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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 27일 작성된 글입니다).

지난 2004년도에 개봉한 영화에 등장하는 대사들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는 무엇이었을까?

영화잡지 [씨네21]에서 1269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를 씨네21 483호에 발표하였다.

1위: 말죽거리 잔혹사
"대한민국 학교 다 좆까라 그래!!!
(22.85% 290명)

2위: 아라한 장풍 대작전
"방송실에 계세요?"
(20.41% 259명)

3위: 효자동 이발사
"각하도 참 오래 하십니다"
(19.70% 250명)

4위: 범죄의 재구성
"청진기 대보니까 진단 딱 나온다"
(19.23% 244명)

5위: 태극기 휘날리며
"내 핑계 대지마!"
(11.03% 140명)

6위: 실미도
"비겁한 변명입니다!"
(6.78% 86명)






이상입니다.
위의 6개 영화를 저는 모두 보았는데, 그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네요...
"아...저 대사는 어떤 장면에서 누가 말한 건데..." ^^

여러분은 어떤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전 개인적으로 [올드보이]에 나왔던 "누구냐...너?" 였는데...

그럼 마음에 드는 대사를 한줄 리플로 달아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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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 4일 작성된 글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은 여러모로 참 힘든 일이다.
우선 영화의 선택부터도 어렵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와 부모님이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부모님이 연세가 많아지시면서 주로 한국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예전에 “조폭마누라”를 볼때에는 코메디 영화로 알고 봤다가 민망한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서 무척 난감했었다.
작년에 “태극기 휘날리며”는 엄마가 눈물까지 흘리면서 보셔서 무척 만족했다.

이번에도 부모님이랑 누나랑 영화를 보러 가는데 무엇을 볼까...1주일을 고민하다가 “역도산”을 예매했다.
한국영화인데다가 설경구 형님도 나오고...재미있을 것 같았다.

근데...역시...큰일이...
한국 영화인데 95%의 대사가 일본어인 것이다!!!
ㅡ.,ㅡ

어쨌든 영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화면에는 시종 스크린에 꽉 차는 설경구 형님의 후끈 달아오른 몸이 나온다.
요즘에 이 영화에 대한 평단의 평가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을 들었는데, 직접 보고 나니 “평론가”라는 쓰레기들의 말은 역시 영화 찌라시에 적힌 네티즌들의 말보다 영양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역도산”이란 캐릭터에 무엇을 기대하면서 보았는지는 매우 난감하다.
나같은 경우는 원래 역도산이 프로레슬러라는 정도만 알고 보았으나 다른 사람들은 좀더 드라마틱하고 좀더 현실적인 전기를 기대했었나 보다.

“영화 내내 역도산은 없고 설경구만 있었다...”라는 평론가의 말이 생각난다.
당연한거 아닌가?
설경구가 연기한 거니까 설경구만 나오지...

이 평론가가 의도한 것은 설경구라는 배우의 카리스마가 영화의 주제나 흐름을 먹어버렸다는 것이었겠지만 내 생각에는 영화 자체의 플롯 이라던가 각본의 문제라고 본다.

“역도산”의 생애를 전체적으로 그리려고...
한국인이란 사실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세계인을 그리고자 했던...
냉정하고 비열하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런....역도산


이런 장치들로 인해 각본이 난잡해지고 “역도산”이 어떤 사람인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것이 설경구 형님이 지나치게 연기를 잘했다거나 아님 아예 “역도산”이란 캐릭터를 잘못 표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영화는 매우 볼만 하다.
배우들은 진짜 연기 잘하고, 나무랄 점은 별로 없다.

“송해성” 감독은 “파이란”에서처럼 정적인 화면으로 인간 내면의 변화를 표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건”과 “대사”로 이해되는 한 인간에 대한 영화로서 “역도산”을 만든 것 같다.
송감독은 원래의 야비하고 무식한 “리키도잔”이 아니라 지기 싫어하고 타협하지 않으며 무모하리만치 하나에만 모든 것을 거는 사나이의 모습을 “역도산”에서 그리고자 했던 것 같다.
굳이 수십가지 자료가 있는 “역도산“전기가 아니라 스스로 각본을 쓴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든 엄마, 아빠도 재밌어 하셨고 나도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보고 나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이제 보러 가시는 분들은 남들 얘기 상관 말고 그냥 영화관에 앉아서 자신의 눈과 머리와 가슴을 믿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란 충고를 하고 싶다^^.


1963년 12월 8일 자정 일본 동경의 거리.
거센 빗길을 다급하게 달리는 차 안에는
일본 최고의 프로레슬러 역도산이 거친 숨을 내쉬고 있다.
시뻘건 피로 점점 물들어가는 하얀 와이셔츠, 배를 움켜쥔 역도산의 손위로
피가 새어 나온다.
10분전,
클럽에서 술을 마시던 역도산은 누군가의 칼을 맞았다.


세상을 다 가졌지만, 웃지 못했던 사나이 역도산

1950년 9월. 역도산은 순수 일본인이 아니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는 현실에 스모를 포기한다. 술과 싸움으로 나날을 보내던 역도산은 운명처럼 '레슬링'을 만나 미련 없이 태평양을 건넌다. 2년 후 프로레슬러가 되어 돌아온 역도산은 역사적인 첫 경기가 열리던 날, 가라데 촙으로 미국 레슬러를 때려 눕히며 패전으로 상실감에 빠져 있던 일본인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세상을 다 가졌다고 생각한 순간, 역도산의 삶은 점차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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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10일 작성된 글입니다).

좌익, 우익, 중도...이데올로기는 쓰레기통에 갔다.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인 시대가 왔다.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N.EX.T라는 그룹의 “The age of no god" 이라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어느 시기에나 어느 장소에서나 좌파, 우파, 급진 개혁, 보수 온건...이런 개념, 사상, 생각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상대적이고 개방적이며 느껴지지 않는 공기처럼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언제나 절대 옳은 가치란 존재할 수 없으니까...
(대체로 난 인간의 존엄성...같은 것도 필요 없다고 생각해^^)

어쨌든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매우 오래 전에 본 미국 영화 한편과, 바로 얼마 전에 보게 된 일본 영화 한편 때문이다.

극단적인 생각은 항상 극단적인 행동으로 표출되어 지고, 그것은 언제나 “폭력”이라는 수단에 의해 인지된다...는 것이 두 영화, 그리고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먼저 이야기할 1998년작 American History X는 미국의 백인우월주의자들에 관한 영화이다.
에드워드 노튼, 에드워드 펄롱...등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 연기했으며 그 내용 또한 훌륭했기에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영화에서 에드워드 노튼은 DOC(실제로는 KKK단 이겠지만^^;;)라는 백인 우월주의자 그룹, 네오 나치의 리더이다.
skin head에 근육을 자랑하던 이 친구는 자신의 차를 훔치려던 흑인 두명을 동생이 보는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범인을 총으로 쏴 죽인다.
그는 매우 당당했으며, 그의 동생은 그런 형을 동경하게 된다.

