼리즘 망가"의 대표주자인 "히로가네 켄시"는 회사원의 성장단계를 잘 보여준 "사원시마, 시마주임, 시마과장, 이마부장, 시마이사, 시마상무, 사장시마" 의 장대한 시리즈 만화를 비롯하여, 방송계의 뒷면을 보여준 "라스트 뉴스"와 본격 정치가 만화를 표방한 "정치9단"까지 각각의 작품에서 철저한 고증과 구성으로 완벽한 리얼리즘을 구현하여 현실세계를 반영한다.

이번에 소개할 "정치9단" 또한 이러한 리얼리즘의 발판 아래 全20권으로 완결되는 동안 일반인이었던 주인공이 국회의원, 장관, 나아가서는 총리가 되는 과정을 현재 일본과 세계 정세의 중요한 화두들과 함께 그리고 있기 때문에 현존하는 정치 만화 가운데에서는 그 완성도가 가장 뛰어나다가 감히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럼 중요한 주제 몇가지를 가지고 이 만화에 대한 심층 해부를 해 보도록 하겠다.



1. 일본 정치체계의 이해- 양원제.

이 만화를 100%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화상에서 친절하게 해설해 주지 않는 일본 정치 체계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일본은 세계의 몇 안되는 "입헌군주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상징적인 천황아래에 국회를 꾸리고, 내각을 조직하여 나라를 움직이는 것이다.

국회는 미국식 양원제를 가져왔는데, "양원제"란 국회를 2개로 나누어 서로 보조하게 하는 체제인데 한국과 같이 국회가 하나만 존재하는 "단원제"의 반대말 쯤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어쨌든 일본의 국회는 "참의원""중의원"의 2개로 나뉘어 있고, 이를 이해하기 쉽게 미국에 대입해 보면 "참의원=상원", "중의원=하원"이 된다.

입법 과정이 (상원->하원)으로 가게 되어 있고, 권한 또한 하원이 크게 되는데, 일본 또한 중의원의 권한이 더 크며 가장 중요한 권한인 "내각불신임안"을 가결하여 "중의원 총해산"이라는 국회 Reset의 중요한 권한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중의원의 임기는 4년이지만, 무슨 일이 생겨서 총해산이 되면 바로 국회는 텅~ 비게 되고 전국에서 다시 국회의원 선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참의원은 6년의 임기를 갖는데, 그들은 어떤 일이 생겨도 임기 동안 직무를 수행하므로 총해산과 같은 국회의 공백시 중의원의 역할까지 대행하여 나라의 입법, 통치 체계에 빈틈이 생기지 않게 한다).

그리고 중의원 선거에서 다수당이 된 여당 총수가 "총리"가 되며, 그 총리는 내각 임명권을 가지고 조각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각 부의 장관을 선임할 수 있게 된다.

자, 잘 줄여서 설명해 보려고 했는데 쉽게 알아 들었을지 모르겠다.



2. (정치-행정-언론) 복합체의 현실화.

현실세계에서 개인의 정의와 힘은 다수에 대항할 수 없고, (입법/행정/사법)의 어느 하나를 손에 넣었다고 하여도 넓은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그래서 이상적인 통치(독재의 가능 근거)의 조건에는 (뛰어난 정치인+유능한 관료+정권친화적 매스컴)이 필요조건으로 여겨지게 되었고, 이것이 가능하게 되면 권력을 가진 자들의 마음대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게 되므로 독재의 필수 조건과 다름 아니다.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도 민주주의의 후퇴와 암묵적 독재가 가능한 이유를 그대로 적용시켜 찾을 수 있다.

(정치인- 집권당인 한나라당과 대통령 이모씨)
(행정부, 사법부- 각 부처와 독립심을 버리고 권력의 개가 된 검찰, 경찰)
(매스컴- 정권에 절대적으로 충성을 다하고 있는 조선,중앙,동아)

만화상에서는 주인공의 절친한 친구들이 등장하는데 공통분모는 "도쿄대학 법대" 졸업 동기라는 것이니...마치 현재 한국의 "강남권, 고려대, 소망교회" 라인이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쨌든 그 친구들중 한명은 출세한 외교부 고위 관료, 또 한명은 일본에서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사의 정치부 국장이다.

이러한 설정은 정치학계의 통치 논리에선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비단 학계에서뿐만 아니라 많은 소설, 만화에서 차용하게 된다.

