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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5명이 극장을 찾아가는 극도로 꺼리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재밌는 영화였다.

사실 기대감이 매우 큰 영화였고, 공개된 소스가 이미 결말을 명백히 암시하는 내용들이었기 때문에 재미가 없어 실망할 까봐 우려했던 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평소 영화를 즐겨보지 않던 사람도 충분히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결과물을 제시하였다.

(p.s: 영화의 주제도 모르는지...한국 포스터가 제일 구리기 때문에 다른 나라 포스터도 같이 가져왔다. 한국 홍보팀 미친거 아냐?)

1. 대니 보일.

역시 감독인 "대니 보일"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충격적인 내용 만큼이나 화려한 연출력을 보여주었던 "트레인스포팅" 으로 찬란히 빛났던 천재 감독은 이후 대중적으로 사망상태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마치 "M 나이트 샤말란" 의 모습과 겹쳐져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후 연출작인 "인질, 비치, 28일후"등은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못만든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에 대한 대중적 기대는 너무 높았고, 그것을 만족시키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 아닐까?

하지만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그정도는 감내해야 할 부분이고, 그의 진정한 팬들은 그의 범작 마저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고마운 일이다.

어쨌든 매우 뻔한 내용과 낯뜨거운 대사, 열악한 촬영환경등의 장애물을 넘어서서 완성해낸 그의 영화는 그 자신의 영화인생에서도 그렇지만 세계 영화계에서 "불후의 명작"으로 칭송받을 만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어떤 감독이 어떤 눈으로 찍느냐에 따라 인도의 뭄바이, 한국의 유흥가, 태국의 창녀촌이 어떻게 화면에 보이는 것이 달라지고, 꼬질꼬질한 빈민가 꼬마, 상처를 가진 악당, 슬픔을 숨긴 창녀가 얼마나 아름답게 보여지느냐가 결정된다.

그런 점에서 "대니 보일"은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여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 한가운데로 직접 들어가서 현실적인 슬럼의 모습을 담아내는 한편, "더러움의 합이 더 큰 더러움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원거리 상공에서 순차적으로 찍은 슬럼가 지붕의 모습이라든가, 공동 빨래터나 염색장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각양각색의 조각들을 이어붙여 멋진 모자이크를 만들어내느는 퀼트 사진 같은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준다.

또한 아마츄어 아역배우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음영처리로 포장해 낸다.

그리고 헐리우드 자본에 영국 영화감독이 만들었다는 점은 "세련됨" 정도만 느껴질 정도로 철저히 인도적인 영화로 보이도록 연출하였고, 인도 출신 음악감독을 영입한 점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2. 원작 "Q & A"와 시나리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영화는 "바카스 스와루프""Q & A"라는 원작 소설을 약간의 각색을 통해 거의 그대로 영화로 옮긴 것이다.

나도 읽어보진 못했는데, "대니 보일" 감독과 각색가인 "사이먼 뷰포이"의 말을 빌리자면 최대한 원작을 살렸다는 점에서 영화 내용을 가지고 짐작은 해 볼 수 있다.

작가는 퀴즈쇼라는 형식을 통해 절대적인 신분 사회에서의 신분 극복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고, 주인공의 성장 단계를 통한 시간의 흐름을 이용하여 급격한 인도의 변화되는 모습과 빈민, 천민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사실 단순하게 교육받지 못한 천민이 퀴즈쇼에 나가 2000만 루피의 상금을 획득하는 내용이었다면 이 소설과 영화는 망했을 것이다.

여기서 원작의 힘은 "사랑"이라는 인류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그가 어렵게 사는 삶을 이겨가고 현실 극복을 위해 퀴즈쇼에 출전하는 과정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각색을 통해 재구성 되어진 전개 순서는 이미 영화 시작부에서 주인공의 퀴즈쇼 최종라운드 진출이 확정되어진 상황이고, 경찰의 고문을 받으면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갔는지를 설명하면서 단순한 시간 전개를 다양한 시점으로 분산시킴으로써 지루한 흐름을 흥미 진진하고 복선을 깔 수 있는 바탕으로 활용하게 한다.

그리고 그 퀴즈 문제를 풀어 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중에는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한 천민이 운명적으로 경험을 통해 알 수밖에 없는 답들이 등장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답을 맞추는 일이 주인공의 삶의 역경을 서술하는 일과 동일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결론짓자면 (경찰 심문->퀴즈 답 해설->인생 서술)의 단계를 반복하는 것이다.

물론 7개의 문제가 너무 쉽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너무 운 좋게 아는 것만 나오는 어이없는 설정이 거슬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영화 최초의 크레딧에 의해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

"How he did it? (어떻게 그는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을까?)"

a. he cheated(속임수).
b. he is lucky(운이 좋아서).
c. he is a genius(천재라서).
d. it is written(그렇게 쓰여져서->그런 운명이라서).


그래, 운명이라는데 어쩔거야? ^^;;
실제로 영화상의 주인공 "자말"의 입에서는 "destiny"라는 말로 나타난다.

3. 현실의 인도.