하지만 감옥에 간 그는 같은 백인에게 상처받고, 백인이라고 더 나을 것은 없으며...다 쓰잘데기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글로 쓰니까 너무 단순해 보이는데, 그 과정과 표현은 꼭 영화를 봐야 안다).

동생은 형이 감옥에 가 있는 동안 형을 본받기 위해서 히틀러를 추종하고, 작은 네오 나치로 커 간다.
감옥에서 나온 형은 이런 동생을 DOC에서 빼내오기 위해 애쓰고,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장면에서 형제는 자신들의 방에 붙어있는 영웅(백인, 나치)들의 사진을 몽땅 뜯어 버린다.

...

American History X은 국내 개봉도 했었고, 내용은 아래에 나와 있으니 읽어보면 더 잘 이해가 될거다.
하지만 이제 얘기할 일본영화인 凶氣の櫻(흉기의 사쿠라)는 국내 개봉을 안했고, 개봉 계획도 없으며, 자료를 구할 수도 없다.
따라서 최대한 자세히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아래 오랜지 색 부분은 내가 다분히 주관적으로 쓴 영화 내용이니 절대 토를 달거나 퍼가지 마시길...^^;;)

현재의 일본과 현재의 일본 젊은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야마구치“는 친구 2명과 함께 ”네오 토죠”라는 그룹을 만들어 도쿄의 밤을 정화하려 한다.
그 방법이란 삶에 대한 목적이나 의식 없이 범죄와 방황으로 물든 길거리 청소년(?)들을 무조건 잡아서 패는 것이다.

무작정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도 하고 이데올로기를 갈고 닦아 스스로 무정부주의자임을 자처하게 되지만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고 친구들마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진 않다.

도쿄 시부야를 통솔하는 “네오 토죠“를 눈여겨 봐둔 야쿠자 효우도파는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동차도 주고 술도 사주고...하지만 야마구치는 그런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고, 결국 야쿠자들은 음모를 꾸며 ”네오 토죠”가 상대편 야쿠자패에 싸움을 걸게 만든다.

야쿠자를 동경했던 친구 한명은 야마구치를 죽이라는 효우도의 말에 거역했다가 병신이 되고, 킬러를 동경했던 한 친구는 자고 일어나보니 조직의 킬러의 죄를 뒤집어 쓰고 교도소에 가게 된다.

친구들의 몰락과 스스로의 사상에 대한 의심, 바뀌지 않는 사회, 결국 폭력은 수단이 도리 수 밖에 없다고 절규하는 야마구치는 오야붕에게 받은 검으로 효우도를 치러 가고...



더 이상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영화를 보실 분을 위해 말할 수 없다.

어쨌든 凶氣の櫻에서 하고 싶은 말은 매우 난해하고 복합적인 것이다.
가볍게 받아들이려면 배경음악으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Hip Hop 음악에 맞춰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청춘 영화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영화를 본 내 생각은 “역시 무르익은 생각, 사상은 없다...폭력은 단지 수단일 뿐, 목적을 넘어설 순 없다...” 정도 이다.

어디서나 그렇겠지만 급진, 좌익의 꿈틀대는 행동력을 폭력이라 본다면 보수, 우익의 지키려는 생각이 만들어낸 아집과 오만, 권력과 힘은 또 다른 폭력이다.

일본 야쿠자의 역사는 무지 오래되었고 그만큼 깊은 뿌리 덕에 정치 권력에 놀아나지 않고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때문에 많은 야쿠자 구미들은 당시의 권력과 긴밀했고, 몇몇의 오야붕들은 일본 우익진영의 거두가 되기도 했었다.

이런 상관관계의 축약판이 凶氣の櫻이 아닐까 한다.
그러면서도 신랄한 현재 비판 의식을 가진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X 까지 마라, 어줍잖은 사상으로 사는 세상이 아니다, 그렇게 쉽게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이것은 2가지 편린으로 이해해 볼 수 있는데 일단 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젊은이, 시부야, 도쿄, 일본... 그리고 어수룩하고 자신들에게 맞지 않는 사상이 있으면 바로 무자비하게 꺾어버리는 폭력의 야쿠자 세계... 이 두가지 세상이 위의 말을 하고 싶은 감독의 주제의식 아닐까?...싶다^^;;
(영화에서 야쿠자 중간보스가 야마구치와 이데올로기에 대해 얘기하다가 말문이 막히는 모습은 진짜 웃기다^^)


또한 위의 American history X에서의 내용도 따지고 보면 그렇다.

제국주의의 일익인 미국에서 파시즘, 나치즘, 백인 우월의식...이런 것들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무의미 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점점 "팍스 아메리카나" 를 향해 가는 미국의 현주소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역사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이 영화가 만들어 진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폭력은 나쁘다!!!^^

으음...
또 얘기를 하다보니 너무 엉뚱한 데로 샌데다가 앞뒤가 안 맞네...^^;;
배우에 대한 얘기도 잔뜩 하고 싶지만 이건 나중에 하고...
그럼 凶氣の櫻 보고싶은 분은 저를 찾으세요~


"Though passion may have strained...we must not break our bonds of affection."
"뒤틀린 열정으로 인해서 사랑의 끈이 끊겨선 안된다"
-from American History X


난 항상 화가 나 있었지. 무슨 짓을 해도 풀리지 않았어...

형 데릭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모임인 DOC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버지가 죽고나서 부터였어. 형은 분노와 증오로 들 떠 있었지. 형의 분노는 풍요의 땅 미국에서 기생하는 유색인종에게로 폭발해버렸지. 혐오스러운 존재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며 우리들을 향해 연설하는 형의 모습은 근사했어.
나도 형처럼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영웅이 되고 싶어. 형이 차를 훔치려던 흑인 두 놈을 순식간에 죽여버린 그날 밤을 잊을 수가 없어. 무서움에 떨고 있는 나와는 달리 형은 당당하고 침착했어.

나도 형처럼 주목받는 영웅이 되고 싶어...

형이 감옥에 있는 동안 나는 형의 뒤를 따르기로 했어. DOC의 지도자는 나에게 유색인종은 모두 다 백인의 적이라고 했어. 우리는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없어. 나도 형처럼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어. 그래서 난 작문시간에 히틀러의 <나의 투쟁>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했지.
학교는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발칵 뒤집혔어. 스위니 선생은 나를 불러 형 데릭에 대한 리포트를 다시 제출하라며 리포트 제목까지 정해줬지. <아메리칸 히스토리 X>에 대해서.

나에게 네가 있다는 건 행운이야...

3년 후, 형 데릭이 드디어 출감을 했어, 그는 여전히 DOC의 리더이고 영웅이야. 우리는 그를 중심으로 다시 힘을 집결하려고 했지. 하지만 내 기대는 순식간에 무너졌어. DOC의 지도자를 폭행하고 심지어 우리에게까지 총을 겨눴어.
자신은 이제 옛날의 데릭이 아니라는 말을 남기며, 난 그런 형이 미웠어. 우린 백인들의 영웅이 될 수 있는데, 형은 나의 기대를 저버렸어.