만화에서도 자주 차용되는 "Party" 개념의 공동체인데, 한국이나 일본에선 특히 위의 세가지에 (+조직폭력단 or 야쿠자)가 추가되어 어둠의 세계까지 끌어들이는 극단적 쓰래기 형태를 그리기도 한다.



3. 정치계의 Prince story.

주인공은 원래 정치와는 상관 없는 대기업 과장이었으나, 아버지이자 민정당 영수이고 前건설대신(건설교통부장관)을 지낸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그 뒤를 이어 정치계에 발을 딛는 "2세 정치인"이다.

그는 아버지의 선거구인 카고시마에서 그 기반을 이어받지만, 젊고 이상적인 정치 의식으로 자신만의 정책과 공약을 내세워 고난을 겪지만 결국 국회의원, 관방장관, 외교부장관, 총리까지 올라가는 엘리트 정치인의 단계를 착실히 보여준다.

이런 작화적 스토리는 "정치"라는 딱딱한 소재와 지나친 "리얼리즘"으로 쉽게 흥미를 잃어버릴 일반 독자들에게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책을 붙들게 한다.

또한 "히로가네 켄시"의 마초적인 성격과 일본 사회의 성적 개방성에 근거한 불륜, 섹스스캔들까지 가미해 성인 극화로서의 재미 또한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이런 과정과 내용들은 2008년 일본에서 최고의 시청률로 방영되었던 "키무라 타쿠야" 주연의 정치 드라마 "CHANGE"가 거의 그대로 따 왔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4. 거슬리는 일본의 극우 파시즘.

만화상의 주인공 자체는 깨어있는 의식과 깨끗한 신념을 가진 훌륭한 정치가로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히로가네 겐시" 라는 작가와 현재 일본의 대외 정책이 맞물려 상당히 보수 극우 의견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인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이 이 만화를 본다면 거슬리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4-1> 적극적 자위권 행사.

2차대전 패전 이후 일본은 자위적 군사행동 이외에 적극적 군사 조직, 이동, 공격, 방어를 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작가는 해상자위대의 극단 상황에서의 독자적 자위권 행사라는 에피소드를 통하여 일본도 군대를 조직하고 적극적 군사행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금 제국주의 파시즘의 싹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것이다.

4-2> 북한에 대한 입장.

예전 일본 정권은 북한의 정치 체제를 인정하고 국가적 혹은 민간적 교류를 인정해 왔으며 일본에선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은 북한 국적의 한국인, 즉 조총련의 생활이 보장받아왔다.

하지만 극우주의자들의 편인 작가는 현재 북한이 얼마나 일본에 위협적인지를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일본이 얼마나 피해를 입고 있는 지를 부각시킨다.

이 만화에서 뿐만 아니라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에서도 북한의 일본인 납치, 영토 침범, 스파이 행위등을 그려서 적대적 감정을 가감없이 내보인다.

그러면서 일본에는 "스파이 방지법"이 없기 때문에 일본에 미국이나 북한 등의 밥이 된다는 논리를 펼치는데, 이는 마치 한국의 조중동 등의 매스컴에서 무슨 일만 있으면 북핵 문제등으로 눈을 돌리려는 알량한 수작과 별다를 바 없어 보인다.

어느 나라나 꼴통들은 있다는 것인가!!!

4-3> 일본의 세계 경영.

주인공은 한국의 국무총리와 같은 위치인 "관방장관"에 있을 때나, "외교부대신"의 자리에 있을 때 겉으로는 보기 좋게 "나라의 이익 보다는 세계의 평화"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압권인 장면은 UN 회의에 가서 기조연설을 하는 부분인데, 지네들끼리는 명연설이라고 좋아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얼마나 개소리인지 확연히 알 수 있다.

"일본은 패전이후 세계 평화에 기여해 왔다, 그리고 우리는 미국에 이어 세계2위 경제 대국이니 알아서들 기어라, 우리가 돈 존내 많이 내어 놓았으니까 당연히 UN 안전보장이사회에 일본 자리 하나 내놔라..."

이 쪽바리 새끼들이 뒤질라구...



5. 독자의 대변인, 비서 "니시".

주인공인 "카지 류우스케"가 국회의원이 되고 나아가서 총리가 되기까지 바로 옆에서 수행하는 "니시"라는 이름의 비서가 있다.