이 영화는 외국인이 보기에는 사실적인 빈민가 묘사나 아름다운 풍광, 발전하는 인도의 뒷모습...등 새로운 인도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인도인이 보는 인도는 영국 출신 감독이 보는 눈과 다를 수 도 있고, 자신들의 치부를 외부인이 까발리고, 외부인들이 보고 즐기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의 무의미한 폭력 충돌과 살인, 방화...
고아를 납치해다가 팔다리를 자르고, 눈을 파버려서 앵벌이를 시키고...
처녀를 팔아먹고 폭력이면 무엇이든 가능한 무법천지의 세계...
온갖 쓰레기가 가득 찬 빈민가와 썩어가는 강물...
그리고 비웃듯이 높이 서가는 마천루의 건물들...


물론 과장된 면도 있겠지만 어느정도 들어왔던 인도의 솔직한 모습들 이었고, 비록 소설이지만 이 글과 영화에 분명 힘을 실어주는 묘사라고 생각한다.

덧붙여서 사실적인 인도 영화만의 특징, 집단 군무의 향연!!!

엔딩 크레딧 부분의 군무는 몇몇 사람들에겐 거부감이 들었겠지만 나는 흥겨운 인도 음악에 맞추어 화려하게 펼쳐지는 기차 플랫폼에서의 군무가 영화의 아름다운 엔딩의 여운을 더욱 짙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4. 희망과 사랑.

결론은 이거다, 희망과 사랑.

빈민가 소년의 착한 인생과 의심하지 않는 희망,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사랑.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지역과 시간을 넘어서서 모두가 이해하고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진부하다고 해도 할 수 없다, 그만큼 익숙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박에 없으며 누구나 감동받을 수 있는 드라마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종합적으로 이 영화는 모든 감독, 시나리오, 배우, 음악...모든 부분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미국,영국과 유명감독의 힘이 아니라 그냥 보통의 인도 영화였거나 아니면 동일한 내용의 다른 나라 영화였다고 해도 이렇게 성공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 당연하다.

기껏해야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서 만족해야 할 만한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88개의 영화제 수상을 하고 2억달러가 넘는 흥행을 한다는 것은 조금 어색한 일이기는 하다.

어쨌든 그런 흥행 덕분에 한국에서도 아직 극장에서 볼 수 있으니 다들 빨리 극장으로 고고씽~^^

(아래는 이 영화의 수상정보...정말 놀랍다)

2009 아카데미 8개 최다/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 주제가상, 음향상
2009 골든글로브 4개 최다 / 감독상, 작품상, 음악상, 각본상
2009 영국 아카데미상(BAFTA)) 7개 최다/ 감독상, 편집상, 작품상, 음악상, 각색상, 촬영상, 음향상
2009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ESBF)/ 최우수 기술 공로상
2009 엑설런스 인 프로덕션 디자인 어워드 / 동시대 영화상
2008 새틀라이트 어워즈(Satellite)/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2008 블랙릴 어워즈(Black Reel) / 남우주연상, 발전상, 음악상
2008 영국독립영화제(BIF)/작품상, 감독상, 신인배우상
2008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2008 시카고 국제영화제/관객상
2008 카메리미지 영화제 / GOLD FLOG상
2008 아시안 필름 페스티발/ 관객상
2008 세인트 루이스 국제영화제/ 해외영화상
2008 전미 비평가 협회상(NBR)/작품상, 각색상, 신인남우상
2008 뉴욕 비평가협회상(NYFCC)/촬영상
2008 LA비평가 협회상(LAFCA)/ 감독상
2008 워싱턴 비평가 협회상(WAFCA)/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신인상
2008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CFCA)/ 감독상, 각색상, 유망연기상
2008 보스톤 비평가 협회상(BSFC)/ 작품상, 편집상
2008 달라스 비평가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2008 플로리다 비평가 협회상(FFCC)/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2008 피닉스 비평가 협회상(PFCS)/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편집상, 아역남우상
2008 샌디에고 비평가 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음악상, 편집상
2008 남동부 영화 비평가 협회상(SEFCA)/ 감독상, 각색상
2009 캔자스시티 비평가 협회상(KCFCC)/ 작품상, 각색상
2009 센트럴오하이오 평론가 협회상(COFCA)/ 감독상, 각색상
2009 방송영화 비평가 협회상(Critics Choice)/ 감독상, 작품상, 각색상, 작곡상, 아역배우상
2008 미국제작자조합상(PGA)/ 작품상
2009 미국감독조합상(DGA)/ 감독상
2009 미국작가조합상(WGA)/ 각색상
2009 미국 영화 편집자 협회상(ACE)/ 편집상
2009 미국촬영감독협회(ASC)/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미술상
2009 미국미술감독조합(ADG)/ 미술상
2009 미국배우조합상(SAG) 베스트앙상블상
2009 미국 영화 음향 협회상(CAS)/ 음향상
2009 의상디자이너 조합상(CDG)/ 의상상
L.A. TIMES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1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영화 TOP10’
롤링스톤지 선정 ‘최고의 영화 TOP10’
월 스트리트저널 선정 ‘최고의 영화 TOP10’
스티븐 킹 선정 ‘올해 베스트무비 TOP10’
L.A.영화 평론가 협회 ‘올해 최고의 영화10’
워싱턴 비평가 협회 선정 ‘최고의 작품10’
미국영화연구소(IPA)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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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사랑에 관한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나마 보게 된다면 한국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다.