이제 돌아가려 해요. 쉽진 않겠지만 우린 함께니까요...

형이 감옥에서 겪은 끔찍한 일은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지. 백인들이 형을 폭행했다는 거. 형은 정말 변한 것 같았어. 형의 모습은 너무나도 진지해 보였지. 형에게 아픔을 준 그 모든 것들이 갑자기 싫어졌어.
집으로 돌아온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벽에 붙은 우상의 잔영들을 하나씩 떼어 내기 시작했지. 형과 나 사이에 있던 알 수 없는 절망과 증오가 허물어지는 순간이었어.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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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3일 작성된 글입니다).

아...
도대체 나의 머리는 왜 이리도 멍청한 것인지...

오늘 정말로 가슴을 두근거리며 기다렸던 "오시이 마모루"감독의 영화 Innocence를 보았다.

전세계에 폭풍을 몰고 왔던 <공각기동대>이후에 15년만에 돌아온 후속편으로, 역시 미래세계의 기계화된 인간, 로봇, 정신, 혼...복잡한 주제들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공각기동대>를 3번이나 보고도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또 이 영화를 이해하지 못했다...
혹시 <공각기동대>를 보지 않은 분은 차라리 이 영화를 보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충고를 감히 드립니다. ㅠ.,ㅜ

어쨌든 하드웨어 적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현재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줄수 있는 모든 것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기술의 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요즘엔 3D가 아니면 고급화된 눈에 익숙하지가 않지만, 이 영화는 90%가 손으로 그린 아날로그인데도 불구하고 3D 이상의 현실감과 입체감, 존재감을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기술의 승리일 수도 있지만 역시 칭찬해야 할 사람은 "오시이 마모루"이다.

감독의 역량은 이야기의 흐름, 배우의 연기...이런 것을 이끌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에게 보여주는 화면을 만드는 것이다.
화면에서 보여지게 될 것을 예상해서 구도, 시점, 조명...등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그 "감독의 역량"을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다.

"오시이 마모루"는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이기도 하지만, 실사 영화도 만든 경험이 있다.
이 영화에는 정말로 다양한 구도에서 다양한 장면을 보여준다.
물론 그것은 실사 영화 이상을 보여준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깨달은 것은 "조명"의 중요성이다.
애니메이션은 말할 것도 없고, 실사 영화에서도 "조명"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감독이 많은것 같다.
단순한 밝기 이상으로 화면 구성에 중요한 것이 바로 조명인데..."조명"이라고 하니까 이해에 혼란이 오는데 일반적인 영화 용어로 "lighting"은 인간의 눈이 태양의 가시광선의 반사에 의해 사물의 존재와 입체성을 확인한다는 점을 전제로 생각해 볼때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오시이 마모루는 그것을 최대한 살려서 영화의 현실감을 200% 표현해 내었다.

그것은 또 거장만이 가질 수 있는 호화로움을 수반하여 강조된다.
예전에 자기 하고 싶은대로 영화를 만들수 있는 감독은 아카데미나 칸,베니스,베를린의 세계 3대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사람밖에 없을거라는 말을 했었다.
당연한 얘기다.

"오시이 마모루"는 애니메이션 계에서 전세계 적으로 "이야자키 하야오"이상으로 유명한 거장이다.
그는 현존하는 일본 최고의 스텦을 구성하고 자신의 I.G production뿐만 아니라 "미야자키 하여오"studio GHIBLI까지도 끌어들였으며, 기존의 경제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제성을 버리고 24frame 이상의 Full frame에 무지하게 화려하고 실감나는 채색으로 관객의 눈을 환상의 세계로 데려가 버린다.
한때 한국 애니메이션이 안되는 이유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지는 "색"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유치한 색칠이나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었다.
나 또한 친구들과 "한국 애니에서 하늘이 하늘처럼 보일때 그때가서 한국꺼 봐야지..."라는 말을 "영혼기병 라젠카"라는 나름대로 대작이라는 애니를 기대하며 보았다가 실망하며 나누었다.

게다가 음악 또한 지브리의 "히사이시 조"와 함께 애니 음악의 거장이랄수 있는 "카와이 겐지"님이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음악을 들려준다.
그야말로 초호화 멤버들과 작업을 거친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인데도 한국돈 220억이 들었다!!!



영화 얘기를 해보자면...
...?

너무 어렵다.
기계화, 디지털화 되어가는 미래 사회에서의 인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민?

내용은 영화를 보시면 알테니 넘어가고, 사상적인 얘기를 해보자면 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느 인용구를 통해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외부 데이터 베이스"에 접속되어 있기 때문에 즉석 검색을 통해 매우 현학적이고 고차원적인 인용 어구를 사용하여 선문답을 즐긴다.
예를 들면 구약성서의 구절부터 시작해서 데카르트, 공자님의 말씀까지 등장한다.

그 어구중에 가장 와 닿았던 것은...
"인간은 스스로 테엽을 감는 기계이다...그리고 영원 구동의 표본이다..."

인간 또한 신의 입장에서 만들어낸 기계에 불과하다.

거기에다 "죽음"을 모르고 거부하는 인간에 비해 스스로 자살을 할수 있게 된 로봇...
인간의 魂이랄수 있는 고스트가 되어 전산망(Net)에서만 존재하는 존재를 볼때면 기계가 더 인간 같기도 하고, 기계와 인간의 구분이 모호해 지기만 한다.

역시 "오시이 마모루"는 화두를 던져주기만 하지 그 해답을 주진 않는다.
어떤 사람은 그렇기 때문에 이제 오시이의 영화에선 보여줄 것이 없다...바닥이 났다...라는데 내가 보기엔 그렇기 때문에 그의 영화들이 계속해서 우리 머리에 남아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고 생각하게 하는것 같다.

어쨌든 이 영화는 서울에 있는 큰 극장에 가서 보던가, 아니면 큰 화면과 5.1 chanel이 완벽히 구현된 홈시어터로 보시길 권합니다.
환상적인 화면과 완벽에 가까운 소리의 분리에 감동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전 물론 제 방에서 봤구요, 절대 원주에 있는 극장에서 보지 마시길...^^)

아래 오랜지색 부분은 퍼온 영화 스토리입니다.


공각기동대 그 후로 3년…

2032년. 전뇌(電腦), AI, 로봇 기술 등의 발달에 따라 인간이 전뇌로 사고(思考)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자신의 육체를 스스로 기계화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 인간과 사이보그(육체를 기계화한 인간), 인간형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

한 여인에 대한 기억만을 간직한 사이보그!