그는 좀 어리벙벙 하지만 순수한 정의감을 가진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데, 만화 상에서 그의 역할은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정치 문제나 현황 사건에 대해서 그가 카지에게 보고하거나 문의하면서 내용을 언급하고, 세계 정세 및 일본의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주인공인 카지가 "니시군, 회담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 세계정세에 대해 설명해 줌세..."라며 친절히 정국을 설명해 준다.

결국 만화상에서 누구든지 "니시"에게 말을 하는 것은 곧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또...
글이 너무 길어졌다.

몇몇 거슬리는 점만 빼면 정말 훌륭한 정치만화의 수작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꼭 한번씩 읽어 보도록!!!
(최근엔 구하기 힘드니까 우리 집에 오면 보여줄게~)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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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먼저 책을 읽고 싶었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소설 리스트에 130주간이나 올랐던 최대의 화제작이었는데, 다른 책에 밀려 있었고 솔로이다 보니 극장 갈 기회도 별로 없어서 영화도 늦게 볼 수 밖에 없었다.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 항상 갈등을 하게 되는데, 영화를 먼저 볼 것이냐...책을 먼저 읽을 것이냐...
책을 먼저 읽은 후에 영화가 나온다면 문제는 없지만 이번처럼 영화 개봉 후에 원작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영화를 먼저 보게 되었으니 영화 얘기나 하는 수 밖에...

일단 감독인 "캐서린 하드윅"에 대해서는 경험도 없고 지식도 없었다.
이번 작품을 보고 판단한 결과 역시 아직 미숙한 점이 많이 보이는 것이 안타까웠다.

여성 감독이라선지 일단 인물색이나 감정 라인이나 흐름은 섬세하고 좋았고, 특히나 좋았던 점은 화면 때깔이었다.

뱀파이어가 정착할만한 "미국에서 가장 습하고 추운 곳"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어둡고 안개 낀 신비로운 배경에 창백한 얼굴의 섹시한 등장인물들 까지...

"드라큐라"의 퇴폐적인 분위기와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애절함과 섹시함과도...
"언더월드"의 인위적인 어두움과도...

전혀 다른 화면 때깔을 보여준 것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어설픈 점도 몇가지 보이는데 특히 액션신...어쩔거야!!!!

물론 이 영화가 "언더월드"처럼 본격 뱀파이어 액션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보이도록 선전한 홍보사의 문제도 있지만, 그래도 너무 어설프다.

액션신 자체도 많은 편은 아니지만, 와이어 액션이나 CG처리들도 많이 어설프다.

하다못해 얼리웃 영화라 하더라도 무술감독의 역할에 따라 "매트릭스, 킬빌, 이퀼리브리움"같은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참 아쉽다.

어쨌든, 원작 소설이 "Twilight, New moon, Eclipse"의 3부작이고, 영화도 후속 2,3편이 동시에 제작되고 있다고 하니 2편 개봉 전에 원작 소설을 구해서 읽어 봐야 겠다.
(근데 영화 제작사에서 4편 계획을 언급했다는데...원작도 안 나왔는데 어쩌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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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라고 말하기에 곽재용 감독은 좀 쪽팔림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같은 자리에서 똥을 2번 밟으면 다음번엔 그 길을 피해야 한다는 것은 바보라도 안다.

근데 그는 왜 3번째 똥을 밟은 것일까?

알면서 일부러 밟은 것인가?
아니면 정말 몰라서 자꾸 밟는 것인가?

무대가 일본으로 바뀌고, 돈을 들여서 스케일과 화면에만 공을 들였을 뿐이지 기본 플롯은 이전의 2작품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순진해 빠진 바보 남자 주인공.
제멋대로이고 예쁜 여자 주인공.
그 캐릭터를 살린 흥미위주의 에피소드 몇가지.
헤어짐에 대한 예고와 질질 끄는 억지 감동.
꼭 등장하는 어설픈 에필로그...

물론 처음 봤을 때는 재밌었지만 맛있는 음식도 두번 먹으면 질리고, 세번째 먹을 때는 "저자식이 날 놀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이 영화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었지만 한국에선 망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에서는 관객들이 첫작품 "엽기적인 그녀"를 보면서 큰 기대감을 가지고 두번째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와 세번째 "사이보그 그녀"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기대감 만큼 고스란히 실망감을 받고 있으니, 바보라고 하더라도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 홍콩, 중국등의 시장은 다르다.
그들 또한 이전 작품을 보았을지 모르나 시간차와 기대감이 다르다.