헐리웃 로맨틱 코메디이든, 유럽식 리얼리즘이든 한국에서 자라고 길들여진 나에겐 별다른 감동이나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영화는 인종적으로 같은 가치관, 윤리의식, 정형화...등이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그나마 큰 거부감 없이 볼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번에 보게 된 "사과"라는 영화가 위의 경우에 딱!!! 들어맞는 경우일 것이다.

감독인 "강이관"씨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했는데, 그는 자신의 입봉작을 위하여 실제로 대한민국에 살고있는 50커플을 인터뷰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써 냈다.
(인터뷰어들의 실명이 엔딩크레딧에 진짜 나온다!).

29살의 나이에 몰려 집안에서 결혼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가 난데없이 7년사귄 애인에게 버림받고 자기가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와 결혼한 문소리.
7년이나 그녀와 사귀었지만 점점 사랑은 없어지고 자신의 존재마저 위태롭다고 느껴 헤어지자는 이선균.
맘에 드는 여자에게 무뚝뚝하게 접근하여 결혼했지만 일과 현실에 눌려 사랑은 사라지고 만 가부장적 가장 김태우.

매 순간 순간마다 심각하게 감정이입이 되고 공감하게 되어 참으로 안타깝게...보았다.

특히 나 또한 사랑에 대한 신의나 믿음을 별로 인정하지 않고, 워낙에 가벼운 마음이 쉽게쉽게 변하는 데다가, 항상 계산적이고 이기적이고, 중요한 일이나 주변의 고난들이 삶에 끼치는 영향을 120% 짊어지는 성격...등을 보았을 때 꿈같은 연애와 환상적인 신혼과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이어나갈 확률은 매우 적을 것이라는 사실이 슬프다.

어쨌든 문소리, 김태우, 이선균의 환상 캐스팅은 각자 캐릭터에 딱 맞는 이미지였고, 제대로 연기해 내어서 어색함 없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주었다.
 
감독 또한 초짜 입봉감독이지만 자신의 영화에 대한 열의와 애정이 고스란히 보이도록 노력한 흔적이 여실하였으며, 그 결과 첫작품 치고는 매우 마음에 들었다.
(살짝 홍상수의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지만 ㅡ.,ㅡ)

그래서 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은 이 영화는 2004년도에 만들어 졌는데 2008년에야 개봉할 수 있었다는 점이고...
또한 국제 영화제에선 상도 많이 타고 인정 받았는데 한국에선 흥행 참패 했다는 점이다.

-제3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국제평론가협회상 수상.
-제53회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 신인작가상 수상
.

어쨌든 나는 매우 만족하면서 본 사랑영화니까 적극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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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불편했고, 짜증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끝까지 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 "손예진" 때문이다.

영화의 내용은 이미 원작인 40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의 유명세로 잘 알려져 있듯이, 이미 결혼한 여자가 다른 남자와 동거생활을 유지하며 두집 살림을 한다는 내용이다.

주중에는 애인,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지내며 의식주를 공유하고, 심지어는 섹스까지 나누어 한다.

이미 이 부분에서 대다수의 보수적인 한국 관객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미친듯이 서구화된 21세기 세상에 살고있지만 혼전 순결 뿐 아니라 일부종사를 미덕으로 삼는 한국사회는 윤리적으로나 감성적으로도 이런 부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의 영화와 같이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적절한 선에서 정리할 생각은 안하고 다만 현모양처이며 똑부러진 여주인공을 부각하면서 현대화된 사회에서의 이성 연애의 자유만을 주장해대고 있다.

차라리 끝까지 이렇게 악착같고 지저분했으면 나았을텐데, 결말에서는 또 보수적인 한국사회에 한발 양보하여 어이없게도 "핏줄"이라는 면죄부를 통해 그 이전에 해왔던 일들을 덮어두려 하게 한다.

차리라 하드고어 슬래셔 무비가 보기 편하지, 이런 내용의 영화는 아무리 무엇을 갖다 붙혀도 가만히 앉아서 끝까지 보기 힘들다.

물론 나도 거부감은 있었지만 남자주인공 "김주혁"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저렇게 예쁘고 능력있고 착하고 시부모에게도 잘하는 최고의 여성을 위해서라면 내가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힘들겠지만...).

그래서 빛나는 점이 바로 "손예진"이란 배우의 캐스팅이다.

막연히 상상하게 되는 소설상의 이미지와 달리 영화속에서 그려지는 여주인공은 모든 남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미모와 완벽함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손예진"은 완벽했다.

게다가 이 영화 자체는 평단과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손예진은 혼자서 열매를 따 먹어서 결국 2009년 최고의 여배우 자리를 다시 거머쥐게 된 것이니 더욱 의미가 깊다.

-2008년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2009년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

결국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열혈 마초 남성들이 손예진 보는 데 넋이 나가서 얼떨결에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 내 예상이다.

그러므로 평소 "손예진"을 싫어했던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

당장 영화를 꺼버리고 싶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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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카데미 특집으로 외국 영화만 보다 보니까 한국 영화가 땡기게 되었고, 그래서 과격하거나 추잡하지 않은 영화를 3편 골랐는데 이게 또 매우 웃긴 공통점이 있다.

1. 한국 최고 레벨의 여배우가 주인공(전도연, 손예진, 문소리).
2. 흥행에는 실패.
3. 관객의 好不好가 명백하게 갈림.


->선택된 영화는 "멋진 하루, 아내가 결혼했다, 사과" 이다.