테러를 막는 정부 직속기관 공안 9과의 형사 “버트”는 대부분의 신체를 기계화 한 ‘사이보그’. 그가 인간이라는 증거는 뇌의 일부분과 3년 전 자신의 파트너였으나 실종된 “쿠사나기”라는 한 여성에 대한 기억 뿐이다. 버트는 최근에 파트너가 된 “토그사”와 함께 각종 사이버 테러와 통제를 벗어난 로봇에 대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어느 날, 섹스 전용으로 프로그래밍 된 가이노이드(소녀형 로봇)가 갑자기 이상을 일으키며, 인간들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버트와 토그사는 이 로봇을 만들어낸 제조업체 “로커스 솔루스社”의 내력을 조사하던 중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로봇을 인간의 모습과 감정을 지닌 존재로 만들려고 하는가’ 등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스스로 자살을 선택한 안드로이드, 로봇에 더 가까워 진 여성, 축제 기간에 인형(로봇)을 불태우는 인간들, 스스로 육체를 버리고 네트에 융합해 인간을 초월했다고 자만하는 남자… 이들을 통해 버트는 살인 사건의 진실에 점점 다가간다.

왜…
무엇 때문에?
인간을 위해, 인간이 만든 로봇이 인간을 공격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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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2일 작성된 글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보기 전에 많은 기대를 하였다.
이유는 이전에 보았던 "장예모" 감독의 영화 "영웅"의 잔상이 너무도 강렬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고, 어쩔수 없이 이 영화는 "영웅"과 비교하며 볼 수 밖에 없었다.

"장예모" 감독은 베니스, 베를린, 칸 영화제의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 경력이 있는 감독이지만 사실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서극" 감독을 벗어나지 못하다가 이제는 "이안" 감독을 따라가려는...
사실 "거장"이라는 이름에 가려져서 매스컴과 관객들은 장예모를 객관적으로 보고있지 못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고 반성을 해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내가 "영웅"을 본 것은 2003년 초에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인데, 세계 최초로 중국에서 개봉하는데다가 너무 보고 싶기도 하고, 중국의 극장도 들어가보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 북경 번화가에 있는 큰 극장에서 보았다.

물론 중국어 실력이 미천하여 대사를 이해한 것은 5%도 안 되었지만 나는 그 화려한 색감과 카메라 웍,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에 정신을 놓고 보았었다.(같이 보러간 친구는 지루해 죽을 뻔 했다^^)
어쨌든 "영웅"은 나에게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왔고 한국에 돌아와서 DVD가 발매된 이후에 다시 집에서 소가 되새김질 하듯이 꼼꼼히 보았다.
역시 멋졌다!!!

이제 어쩔수 없이 "영웅"과 비교해가며 "연인"을 얘기해 보겠다.


위의 두 영화는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였다.
감독은 "장예모", 무술감독은 "정소동", 의상 및 음악 감독도 이전에 등장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내게 너무도 차이 나게 다가왔다.

먼저 감독이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가 참 난해하게 다가왔다.
영화의 제목이 "연인"이 아니었다면 초반에 영화를 따라가기가 애매하며, 이후에는 약간의 억지스러움에 당황하게 되었다.

또한 스케일 면에서도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과 우크라이나까지 원정을 가서 멋진 화면을 담았지만, 영화 전체에 산만하게 분포된 배경들은 전체적인 광활함과 웅장함, 화려함이 아닌 난잡함으로 다가오게 되었으며, 이것은 "장예모" 감독이 매우 집착하는 "色"을 강조하는 화면에 겹쳐져 눈이 피곤하게 된다.

구성에 있어서도 멋진 배경 화면을 담아내려는 욕심에 지나치게 아웃 샷이 많았고, 격투 장면에서는 긴박감을 살리는 것은 좋지만 반대로 근접 샷의 남발로 주인공들이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이해가 안될 때가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제작되던 시점은 2000년에서 2003년 정도까지로, 매우 긴 기간이고 애매한 시점으로 매트릭스 이후로 많은 영화에서 보여졌고 "영웅"에서도 사용되어졌던 최신 기법들이 사용되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무술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이 영화의 무술 감독은 "정소동" 감독이다.
홍콩에서는 영화도 몇 편 만들고 매우 유명한 감독으로 "영웅"에서도 이 사람이 무술감독을 했었다.
"영웅"에서는 주인공들의 탄탄한 실력이 받쳐주는 가운데 매우 화려하고 정교한 액션과 아름다움이 보여져서 매우 인상깊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속칭 marcial arts라고 불리우는 "동양무술"의 특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검이 아닌 만도를 사용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정교하고 각이 잡힌 "무술"이 아니라 "브레이브 하트""글레디에이터"에서 보여주던 서양식의 휘두르기 칼싸움을 보여주고, 어이없게도 나중에는 엉겨붙어서 주먹으로 한대씩 친다...
대략 어이 없었다.

1990년대 말로 접어들면서 "정소동"과 함께 홍콩영화계를 주름잡던 무술감독인 "원화평"이 헐리우드로 진출해서 "Matrix", "Kill bill"등의 영화를 만들게 된다.
"원화평"은 서양 배우들을 데리고 동양 무술의 정교함과 서양 싸움의 힘과 화려함을 잘 접목하여 최고의 marcial arts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정소동"은 큰 영화, 세계무대에 나서면서 아직 정제, 정리되지 않은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그래도 이번 영화에서는 "활"이나 "비도(던져서 날리는 칼)"가 등장해 다양한 눈요기 거리가 제공된다.

그리고 배우에 대해서...

우리 "유덕화" 형님은 정말 말이 필요없는 분이시다.
동양 무술을 알리고 사라진 "이소룡"이나, 헐리우드로 진출한 "주윤발", "성룡", "이연걸"...
이런 사람도 훌륭하지만 "유덕화" 형님만큼 홍콩영화, 특히 무술 영화에 공헌한 사람은 없다.

"유덕화" 형님은 내 기억에 1990년대 말에 이미 100번째 영화를 찍으셨다.
아마도 현재는 110편이 넘었을 텐데, 형님의 연세를 생각한다면 이것은 "먹고 자는 시간"만 빼고 살아있는 시간 거의 전부를 영화 찍는데 보냈다는 얘기다.
그리고 형님이 각종 영화제와 가요제에서 받은 상은 이미 200개가 넘었다.
형님의 단 하나의 아쉬움은 세계무대, 헐리우드를 밟아보지 못했다는 것인데, 나는 그것이 오히려 멋지다.
인기 얻고, 실력 키우게 되면 공명심이든 돈때문이든 떠나려는 사람이 많은데 이렇게 자신의 나라, 자신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공로상"을 2만개쯤은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성룡", "이연걸" 같은 정교하고 뛰어난 무술 실력은 없기에 이번 캐스팅에서는 조금 아쉽다.

