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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본의 유명한 고성들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먼저 오사카 근교의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인 "히메지성" 을 보고 나서 오사카로 돌아와서 "오사카성" 을 보기로 했다.
히메지성을 먼저 보기로 한 이유는 오사카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인데, 여기를 나중에 볼 경우에는 차가 끊겨서 못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에 히메지를 먼저 보고 숙소가 있는 오사카로 돌아와 편하게 관람하려는 의도였다.
일단 오사카 교통의 핵심인 "우메다역" 에 가서 "한신전철 직통특급" 열차를 탔다.
특급인데도 불구하고 히메지까지 1시간 30분이나 걸린다.
히메지 역에서 내리면 바로 히메지성이 멀리 보인다.
옛날에는 도시 전체가 히메지성 이었다.
일본에 가기 전에 여행 커뮤니티에서 얻은 소중한 정보에 의하면, JR히메지역 관광 안내소에 가면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준다는 TIP을 얻었다.
역에 내려서 관광안내소를 찾아보니 정말로 외국인인 우리에게도 교환증 하나를 주고 자전거를 빌려 주었다.
시장바구니가 달리고 변속기도 달리지 않은 전형적인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자전거 이지만 긴 여정에 지친 우리들이 편하게 도시를 둘러볼 수 있게 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렌트한 자전거를 타고 히메지성과 함께 한컷~
날씨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관광하기에 나쁘지도 않았다.
히메지성으로 들어가는 도중에 만난 엄청나게 큰 해자이다.
해자는 전쟁시에 적군이 성벽에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물을 채워 놓은 인공 호수인데, 히메지 성 또한 전쟁에 대비하여 많은 준비를 해 놓은 거대한 성이었다.
근데 정작 히메지성은 운이 좋게도 긴 세월동안 전쟁의 포화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그 아름다움을 간직한 덕분에 일본 3대 고성에 뽑히게 되었다.
외성 입구에 자랑스럽게 "국보 히메지" 라고 쓰여 있다.
일본의 많은 유적과 3대 성 중에서도 유일하게 전쟁과 화재가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유일한 행운의 성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 국보로 지정되었고, 1993년에는 일본 최초로 UNESCO(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되었다.
옛날 공주가 와서 여생을 보낸 성이라서 "공주(히메)성" 이라는 이름이 붙은 아름다운 성이다.
하얀 성체의 모양이 백로가 날아오르는듯 하다고 하여 "백로성" 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입장료는 600엔인데, 우리같은 관광객은 "간사이 스롯토 패스" 가 있으면 할인을 받아서 480엔에 입장할수 있다.
외성 내부의 광장인데, 넓은 공원처럼 만들어져 있다.
히메지성의 넓이는 현재 7만평 이지만, 처음 건축될 당시에는 70만평 이었다고 하니 그 크기가 얼마만 했을지 가늠이 안된다.
5만명의 인부들이 17년동안 건축에 동원되었는데, 애초에 높은 언덕에 건축하여서 해발 100m정도 되기 때문에 백성들이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성의 본당인 "천수각" 으로 가려면 이렇게 생긴 대문 겸 망루로 둘러싸인 높은 담장을 여러번 지나야 한다.
역시 전쟁의 위험 때문이다.
한참을 들어온 것 같은데도 아직 본당이 멀리 보인다.
가까워 질수록 그 아름다움은 잘 보이게 된다.
전쟁이 벌어지면 멀리서 원군이 올때 까지 농성전을 해야 하므로 성의 곳곳에는 큰 우물과 창고들이 있다.
지금은 잡초들만 무성하지만...
히메지 성의 외성을 넘어 천수각까지 가는 길은 모두 이렇게 생긴 좁은 길이 미로처럼 얽혀져 있다.
길이 좁은 이유는 전쟁시에 적군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지 못하다록 하기 위함이고, 미로같은 길은 적군이 본당까지 쳐들어오는데 어려움을 주고 시간을 끌기 위해서 라고 한다.
옆에 벽의 네모난 구멍은 조총이나 활을 쏘기 위한 구멍이다.
모든 것이 전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져 있다.
수많은 벽이 겹겹이 감싸안고 있는 히메지 성의 벽 위에는 기와장이 덮여 있다.
특이한 점은 기와마다 끝에 문양이 찍혀 있는데, 그것이 성을 짓거나 보수할 때 당시의 성주들의 가문 문양이라고 한다.
초대 성주의 문양은 나비이다.
2월의 날씨가 아직 쌀쌀한데 한국보다 남쪽나라인 일본에는 벌써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앞서 말한대로 성의 건물, 벽 위의 기와에는 다양한 문양들이 찍혀 있는데 이는 건축,보수 당시 성주의 가문 문양이다.
이 비석은 히메지성에 관련된 모든 가문의 문양을 모아 놓은 것이다.
2월은 관광의 비수기라서 그런지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문득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옛날 닌자들이 성에 침입하여 암살을 할때 처럼 날라다니는 모습을 찍고 싶었으나...
왠지 웃긴 사진이 나왔다.
히메지성 내부를 그린 전도이다.
옛날 전쟁 당시에는 승패를 가를 정도로 매우 귀중했을 지도인데, 이 지도 한장 구하려고 많은 밀정과 닌자들이 죽었을 것이다.
본당인 천수각 내부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있는데, 복도와 방을 볼수 있고 조그맣게 박물관 처럼 유물을 전시해 놓은 곳도 있다.
옛날 쇼군의 갑옷 앞에서 기념사진.
천수각의 꼭대기 까지 올라갈 수는 있는데...
이렇게 큰 건물에 계단이 이렇게 좁고 앞쪽으로 45도로 기울어진 이상한 계단 밖에 없다니...
이유는 전쟁시에 적군이 한번에 많이 못올라오게 하기 위함이고, 45도로 기울어진 이유도 빨리 올라오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정말 전쟁이 많았고 무서웠나 보다.
천수각의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히메지성과 시내의 모습이다.
앞서 말한대로 히메지성은 해발 100m의 작은 산...같은 언덕위에 건축되어 있기 때문에 시내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걸 짓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 했을까...
히메지성의 꼭대기층은 전망대와 신사 처럼 꾸며져 있다.
뭐 죽은사람 위패 모셔 놓는 곳이니 옛날 성주나 쇼군 이겠지...
성을 나와서 JR히메지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날씨가 조금 풀려서 파란 하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떠나기 전에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인 히메지성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