첫 영화로는 "멋진 하루"를 골랐는데, 그 이유는 너무나도 끌렸기 때문이다.

우선 감독인 "이윤기"씨는 첫 장편 데뷔작인 "여자,정혜"라는 영화를 너무 매력적이게 만들어서 인상깊이 남아있던 사람이었다.

당시에도 유명배우인 "김지수"씨를 캐스팅하여 매우 조용하고 담담하게 그녀의 모습을 그려내어 "This Charming girl"이라는 영어 제목에 너무나도 어울리는 작품을 완성하였고, 이 데뷔작으로 인해 아래와 같은 수많은 상을 수상하게 된다.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최우수 아시안 신인작가상(뉴커런츠상) 수상.
-제21회 선댄스영화제 월드 시네마 경쟁부분.
-제55회 베를린영화제 뉴시네마포럼 넷팩상,칼리가리상 수상.
-제20회 스위스 프리부르그영화제 경쟁부분.
-제7회 프랑스 도빌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
-제29회 홍콩국제영화제 경쟁부분.
-제14회 필라델피아 필름 페스티발 뉴 코리안 시네마 프로그램 초청.
-제18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감독상, 여우주연상 수상.


필모그래피는 "여자,정혜, 러브토크, 멋진하루" 단3편 뿐이지만 이 이후 또 여러 상을 수상하는데 몇일 전에 있었던 백상예술대상 또한 예외는 아니다.

-제9회 프랑스 도빌영화제 비평가상.
-제45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분 감독상 수상.


어쨌든 국내에서는 이상하게 인기도 없고 흥행도 안되는 감독이지만, 국제적으로는 꽤나 인정받고 있고...
나 또한 그의 영화 스타일을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또하나의 선택 이유였던 배우들의 캐스팅!!!

칸의 여왕 "전도연" VS 현재 충무로 최고 핫스타 "하정우"

이 사실 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려 왔고, 둘 사이의 하모니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면 팬이 아니리라...

그러나 영화 자체가 일반 사랑 영화와는 다르게 "이별 후"의 이야기...
그것도 철천지 원수같은 채무자와 채권자로의 재회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환상의 궁합을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서로의 캐릭터성을 철저하게 연구하여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역시 배테랑과 A급 배우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준다.

영화 내내 짜증과 건조함을 절절히 보이고 다니던 전도연은 잠깐의 표정 변화와 몇마디 대사 만으로도 영화 분위기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철없는 원수 하정우차에서 내려주고 가던 길에 생각에 잠긴 장면...다시 유턴하여 돌아오는 표정...그를 보고 다시 되돌아가는 장면...

이 몇분의 장면에서 배우 전도연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하정우"는 이전에도 훌륭한 배우였지만 특히 요즘 든든했던 남자배우들이 30대가 되어버리고, 트렌드 영화에 가수출신이나 코메디언 출신의 가짜배우들이 판을 치는 와중에 "추격자" 이후로 20대배우 기근현상에 허덕이는 충무로의 블루오션이 되어 활약하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조승우, 이준기" 등의 뒤를 이어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영화에서는 채권자 전도연의 돈을 갚기 위해 이여자, 저여자 찾아다니며 돈을 꾸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 능글능글하고 밉상이 모습들을 그렇게 사랑스럽게 보여주기도 힘 들 듯 하다.

영화상의 그는 대책없이 사는 빚쟁이, 이혼남, 바람둥이 이지만 세상을 단순하게 보고, 의리는 지킬 줄 알고, 가슴에 꿈이 있기 때문에 계산적으로 살지 않은 순수한 남자라는 본질을 숨기고 있었고, 그의 겉모습이 주가 되던 영화 초반에서 여러 여자들이 "조병우"라는 남자에게 보여주는 모습들을 통해 그 본질을 간접적으로 나타내어 미워할 수 없는 남자로 만들어 버린다.

어쨌든 이런 한국 영화들이 좋다.

어깨에 후까시 빼고, 이런 좋은 영화 좀 많이 만들어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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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아카데미 시상식은 끝이 났지만 아직 리뷰하지 못한 작품들에 대해서는 계속 쓰겠다.

수상작은 의외의 것들이 많았는데, 일단 골든글로보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 이채롭다.

감독상, 작품상은 모두 "슬럼독 밀리어내어"로 같지만 남여주연상 모두 다르다는 것에서 각각의 시상식 색깔을 집어낼 수 있을 듯 하다.

골든글로브는 "배우"를 보는 것 같지만 아카데미는 "역할"을 보는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뭐, "숀펜"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키 루크"가 수상하지 못했다는 사실의 섭섭함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라 마음이 아프다.

20여년이 넘도록 "미키 루크"는 밑바닥 인생으로 고난을 겪었고, 딱맞는 배역을 만나 최고의 연기를 해 내었는데...

연기 안할때 프로복서 활동으로 9승2무인가 기록했다던데, 그 경험이 레슬링 선수에도 연결되는거 같기도 하고...
실제로 약물중독 아내와 이혼, 폭력 전과 등 영화상의 "렌디 더 램"과 비슷한 말년을 보낸 경험도 있고...