"금성무"는 정말 이상한 배우다.
잘생기긴 정말 잘생겼고, 중국어, 영어, 일본어까지 할줄 알아서 다국적 스타의 소질은 충분하다.
때문에 그는 20편이 넘는 영화를 찍으면서 단 한번(데뷔작) 빼고는 전부 주연을 맡았다.
이게 말이 되는가?
"스타성 캐스팅"이라는 법칙을 대표하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우리 장동건 형님이 초반에 이러다가 나중에 정신 차리고 돈 생각 버리고 "인정사정...", "해안선" 같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력 다듬기에 힘 썼듯이 이친구도 이런 노력을 한다면 정말 대배우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무술도 못한다...ㅡ.,ㅡ)

"장쯔이"누님은 정말 최고!!!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무술을 하는 사람인 것 같다.
사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체조, 무용을 해서 어려운 동작도 잘 소화해 내고, 그녀의 마스크는 정말 신비로워서 영화의 배역에 대해서도 nice casting이다.
"장쯔이" 누님이 "양자경", "루씨 리우" 보다는 "장만옥"의 뒤를 따르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쩌다보니 영화를 흉만본 것 같아 쪼~금 미안하려고 그러네...

그러나!!!
마지막으로 하나 더 단점을 지적하자면 왜 ending credit이 올라갈때 영어로 된 노래가 나오냐구~~!
게다가 중국어 자막...ㅡ.,ㅡ

어쨌든 극장가서 보신다면...
그다지 권하고 싶진 않네요^^;;

아래 오랜지색 글씨는 퍼온 영화 스토리입니다.

중국 역사상 가장 황금기였던 당나라. 그러나 서기 859년, 당 왕조는 바야흐로 쇠퇴 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무능한 왕조와 부패한 대신들로 나라 전체가 불안에 휩싸이고 온 나라에 반란군이 들끓는다. 그 중 가장 이름난 반란조직이 바로 '비도문' (House of Flying Daggers)이다.

비밀조직인 비도문은 민중에게 관에 저항할 것을 호소하고, 자유를 추구하였다. 도성 근처에 위치한 팽 티안 지방에 출몰하는 비도문은 민중들을 혼란시키고, 관의 힘을 약하게 하여 지방 관리들에게는 그야말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다.

비도문이 관과 싸워온지 수년이 흐르고, 우두머리가 전투에서 살해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에도 조직은 점점 세를 얻어간다. 결국 팽 티안 성의 관리인 레오(유덕화)와 진(금성무)은 열흘 안에 이 조직의 새로운 우두머리를 잡아오라는 명을 받는다.

레오는 인근지방 홍등가에 새로 나타난 무희인 메이(장쯔이)를 의심하게 되는데, 실은 그녀는 죽은 비도문 두목의 딸이다. 레오는 메이를 데려다 심문을 하지만 입을 열지 않자 다른 수를 꾸민다. 진으로 하여금 ‘풍’이라는 떠돌이 무사로 변장을 하게 해 메이를 감옥에서 구출한 뒤 그녀의 신임을 얻어내고 함께 '비도문'의 은신처로 떠나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들의 계획은 성공을 거둬 결국 진과 메이는 은둔처까지의 긴 여정을 함께 하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는 베일에 싸인 자신의 동반자에게 점점 감정을 갖게 된다. 진 역시 메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둘은 서로의 감정을 부정하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그들의 마음은 더욱 더 서로를 갈망하게 된다.

그러나 처음의 계획과는 달리 진을 정말로 죽이려는 낯선 무사들이 나타나고 비도문은 점점 실체를 드러내는데... 진과 메이, 그들의 사랑은 진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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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3일 작성된 글입니다).

언젠가 부터 애니메이션은 실사영화를 위협하는 영상 장르로 자리잡았다.
우리가 TV, VIDOE, DVD로 만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는 그 수준에 있어서 놀라운 완성도를 지닌다.

영상산업이 가장 발달된 미국, 그중에서도 헐리우드의 경우 아직도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을 위한 움직이는 동화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많은 메이져 영화사에서도 많은 돈을 들여 3D 작업까지 하면서 유아용, 내지는 가족 단위의 관객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하지만 최근들어 Final Fantasy, 엘도라도 같은 성인용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지긴 했지만, 그것은 극히 적은 수요만이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일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소년으로부터 성장한 안정적 애니메이션 수요층을 안고서 양적, 질적으로 발전하였다.
한해 꼭 10여편 이상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개봉하고, 그것이 헐리우드 대작보다 훌륭한 흥행 성적을 내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물론 일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많은 경우가 (연재만화->TV애니메이션->극장용 애니메이션)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잡지 연재 만화가 인기를 얻으면 그 인기를 바탕으로 TV판,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이럴 때, 몇몇 경우에는 원작보다 훌륭한 작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대게의 경우에는 원작의 인기에 편승한 돈벌이 수단밖에 되지 못한다.

오늘 소개할 "천년여우"가 훌륭한 점이 여기에 있다.

전세계 애니메이션 감독중에 가장 유명하다고 할수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를 보자.
그가 20여년이 넘게 만들어오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는 모두 독창적인 작품으로서 존재하지, 따로 원작이 있다던가 하지는 않다.
오직 그 작품만을 위해 쓰여진 각본과 작업으로 만들어진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것이다.

"천년여우" 역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다.
이 점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부분으로서, 이 영화의 각본이나 구성은 정말 훌륭하다.

한 인간의 생애를 재구성 하는 오버랩의 연속 속에 그 인물의 인생이 녹아 있고, 그것은 그 인물(여배우)가 출연했던 영화 작품들의 명장면으로 표현되어 진다.
기승전결을 잘 갖추고 있으면서도 현란한 화면 구성과 변환, 과거와 현재의 혼재, 현실과 영화 속 허구의 왕래...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결코 이 작품이 보여주고 말하고자 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고 영화를 따라올 수 있다.



위의 사항들은 이 애니메이션의 감독인 "콘 사토시" 라는 이름이 갖는 name value 속에서 더욱 빛난다.
"콘 사토시"는 경력이 그렇게 오래 되지도 않았고, 많은 작품을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3~4 작품을 통해 이미 "콘 사토시" 식의 애니메이션 觀을 확립하였고, 전세계 수많은 팬들은 그것을 수용하고 기다리게 되었다.

10여년 전 "오시이 마모루"가 애니메이션계에 등장했을때, 그가 "공각기동대"에서 보여준 세계관과 표현력에 전세계가 감동하고 열광했었다.
그는 애니메이션 속에서 철학적 존재에 대한 고민을 제시하고, 암울하고 가라앉은 현실적인 화면을 부가시켜 1시간 20분의 완벽한 예술작품을 완성시켰었다.

하지만 "오시이 마모루"가 이렇게 열심히 보여준 것들은 결국 "실사영화"에 대한 향수와 반대 급부였을 뿐이다.
그는 결국 "실사영화"의 세상으로 돌아갔고, "아발론"이라는 환타지 액션 대작을 실사로 제작한다.
(흥행은 못했다^^;;)

"콘 사토시""오시이 마모루"와 비교되는 가장 큰 차이점이 이것이 아닐까 한다.