그들은 연속성을 가지고 시리즈물을 보는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 관객들은 몇년간의 시간을 기다리고, 그 사이에 생긴 기대감을 소급받으려는 사람들만이 그의 시리즈 영화들을 선택했다.

근데 매번 같은 패턴에 겉으로 스케일만 키우고, 유명 스타를 캐스팅 해서 관심이나 끌려는 속보이는 수작도 관객들에겐 실망감만을 안겨줄 뿐이다.

그나마 내가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아야세 하루카" 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
ㅠ.,ㅠ

어쨌든 곽재용 감독도 이젠 나이도 있고, 필모그래피도 쌓여 가는데, 이젠 차후 행보에 대해 신경 좀 써야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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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책 표지 보다는 영화 포스터가 더 멋져서 내 맘대로 가져왔다.

이 책은 독일 문학계의 몇 안되는 유명작가인 "파트리크 쥐스킨트" 가 출세하게 된 1980년대 초기 작품이다.

일전에 그의 중기작인 "콘트라 베이스"를 읽어 보았으나, 사실 그 책은 단편 수준이었고 전개나 내용 자체도 희곡 형태의 극본 같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장편 소설은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영화는 이미 보았었고, 괴팍한 독일 작가의 불친절한 소설을 그다지 땡기지 않았으나 나의 절친한 친우인 유일한옹께서 친히 책을 선물하시며 읽어보라고 권하여서 등떠밀려서 읽게 되었다.

소설의 시점은 시종일관 전지적 작가시점인데다가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단 한마디도 없이 작가의 서술에만 의존하여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박진감이 넘치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만큼 인물의 감정과 사고를 잘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특히나 주인공인 "그루누이"의 설정이 태생부터 불우하고 괴팍한 성정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이런 서술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기괴한 외모와 체취가 없는 음험한 분위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기피당하는 주인공의 외로움과 자기만족의 오만함까지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내용에서 본다면 책의 제목인 "향수"와는 조금 다른 의미의 "향취, 체취"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겠다.

주인공인 "그루누이"는 천성적으로 몸의 냄새, 즉 자신만의 체취가 없는 대신에 세상의 모든 냄새에 대한 민감한 후각과 확실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향수 장인의 도제로 들어가지만, 종국에는 세상의 모든 향기에 경멸을 느끼고 외딴 계곡의 동굴에 파뭍혀 7년의 세월을 혼자 사는데, 그 계기가 바로 어느 아름다운 처녀의 체취에 반한 이후 그 체취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에 그녀를 살해한 일 때문이다.

결국 그는 최고의 향수는 꽃이나 방향성 재료에서 나온 향기가 아니라 "인간을 매혹하는 체취"라고 생각하고 궁극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25명의 처녀를 살해하고 그녀들의 체취를 훔친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자신만의 체취를 다른 아름다운 25인의 냄새를 모아서 최고의 향수로 만들어낸 그는, 그 자신의 승리, 세상에 대한 복수를 위해 그 향수로 세상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중간 중간 작가의 불친절함이 아쉽기는 했지만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영화를 먼저 봐서인지 영화의 시각적 이미지가 겹쳐져서 살짝 방해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근데 또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면 바로 후회할테니, 책을 먼저 볼지 영화를 먼저 볼지 각자가 잘 생각해서 결정하도록 하자!!!
Posted by Dream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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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만화 관련 글을 쓰지 않았는데, 근래 읽은 책 중에 간만에 소장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 있어서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다.

만화방에 갈 때마다 이상하게 손이 안가는 책들이 있다.

그림체, 소재, 표지...
여러가지 이유로 끌리지 않는 경우인데, 이러다가 불현듯 손에 잡고 감격하여 소장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사형수042, 레인보우 2사6방의 7인, 데드맨스 원더랜드, 범털, 뺑끼통, 평양여감방..." 죄수와 사형수를 소재로 한 많은 만화가 있었지만 현실세계에서 논란이 되는 "사형제도의 정당성과 존속문제" 류의 화두를 본격적으로 제시한 만화는 없었다.