한물 간 노인 레슬러들이 팬에게 비디오나 팔고 사진 찍어주고 몇달러라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장면...
관계가 소원해진 자식과 친해지려 애쓰지만 결국 바뀔 수 없는 자기 자신때문에 둘다 상처만 입고 마는 장면...
가족,직장,사랑 모든 것에서 실패 하고 버림받아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링으로 심장을 쥐어잡고 뛰어드는 장면...

어쨌든 원래 그의 팬은 아니지만 이번 영화에서 남자로서 그의 진정성에 깊이 감동했기에 한번쯤은 그의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멋지게 장식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 이다.

이 영화 또한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부분과 수상경력을 먼저 살펴 보겠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남우주연상: 미키 루크.
-여우조연상: 마리사 토메이.


<수상경력>
제 81회 아카데미 –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여우조연상 노미네이트
제 66회 골든글로브 -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주제가상 수상
제 62회 영국 아카데미 – 최우수 남우주연상 수상
제 65회 베니스 영화제 - 황금사자상 수상
2009년 캔자스시티 영화비평가협회 -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각본상
2009년 플로리다 영화비평가협회 -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여우조연상
2009년 워싱턴D.C 영화비평가협회 - 최우수 남우주연상
2009년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 - 최우수 남우주연상
2009년 보스턴 영화비평가협회 - 최우수 남우주연상
2009년 라스베가스 영화비평가협회 - 최우수 남우주연상
2009년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 - 최우수 남우주연상
2009년 샌디에고 영화비평가협회 – 최우수 여우조연상
2009년 캔사스 영화비평가협회 –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작품상
2009년 미국 작가 조합 시상식 – 최우수 작품상 노미네이트
2009년 영화 배우 조합 시상식 – 최우수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2009년 런던 영화비평가협회 – 올해의 배우 노미네이트
2008년 제 56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그래도 세계 3대영화제인 베니스를 제패하고, 11개의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으니 "미키 루크"도 만족했을 것이라 믿는다.

감독인 "대런 애로노프스키"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하버드대학 출신의 천재 감독이라는 사실 이외에는 3편에 불과한 필모그래피 때문에 별다르게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는 매우 건조하고 사실적으로 "렌디 더 램"의 일상을 뒤쫒고 있는데 그곳에 의도적인 조명과 BGM은 배제되어 있고, 구태의연한 대사나 설명도 없다.

이런 점은 감독의 연출 색깔로 봐줘서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절제된 음악 이외에는 주제곡 "The Wrestler"을 절설의 락커 "브루스 스프링스턴"이 불러서 절정의 감동을 불어넣어 주고 있어서 뭔가 감독의 의도에 동감을 표하고 싶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어쨌든 시높시스 자체는 "신데렐라맨"이나 "록키발보아"처럼 현실의 무게에 눌린 영웅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다는 매우 진부한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키 루크" 때문에 만족할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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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학교 선배라서가 아니라 강풀씨의 만화를 원체 좋아했다.

단 하나도 빠짐 없이 그의 모든 작품을 보았는데, 사실 초기의 “일쌍다반사”등은 인기를 얻기 위한 에피소드 중심의 신문 연재작이었기 때문에 논외로 치고, 그의 originality는 역시 인터넷 연재만화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에 기반한 story telling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진정한 데뷔작이자 최초의 성공작은 “순정만화”라고 할 수 있다.

그간 강풀 원작의 만화들이 영화화된 작품들이 많았지만 보고나서 만족한 작품은 거의 없었다.

“순정만화”는 강풀이 가장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했고, 직접 출연까지 한 만큼 어느 정도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리고 감독인 “류장하” 또한 그간의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에서 “허진호” 감독의 조감독을 하면서 배운 것에 대한 믿음과, “꽃피는 봄이 오면”의 결과물에 대한 만족이 이 영화에 대해서도 마음을 놓게 했다.

하지만 가장 큰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은...풋풋한 여고생들의 출연!!!

뭐, 한때 “이연희”에게도 관심이 간 적이 있었지만 역시 최근의 대세는 “소녀시대”!!!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수영”이가 등장하니 보는 내내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떠날 순간이 없었다.

특히 예전에 수영이가 고등학생일 때, 즉 연예인이 되기 전에 만화가 강풀의 팬으로서 그에게 보낸 팬레터의 사연을 읽고, 그리고 그의 원작이 영화화 되어 직접 출연까지 한 스토리를 알고 보니 더욱 대견하고, 기뻤다.

물론 수영이가 예쁘서 그런 건 아니고...^^;;

어쨌든 이 영화에서 남자 출연자인 “유지태, 강인”은 조연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근데....왜 내가 고등학생 때는 여고생이 예뻐보이지 않았을까?

나이가 들어서 이러는걸 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변태 중년인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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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극의 특징은 “손발이 오그라 들어요~” 겠지.

 

상황극 중에서도 거짓말이 거짓말을 불러서 위기가 연속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건에 사건이 겹쳐 위기 발생되는 영화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이 영화는 “라이어”류이지, 절대 “GO, 11시14분, 락스탁 엔 투 스모킹 배럴스”등과 비슷하진 않다는 말이다.

따라서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맛이 강하고, 덕분에 스릴 보다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흥분과 안타까움을 만끽할 수 있다.

덤으루다가 “츠마부키 사토시, 후카츠 에리” 와 같은 드라마, 영화에서 낯익은 유명 일본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으니 더욱 즐겁다.