"콘 사토시"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잘 짜맞추어진 안정된 스토리에 천재적인 연출력일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표현력"에 주목한다.
그의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지고 있는 세상은 현실의 세상과 똑같다, 아니 더 완벽하다.
인물들 뿐만 아니라 그 배경으로 보여지는 모든 것이 철저한 고증과 현장 답사로 인해 완벽하게 "그려져" 있고, 그 디테일은 수백억달러가 들어가는 영화의 소품보다 훌륭하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근래의 일본 실사영화계가 생각만큼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가 훌륭한 인재들의 "애니메이션계"로의 유입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콘 사토시"가 생각하는 것은 애니메이션 세상에서 보다 자유롭고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인위적인 애니메이션의 세상에서는 자신의 상상력이 모두 담긴 각본을 실현시킬수 있고, 실사보다 간단하게 조명, 구도, 연출등의 작업을 의도대로 행할수 있다.
또한 인물의 섬세한 표정 변화까지도 인위적 묘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명 배우보다도 완벽하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면 작품을 100%만 보여줄 수 있고, 많은 명작 영화에서처럼 감독,배우,스텦의 화학작용으로 120%의 완성도를 보이는 작품이 될순 없기 때문에 난 그래도 아직은 실사 영화를 좋아한다^^)


어쨌든 또 영화얘기는 안하고 쓸데없는 애니메이션 세상 얘기만 늘어놓게 되었는데, 어쨌든 이 애니메이션은 정말 재미있다.
이 작품은 국내 개봉도 했었고, 이미 DVD도 국내 발매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구해서 보기가 그리 어렵진 않다.
꼭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다^^.


이 애니메이션은 아래와 같은 수상 경력이 있습니다.
-2002년 제6회 캐나다환타지아영화제 최우수애니메이션영화상
-2002년 도쿄애니메이션어워드 극장영화부문 최우수작품상
-2002년 제5회 일본 문화청 미디어예술제 애니메이션부문 대상



아래 오렌지색 부분은 퍼온 영화 스토리입니다^^.

평생을 이끌어온 운명, `열쇠의 남자'를 만나다

창립 70주년을 맞아 개축을 위해 촬영장을 철거하는 `은영' 영화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전설적인 여배우 `후지와라 치요꼬'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타찌바나 겐야' 에게 맡긴다. 평소 그녀의 작품을 수십 번이나 봤을 정도로 열혈 팬이었던 그는 그녀를 찾아 나선다. 그녀는 전성기를 누리던 30년 전 갑자기 은막 뒤로 사라진 뒤, 신비에 둘러싸여 온 인물. 타찌바나는 어렵게 찾아낸 그녀에게 그녀가 잃어버린 추억의 열쇠를 내 놓으며 인터뷰를 시작한다.

그 열쇠는 소녀 시절 그녀가 한 남자에게 받았던 것이자 그녀의 평생을 이끌어온 운명이었다.

“못 만나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난... 그를 쫓는 나를 사랑하거든요”

1923년 관동대지진과 함께 태어난 치요꼬. 한참 국가가 전쟁에 몰두하고 있던 때, 그녀는 경찰에 쫓기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난다. 부상 입은 그를 집에 숨겨주던 그날 밤 처음 만난 그에게 첫사랑을 느끼지만, 의문의 남자는 치요꼬를 다시 보지 못한 채 경찰을 피해 만주로 떠나버린다. 진정한 평화가 오면 고향의 밤하늘을 보여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가장 소중한 것을 여는 열쇠'만 남긴 채.

얼마 후 우연히 영화출연 제의가 들어오자 치요꼬는 그 제안에 순순히 응한다. 영화를 촬영하게 되는 만주에 그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 이때부터 그녀의 영화인생이 시작된다.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군주 또는 무사를, 에도 시대에는 반역죄인을, 막말에는 반역자로 몰린 개혁운동가를, 그를 처음 만난 1930년대 말에는 민권운동가를 사랑하는 여인으로, 치요꼬는 열쇠의 남자를 향한 사랑을 영화를 통해 더욱 키워나가는데...

그녀가 갑자기 은막 뒤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이며, 그 열쇠의 남자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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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17일 작성된 글입니다).

아...
또 시험이 다가오고...
변함없이 공부는 하기 싫고...

역시나 영화를 보고야 말았다.


어쨌든 이 영화는 스필버그 감독톰 행크스가 만든다는 사실 만으로도 200%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다.
보고 난 후에도 역시 후회되지 않았다.

톰 행크스는 당분간 연기에 전념한다고 했는데, 근래들어 스필버그 감독과 작품도 많이하고, 그래서인지 호흡도 좋아진듯해서 보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
감독과 배우가 교감하지 않고 만드는 영화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100%밖에 못 보여주니까...

어쨌든 최근의 스필버그는 특수효과나 뭔가 굉장한 기획 같은 것은 제껴두고 따뜻함이 넘치는 영화를 많이 찍는다.
덧붙여 그것은 훌륭한 배우를 활용한 캐릭터성 짙은 영화가 되곤 하는데, 이번 Terminal에서는 더이상 완벽할 수 없는 연기를 우리 Tom 형님께서 해 주셨다.

수백억이나 되는 개런티의 값어치를 제대로 해내는 몇 안되는 배우인 그는 정말 훌륭한 연기를 한다.
으음...잘 표현하는것은 당연하지만...
으음..."오버"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좋다!!!

이번에도 순수하면서도 섬세한 빅터 나보스키를 연기하면서 일부러 웃기려 하거나 울리려 하지 않는데도 자연스럽게 관객을 그렇게 만들어 버리는 마술같은 연기를 해내고 있다.
참 어설퍼 보이지만, 흠을 찾을수 없다고나 할까?

어쨌든 또 감독이랑 배우 얘기만 해버렸는데, 영화 자체도 매우 재밌다.
우선 각본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한다.
정말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미쳐버렸을 테지만, 영화는 그 현실에 적응하려는 순수하고 착한 동유럽 촌놈의 행동을 보여주면서 비극은 잊고, 입가에 웃음을 띠게 한다.

이 영화의 스텦은 Catch me, If you can 의 스텦들이라는데, 어떻게 보면 분위기가 많이 비슷하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 만드는데는 이번 영화가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실제 크기의 공항을 만들고, 그것을 가득 채운 엑스트라들...
생각만 해도 모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이 영화의 주제는 "기다림"이다.
좋아하는 재즈밴드의 사인을 얻고 싶어 40년을 기다린 빅터의 아버지...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만나고 돌아오는 곳에서 혼자 남아 9개월을 기다리는 톰 행크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지도, 잊지도 못하고 있던 캐서린 제타 존스...

이 둘을 연결해 주는 것도 이 "기다림"이다.
물론 나폴레옹 전집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황당한 소재에 지루해 보이는, 혹은 예고편이 전부일 것 같은 영화지만...
당연히 예상을 깨는 좋은 영화임을 장담한다.