그런 면에서 "사형수042"가 선택한 소재는 굉장히 색다르면서 의미있는 시도라고 볼 수 있겠다.

만화 속의 세계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되면서 사형수들의 뇌에 칩(흥분하면 폭발하여 죽음)을 장착하여 일반 세상에 적응하도록 훈련시켜 공공노동에 노역시키고자 하는 제도가 시험적으로 행해지는데, 그 첫번째 case가 7명을 살인한 "타지마"였다.

그는 시내의 한 고등학교 소사가 되어 꽃에 물을 주고 청소를 하면서 사회 적응 훈련을 받게 되는데, 그 도중에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주변사람들에게 동화되고 착한 사람이 된다는 아름다운 내용이다.

하지만 이 내용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데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자연친화.

주인공은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생전 처음 흙을 만져보고, 꽃이 피는 신기를 보고, 지렁이를 보고 감동한다.
물건의 소유와 행동의 자유가 제약된 그가 유일하게 소유하도록 허락되는 것도 꽃 화분 하나이다.
주변 사람들과 급격히 친해진 계기는 버려진 토끼를 주워서 키울 사람을 찾으면서 부터이다.

살인자에 사형수이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를 깔려는 것일까?

2. 약자계층.

주인공에게 가장 먼저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여 말을 거는 사람은 학생인 "유메"인데, 그녀는 눈이 보이지 않는 맹인이다.
그리고 그런 맹인 학생을 도와주기 위해 학교에서 점자 번역 자원봉사를 하는 "아야노"는 남편과 오래 떨어져 있는 30세의 유부녀이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선입견"이 없는 상황에서라면 살인범도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남성일 수 있다고 역설하는 장치를 마련한 것 아닌가?

3. 감시자,관리자의 동조.

"시이나"는 냉철한 심리분석가로 사형수 재활용 사업에 초기부터 관여했고, 최초의 현실 적응 케이스인 "타지마"를 시각,청각적으로 감시하는 기구의 우두머리이다.
그런 그를 비롯하여 그의 부하직원들, 그리고 국정 비서실 홍보관 or 관방장관 보좌관인 사람, 간수와 경찰들...
그런 사람들이 3년의 시간을 "타지마"와 같이 보내면서 친구가 되고, 같이 울고, 같이 웃는다.

이 제도의 목적과 의도를 가장 잘 알고 있고, 살인범에 대한 냉철한 사고가 확립되어 있던 주변인들이 하나, 둘씩 착한 살인범에 동화되어 갈등하고 친해지는 모습...


위의 3가지 장치는 속이 뻔히 보여서 유치하기까지 한 "작가의 의도적 장치"이다.

작가는 사형제도에 있어서 중립적 입장을 지키는 듯 보이지만, 실은 이미 "살인범 재활용"제도의 시행을 전제로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사형제도를 반대한다고 볼 수 있다.

살인범도 인격이 있고, 감정이 있고, 변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는 가정하에 드라마를 그려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형성의 담보"를 위해 위의 뻔한 3가지의 장치를 통해 "살인범이지만 착하고 멋진 남자"를 만들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는 주인공이 7명을 살인하게 된 동기와 어린시절의 과거를 특별하게 설정하여 "이러이러한 사정때문에 살인범이 된 것이지 원래 나쁜 놈은 아니에요~"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하는데 이것은 약간 아마츄어같은 설정으로 비난받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작가가 그렇게 바보도 아닌 것이, 그것들을 직접 화법으로 말하지 않고 갖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 데다가 "완벽한 비교대조군"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모든 살인범을 옹호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살인범 재활용" 제도의 시험 케이스로 지목된 두번째인 "023호"는 본능적인 쾌락살인마의 전형으로 결국 그는 본성과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여 실패하고, 세번째인 "053호" 역시 무난한 사회 적응은 했지만 사회에 동화되거나 감정의 변화를 얻어내진 못한 채 죽고 만다.

결국 작가는 "살인범042호=타지마"특별한 살인범이라는 것으로 타협하여, 그 개인의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돌려 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는 충분히 재미있고, 슬프고, 감동적이다.

작가의 유치함에 놀아난다고 해도, 소재의 특별함과 내용의 감동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어쨌든 1400권을 넘어 정채상태에 있는 나의 만화 서재에 새로이 자리잡게 된 친구이니 재미는 확실히 보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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