특히 두 배우 보다는 킬러역의 “사토 코이치”와 보스의 오른팔 역의 “테라지마 스스무” 두명의 연기는 최고였다.

어색한 순간의 연기를 그렇게 진지하게 연기할 수 있다니!!!

어쨌든 간만에 손에 땀을 쥐고, 깔깔대며 웃으며 본 영화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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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완벽함에 2시간동안 감탄에 감탄을 거듭할 수 밖에 없었다.

각본, 감독, 연출, 배우, 연기...
단 하나도 빠짐 없이 완벽함을 넘어선 작품을 만들어 내었다.

이전에 보았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작품들도 훌륭했지만, 이 영화가 후보로 오른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무조건 수상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일단 이 영화가 후보로 오른 부분은 아래와 같다.
-남우조연상: 필립 셰이모어 호프만.
-여우주연상: 메릴 스트립.
-여우조연상: 에이미 아담스.
-여우조연상(2): 비올라 다비스.
-각색상: 존 패트릭 샤인리.


먼저 이 영화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감독, 각본을 맡은 "존 패트릭 샤인리"에 대해 말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

아카데미에는 각색상을 올라 있지만 그는 이 영화의 감독도 맡았고, 사실 예전에 "문 스트럭"이란 영화로 이미 한번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훌륭한 작가이자 연출가이다.

"다우트"라는 작품 또한 2005년도에 그가 직접 쓴 연극 대본이었는데, 그 해에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시작하여 2005~2006 시즌에 전세계 연극계를 강타한 대히트작이 되어버리고, 결국 그가 직접 감독직을 맡아 영화로 제작하기에 이른 것이다.

여기서 당시 "다우트"의 명성을 알아보기 위해 연극으로서의 수상경력을 알아보자.
-2005 퓰리처상 드라마부분 수상.
-2005 토니상 4개부분(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 수상.
-2005 드라마데스크 5개부분(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 수상.
-2005 아우터 비평가협회 4개부분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 수상.
-2005 드라마리그상 특별상 수상.
-2005 오비상 3개부분(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수상.
-2005 루실레 로르텔상 4개부분(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 수상.
-69회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 작품상 수상.


......
이 정도면 이 작품의 가치는 두번 설명하면 입 아플 정도이다.

먼저 각본 자체의 의미를 살펴보자면 연극의 특성상 주요 등장인물인 3명(플린신부-알로이시스 교장수녀-제임스수녀) 사이의 갈등과 그로 인한 대사, 언쟁이 主이기 때문에 극의 긴장도와 관객 몰입도가 굉장히 높아지게 된다.

두괄식의 구성을 가진 까닭에 작가는 극 초반에 주인공인 플린 신부의 미사를 통해 "의심(doubt)"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언급하고 그것을 화두로 극의 갈등을 고조시켜 나아간다.
(자세한 것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생략...)

그리고 다분히 연극적인 (절정-결말) 부분에서는 남,녀 주인공 2명의 20여분에 걸친 언쟁이 펼쳐지는데, 그 한마디 한마디와 호흡이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리고 감독으로서의 "존 패트릭"은 이미 연극에서도 연출을 맡아 5개의 감독상을 수상한 사람 답게 자신의 각본을 연극과는 또 다른 맛을 내면서도 얼마나 "영화"라는 장르의 힘을 빌어 표현의 확장이 가능한지 시험을 하였고, 첫 영화 연출작이라고 보기에는 믿기 힘든 결과물을 내 놓았다.

주된 흐름인 인물간의 대화 씬 이외에도 잠깐씩 지나가는 화면 한장면 한장면에 대한 클리셰가 대단하다.

연극에서도 의도적 표현의 수단이자 장치였겠지만, 영화 내내 "전등, 전화, 비둘기, 까마귀, 바람, 천둥, 지나가는 사람...." 하나하나가 극의 흐름과 표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를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그리고 감독 스스로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연극에서는 등장인물의 대사로만 처리되었던 부분에 있어서 보다 명백한 시각적 효과를 사용하여 표현 의도를 확실히 하려는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플린 신부가 강론 시간에 말한 베게를 칼로 찢는 부분에서 영화상에서는 정말 회색빛 도시 하늘로 날아다니는 베겟속 깃털들이 가득 차게 보여지는데, 이 부분은 감독이 꼭 표현하고 싶었던 이미지 였다고 하니 "영화"라는 수단을 통해 표현의 단계를 한발짝 더 내딛은 것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그리고 아카데미에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에 이어 여우조연상에 무려 2명이 동시에 노미네이트 되는 엄청난 결과를 낳은 배우들의 열연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감독이 스스로 "메릴 스트립이 아니면 안된다"고 했듯이, 그녀는 정말 이 역할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연기했다.

깐깐하고 고지식한 교장수녀의 역학을 때론 얄밉게, 때론 처량하게...정말 장면 하나하나, 호흡 하나하나 놓치지 못하게 관객들을 끄집어 당기고 있었다.

그리고 "메릴 스트립"보다 연배는 아래지만, 다정다감하고 심지 굳은 젊은(?) 신부 역할에 딱 맞는 "필립 셰이모어 호프만" 형님 또한 정말 명연기를 펼쳐 보였으나...사실 이 영화에선 워낙 women power가 강했기 때문에 살짝 뭍힌 것이 아쉽다.