8월 27일에 개봉하니까 꼭 극장가서 보세요~^^
(아래 오렌지색 부분은 퍼온 영화 스토리입니다)

뉴욕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일단은 입구까지만…!

동유럽 작은 나라 ‘크로코지아’의 평범한 남자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 뉴욕 입성의 부푼 마음을 안고 JFK 공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가기도 전에 들려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 바로 그가 미국으로 날아오는 동안 고국에선 쿠데타가 일어나고, 일시적으로 ‘유령국가’가 되었다는 것.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뉴욕에 들어갈 수도 없게 된 빅터. 아무리 둘러봐도 그가 잠시(?) 머물 곳은 JFK 공항 밖에 없다.

공항에서만 9개월째! 이 남자, 여행 한번 특별합니다!

하지만, 공항 관리국의 프랭크에게 공항에 여장을 푼 빅터는 미관(?)을 해치는 골칫거리일 뿐. 지능적인 방법으로 밀어내기를 시도하는 프랭크에 굴하지 않고, 바보스러울 만큼 순박한 행동으로 뻗치기를 거듭하는 빅터. 이제 친구도 생기고 아름다운 승무원 아멜리아(캐서린 제타 존스)와 로맨스까지 키워나간다. 날이 갈수록 JFK공항은 그의 커다란 저택처럼 편안하기까지 한데…. 그러나 빅터는 떠나야 한다. 공항에선 모두들 그러하듯이. 과연 그는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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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2일 작성된 글입니다).

가끔 정말 훌륭한 영화를 보면, 다음 영화를 보기가 굉장히 망설여지게 된다.
겁이 나기 때문이다.
재미가 있건 없건간에 먼저 본 좋은 영화가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보게된 영화가 바로 그런 영화다.
난 원래 공포, 호러,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진 않지만, 이 영화는 너무 보고 싶어서 새벽에 혼자 보았고,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했더니 또 내방에서 보게 되어서 2번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영화를 보기가 힘들어 졌다.

이 영화의 메인 가닥은 2가지인것 같다.
하나는 단서가 되는 "기억"이고, 그것을 조작함으로써 파생되는 "작용"...
이것이 만나서 Butterfly effect, 즉 이 영화의 주제를 생성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모두 정신병력을 가지고 있고, 자신도 어릴때 부터 가끔씩 순간적으로 기억을 잃고 쓰러질 때가 있다.
그런 불안정한 기억을 위해 매일 일기를 쓰게 되고, 대학생이 된 후에 펼쳐본 일기장은 그가 자신의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어릴 때 부터 주인공에게 나타나던 순간적인 기억 상실은 주인공이 그 당시의 "기억"에 개입하여 "조작"을 했기 때문에 어린 당시에는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후,유년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가다가 친구들과의 일, 사랑하던 여자와의 일을 기억해 내게 된다.
그래서 한 친구를 돕기 위해 기억을 조작하면 다른 친구가 위험해 지고, 그것을 또 조작하면 사랑하는 여자가 망가지고, 또 조작을 하면 부모님이 위험해 지고...


이런 (과거-조작-파생-현실) 반복되는 정신적 충격에 주인공의 뇌는 매번 재생성 되어야 했기에, 엄청난 과부하로 인해 결국 주인공은 뇌종양이 생기게 된다.
이것은 그의 아버지, 할아버지에게도 해당된다.
그의 선친들도 이러한 능력때문에 위기에 처했고, 그것의 무서움을 깨닫고 숨은 곳이 정신병원이었던 것이다.
(그의 아버지가 어린 주인공을 죽이려 했던 것도 이런 능력을 주인공이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잘라 버리려면 주인공이 원했던 "차라리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결론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DVD라는 매체가 생기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다중 결말의 영화 제작이다.
이 영화 또한 2개의 결말이 존재한다.
그것은 일반 극장 개봉판인 Theater판과, DVD로만 제작된 Director's cut이다.

알다시피 Theater판은 관객에게 보이기 위해 만든 것이므로, 보다 smooth하고 받아들이기 쉬운 결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의 theater판도 그러하다.
촛점은 주인공과 사랑하는 여자의 연결 고리에 맞추어져 있고, 그것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결말은...^^;;
(더이상 말하면 영화 볼 사람들에게 돌을 맞을것 같아서^^;;)

반면 Director's cut에서는 말 그대로 감독이 애초에 생각했던 명확한 주제의식과 화면, 결말을 보여주려고 만든 것이다.
때문에 관객들이 보던 말던, 뭐라 말하던 상관없다.
(이런 점때문에 어떤 영화는 감독판을 보면 더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 ㅡ.,ㅡ)

어쨌든 이 영화의 Director's cut에서는 단순한 남여관계가 아니라 이러한 기억과 조작의 악순환에 대한 원초적 고민에 대한 결말을 보여준다.
이런 사건과 상황, 파생된 결과의 원흉은 무엇인가?
북경의 나비가 날개를 펄럭여서 맨하튼에 태풍이 인다면 나비가 문제의 원흉 아닌가?
이것이 감독판 결말의 최대한의 힌트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정말 훌륭한 각본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이런 좋은 영화가 나온 데에는 "각본가가 직접 만든 영화"이라는 이유가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은 J. Mackye GruberEric Bress라는 두사람이다.
Matrix와쇼스키 형제나, "파고"코엔 형제같은 형제는 아니지만 이 영화를 만든 두사람의 콤비는 정말 훌륭한 것 같다.

전에 정말 깜짝 놀라며 봤던 Destination이라는 영화 또한 위의 두사람이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한 작품이었다.
친구의 추천으로 본 영화였는데, 역시 기발하고 훌륭한 각본에 멋진 영화였다.
(근데 역시 난 무서운 영화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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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27일 작성된 글입니다).

미국인들은 "hero"에 굶주려있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말이지만 중산층, 보통사람...이런 것들에 자신을 포장하기 쉬운게 세상이다.
이런 것들로 인해 "다수"에 속함으로써 위안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로인한 반대급부로 누구나 상상을 뛰어넘는 능력, 즉 "Hero"를 꿈꾸게 되는것이다.
(많은 홍콩영화 감독과 배우들이 헐리우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술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히어로"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가장 잘 파고든 것이 Marvel comics이다.
미국의 유명 만화 출판사이자 요즘은 다목적 엔터네인먼트 그룹이 되어있는 이 회사는 초창기 슈퍼맨, 헐크, 스파이더맨, 캪틴 아메리카...등의 슈퍼 히어로물의 제작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어왔고, 종이위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기술이 태어난 이후로는 TV 시리즈와 실사 영화로 전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넘쳐나는 히어로 영화중에서 비슷한 시기, 즉 2004년 여름에 개봉한 영화를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스파이더 맨"은 이번에 두번째 시리즈가 찾아왔다.
(2편 마지막을 보면 당연히 3편이 나올것이기에 시리즈라 칭함)
이번에도 역시 미친 과학자에 맞서는 돌연변이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구성은 평범하지만 내가 "스파이더맨"을 최고의 히어로 영화라고 생각하는데는 영화의 초점에 있다.
이 영화에서(물론 만화에서도) 주인공 피터는 꿈과 가능성은 있지만 가난하고, 능력없고, 우유부단한...정말 보통 이하의 젊은이이다.
그러나 우연히 얻게된 힘을 정의를 위해 쓰려하지만, 그것은 보통 사람에게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다.