또한 얼굴과 말투에서 "나 순수해~"라는 말을  뚝~뚝~ 흘리고 다니는 "에이미 아담스"는 여리고 청순한 얼굴을 가졌지만 75년생...이미 아줌마 나이!!!

게다가 "준벅"으로 이미 한번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에 오른 적도 있으니 나름 중견배우이다.

근데 놀랄만 한 사람은 정말 10분도 채 등장하지 않는 "비올라 데이비스"의 여우조연상 노미네이트이다.

사실 그녀도 연극계에서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적도 있는 명배우이지만, 영화계에선 그다지 많은 작품에 등장하지 않았고, 특히 이번 영화에서도 등장 분량이 한 씬으로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더욱 놀라운 것이다.

하지만 그녀와의 대화씬을 찍었던 "메릴 스트립"이 그녀를 인정하고 밀렸다는 느낌을 가질 정도였으니 그 짧은 분량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정말 제대로였던 것 같다.


사실, 별로 기대는 안하고 본 영화이다.

물론 훌륭한 영화라는 것은 배우와 명성으로 알고 있었지만...
역시 너무 늦게 보지 않고 오늘밤 보게 된 것을 정말 다행으로 생각한다.

너무 완벽한 영화를 품게되어 가슴은 꽉 찼지만...
머리까지 꽉 차버려서 잠이 안오니 큰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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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말했지만 영화라는 것이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생활이 되면서 영화관람을 취미로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러한 씨네마키드들이 발전해 가는 방향은 대게 2가지 방향이 있을 수 있다.

첫번째는 종합예술로서의 영화라는 매체에 빠져서 큰 스크린의 스펙타클, 다채널의 현장감있는 음향등 구조상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대작(혹은 레퍼런스) 위주로 찾아보게 되는 사람들.

두번째는 문학이나 미술, 미디어등과 연립되는 예술매체로서의 영화 개념에 빠져들어서 영화를 하나의 작품으로 바라보며 주제를 연구하고, 감성을 느끼고, 감독과 배우를 공부하고, 따라서 고전주의나 독립영화 같은 마이너 작품들에도 빠져들 수 있는 것이 두번째 부류이다.

나라는 인간은 워낙에 우유부단하여 위의 두 부류에 모두 속하고자 한다.

액션 대작이나 한국영화는 되도록이면 큰 극장가서 보고 싶고, 작은 영화와 생각하게 하는 영화는 나의 작은 골방에 쳐박혀 보는 것을 선호할 뿐 어떤 영화든 크게 가리지 않고 본다.

어쨌든 그래서 요즘 글을 쓰는 "아카데미시리즈"같은 쓸데 없는 짓도 하는 것이고, 오늘 얘기할 "렛미인" 같은 독립영화에 대하여 흥분하여 잠을 설쳐대는 것이다.

일전의 "ONCE", "우리학교" 와 최근의 "워낭소리"의 흥행에 힘입어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지만 메이져 자본이 멀티플렉스를 이용해 영화계를 지배하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일반 관객이 접할 수 있는 작품은 한정되어 있다.

심지어 예전에 "노인을 위한 나라""Juno"같은 영화는 아카데미 수상작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10개관도 못되는 필름이 걸렸었으니, 규모가 작은 독립영화들은 그 입지가 더욱 작을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씨네콰논"같은 업체는 자발적으로 일본 영화들을 수입해서 독립상영관에 걸고 있는데, 이런 회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영화도 엄청난 수상경력이 아니었으면 한국에서 찾아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 내 생각이다.

수상경력은 아래와 같다.
-2008년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관객상.
-2008년 시체스국제영화제: 유럽장편영화부문 금상.
-2008년 스웨덴 예테보리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최우수촬영상.
-2008년 에딘버러국제영화제: 디렉터스 쇼케이스부문 수상.
-2008년 판타시아 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최우수감독상.
-2008년 낫필름페스티벌: 비평가상.
-2008년 트라이베카영화제: 최우수작품상.
-2008년 뉴샤텔영화제: 최우수판타지상.
-2008년 우드스탁영화제: 장편부분 작품상.


또...사설이 너무 길어졌다.

어쨌든, 이 영화는 우리에게 생소한 스웨덴 영화이다.

"잉마르 베르만"정도만 기억나고...덴마크 영화지만 스웨덴인이 나오던 "라스 폰트리에""킹덤" 정도만이 이 북유럽 영화에 대한 향수의 전부이다.

영화를 접하게 되면 가장 먼저 드는 느낌이 (감독의 의도가 어느정도 반영되었겠지만), 스웨덴 겨울의 차갑고 하얀 세상과 주인공의 밤의 시간을 나타내는 어둠의 묘한 대비이다.

일단 눈 덮힌 북유럽의 풍경과 금발의 파란눈 꼬맹이가 등장하는 장면만으로도 동양인인 나에게는 충분히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만들어 내었다.

영화 카피가 "빛이 사라지면 너에게 갈게"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순전히 자연광 빛을 이용한 조명을 통해 화면을 구성하고 분위기를 조성해 낸 감독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

또한 위의 카피는 영화 제목인 "Let me in"과 함께 생각해 봐야 하는데, 영화상에서 흡혈귀인 이엘리는 어디 들어갈 때 항상 "들어가도 되나요?" 라고 물어보고 허락을 받아야 들어가며, 목을 물고, 빨아낸다.

영화의 원제가 "Let the right one in"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주인공 오스칼과 흡혈귀 이엘리의 마음의 공간을 허락함과 그곳에 들어와 자리잡는 과정이 더욱 아름답고 신비롭게 보이게 된다.

설정상 12세인 두 소년, 소녀는 그 나이대에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순수한 교감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데, 잠깐잠깐 섹슈얼한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흡혈귀" 혹은 "드라큐라" 등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흔히 보이던 선정성, 폭력성은 최대한 절제되어 표현되어 진다.

오랜 세월동안 12세에 머물러 있는 리엘리, 영화 초반부에 그녀는 어느 중년의 남자와 같이 살고 있고 그 남자는 리엘리에게 피를 공급하기 위해 밤거리에서 살인을 하고 피를 담아와서 그녀에게 먹이는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이 주인공 오스칼의 옆집에 이사오면서부터 그 동네에는 피가 빠져나간 시체들이 늘어나게 되고 신문에는 살인마에 대해 떨들석하게 보도되고 있다.

경찰관의 참관수업 등 몇몇 에피소드를 통해 추리력등에 비상한 두뇌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 주인공 오스칼은 집앞에서 만나 친해지게 된 리엘리가 흡혈귀라는 사실을 알아내지만, 이혼가정에 살며 학교에선 왕따인 오스칼은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결국 연쇄살인을 하던 중년남성이 꼬리가 밟혀 잡히게 되고, 그는 리엘리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얼굴에 염산을 부어 얼굴을 뭉겐 후에 자신의 피 마저 굶주린 리엘리에게 먹이고 죽는다.

여기서 리엘리는 무척 냉정하게 일련의 행동들을 받아들이고 행하는데, 그 직후 오스칼을 찾아와 벌거벗고 그의 침대에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이중적이면서도 묘한 감정이 들에 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충격적인 종반의 사건 이후 같이 떠나는 오스칼과 리엘리의 화기애애한 모습은, 영화 초반 빛과 어둠의 대비와 더불어 중년 남성과 오스칼의 자리 대치로 인한 묘한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되어 진다.

결국 얼마 후, 혹은 수십년 후 오스칼의 미래가 바로 중년남성의 처참하게 죽은 모습이 될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오스칼 또한 리엘리를 먹이기 위해 살인을 계속하게 되고,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 죽을 것이다.

12세 소년, 소녀의 순수한 교감과 사랑은 이러한 처참한 미래에 대한 명백한 암시에 의해 더욱 대비되고 더욱 공포스럽게 된다.


사실 이런 장르와 유럽영화의 흐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매우 지루한 영화일 수 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한번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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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짱~~~~!!!

여신님, 예~~~~~!!!


설날 연휴에 ch.CGV에서 방영했던 영화 “초감각커플”을 놓치는 바람에 오늘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물론 이유는...우리 보영 여신님께서 나오기 때문이지!!!

크하하~~~(오타쿠의 음험한 웃음소리).


그간 박보영양은 “울학교 ET", "과속스캔들”의 영화에서 조연으로 나왔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여자 주연이기 때문에 영화 내내 그녀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본 “트럭”이란 영화에서도 그랬고, 드라마 “스포트라이트”에도 등장했던 남자 주인공 “진구”씨도 연기도 잘하고 참 좋았다.


근데 시나리오 자체만 두고 보았을 때는 어색함을 금할 수 없다.


먼저 남자주인공인 “진구”씨의 초능력은 분명 영화 시작 부분의 아역에서는 “투시능력”이었다.


하지만 성인부분으로 넘어온 이후에는 단편적인 기억을 읽어내는 “싸이코메트리”의 능력과 약간의 “염동력”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가 사람들을 멀리하고 스스로 외로움을 택한 이유는 “타인의 마음을 읽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설정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그는 “기억”을 읽을 뿐이지 현재시재의 “생각”이나 “마음”을 읽을 수는 없다.


이런 허점 이외에도 그의 초능력의 원인이 되는 두개골의 구멍...즉 “天門”에 관한 이야기는 최근에 관련소재가 많기 때문에 참신함도 떨어지고 어이가 없었다.


일전에 내가 소개한 “호문쿨루스”라는 일본 만화에 대한 리뷰 글에서 주인공 “나코시”가 인위적으로 두개골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투시능력을 갖게 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분명히 “소아기의 大天門, 小天門” 이 닫히지 않아서 생기는 일에 대한 연관성을 제시한 적이 있었다.

(관련글의 트랙백: http://stcaptain.egloos.com/tb/10315)


그리고 “박보영”양의 정체에 대한 비밀은 잘 숨겼지만 중간중간 너무도 적나라하게 눈치를 주는 바람에(예를 들어 랍스터 식당에서 “일행은 언제 오시나요”라고 묻는 웨이터?) 극적 흥미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원래 케이블 TV용으로 제작된 영화기 때문에 굉장한 저예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소품이나 때깔이 매우 우수하고, 무엇보다 몇 안 되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연기를 잘 해 주었기 때문에 멀어져가는 흥미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뜬금없이 등장하여 어색하다고 했던 종반의 애니메이션 부분도 나는 큰 거부감 없이 잘 보았고...


아...

보영 여신님.


그대로만 고이고이 자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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