정의의 사도를 해야하는 까닭에 항상 학교에서는 낙제, 아르바이트에선 잘리고, 사랑하는 여자마저도 떠나보내게 해야 하는...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정작 마음 속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지극히 인간적인 히어로의 모습을 잘 묘사한 것이다!!!


험난한 일상에 지친 피터는 능력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되고, 결국 힘이 사라져 일상으로 돌아가 히어로를 폐업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삼촌의 유언...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lity"

캬~~~
정말 명언이다!!!

어쨌든 이런 점 때문에 스파이더 맨은 나에게 최고의 히어로 영화지만, 또한 영화적 장치도 훌륭하다.
거미 인간으로써 도심의 고층 빌딩 사이를 종횡으로 누비는 영웅의 모습을 정말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아마 Universal studio에 스파이더맨 코너가 생긴다면 당연 3D 입체 영화관이었으면 좋겠다^^.



두번째 영화는 역시 marvel에서 만화로 나왔던 "Hell boy"이다.

히어로의 근원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1. 인간인데 돌연변이, 방사능 등으로 특별한 힘을 얻게된 자.(X-men, Hulk, Spider man...)
2. 인간 이외의 존재로 외계인, 악마, 괴물...등(Super man, Hell boy)


이 Hell boy는 두번째 경우에 해당된다.
주인공인 Hell boy는 흑마법사에 의해 지옥으로부터 소환된 악마이다.
하지만 아기일때 인간(미군)에게 양육되어 본성을 억누를 이성과 지성을 갖추게 된 정의의 사도이다.

하지만 설정과 실제 영화는 많은 괴리가 있다.
우선 주인공은 악마로 보이는 것이 머리에 난 뿔, 빨간 피부, 커다란 오른팔...이외에는 없다.
단지 깡다구가 좋은 덩치 큰 인간같다.

싸움도 총으로 하지 별다른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돌연변이 인간인 여자친구가 더 큰 능력(발화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부터 점점 X-men과 다를바 없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함...)

게다가 초점이 악마와 인간의 싸움같은데, 인간화 되어버린 악마의 모습이 잘 묘사되지 못한 점이 끝끝내 아쉽다.
괜한 삼각관계와 인간과의 사랑에 대해 많은 시간이 할애되어 버려서 영화의 짜임새가 너무 엉성해져 버렸다.
감독은 "인간과 악마" 아니면 "악마와 인간의 사랑", 두 문제중 하나에만 촛점을 맞추고, 나중에 Director's cut 같은 것을 내놓는 것이 나을뻔 했다.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Blade를 만든 Guillermo del Toro 감독에다가 또 좋아하는 연기파 배우 Ron Perlman이 주인공이라 많이 기대하고 개봉 전에 봤는데 조금 실망했다.


(아래 오렌지색 부분은 Hell boy 스토리입니다)
지옥의 문을 뚫고 탄생한 악마의 아들

1944년, 2차세계대전에서 수세에 몰린 나치는 러시아의 흑마술사 라스푸틴을 고용, 지옥의 악마를 불러와 전세를 역전시킬 음모를 꾸민다. 라스푸틴의 염력으로 혼돈의 지옥신 자하드가 깨어나고 지옥의 문이 열리려 할 때, 미리 정보를 입수한 연합군의 공격으로 간신히 저지한다. 간발의 차이로 지옥에서 지구로 불려온 헬보이는 B.P.R.D.(Bureau of Paranormal Research & Defence)를 설립한 브룸교수에게 인도되어 텔레파시 예지력을 지닌 양서인간 아베 사피엔,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파이로-키네시스’ 리즈와 함께 악에 맞서는 전사로 성장한다.

전세계의 운명이 걸린 선과 악의 전쟁이 시작된다!

60년후, 어둠 저편으로 추방되었던 라스푸틴은 추종세력에 의해 부활하고, 그가 창조한 ‘죽을수록 강해지는 지옥의 사냥개’ 삼마엘과 고통에서 쾌락을 느끼는 부관 크뢰넨에 의해 온세계에 강력한 파괴와 종말의 기운이 퍼져나간다. 지옥의 문을 다시 열기위해선 헬보이의 파워가 꼭 필요한 라스푸틴은 리즈를 향한 헬보이의 사랑을 간파하고, 리즈의 목숨을 볼모로 헬보이에게 악마로서의 각성과 파괴신으로서의 재림을 강요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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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23일 작성된 글입니다).

우리나라엔 잘 소개되지 않았지만 미국같은 메이져 스포츠들이 많은 나라에서는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이 아주 유망한 전문 직종이다.
변호사들도 모여 로펌을 만들듯이 이것도 회사를 이루는데, 으음...예를 들자면 연예인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비스무레한 것이다.
예전에 박찬호 선수가 LA다져스에서 현재의 텍사스 레인져스로 옮길때 천문학적인 연봉으로 계약할 당시, 이 계약을 성사 시킨 것이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라는 거물 에이전트였다.
어쨌든 그들은 자신이 관리하는 선수의 컨디션, 일정, 계약, 금전...등의 문제들을 챙기고 관리한다.

내가 이 직업에대해 처음 알게 된것은 예전에 순전히 영화 홍보 카피가 마음에 들어서 보았던 "Jerry Maguire" 라는 영화에서였다.
(그 카피는 Everybody loved him, Everybody disappeared...였다)
그 영화에서 "탐 크루즈"는 에이전트와 선수간의 "인간적인 관계"를 주장하다가 회사에서 잘리고, 3류 선수였던 "쿠바 구딩 주니어" 한명만 계약되어 그를 NFL 스타로 만드는 과정을 멋지게 그려내었다.

어쨌든 오늘 말할 영화는 "Against the rope"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으로, 늙지 않는 만인의 연인 "멕 라이언"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대강의 스토리는 어릴때부터 복싱 체육관에서 자란 소녀가 어른이 된 후 복싱이 좋아 복싱경기장에서 일하지만, 남자들의 텃세에 오기가 생겨 완전 양아치 흑인을 계약해 챔피언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포커스는 "복싱" 보다는 "여권 신장"이고, 덧붙이자면 "신뢰"정도가 되겠다.
주인공인 재키는 처음엔 순수하게 권투를 사랑하고, 양아치 루더를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해 남자들이 만든 많은 벽에 맞서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루더의 선전과 매스컴의 관심이 쏟아지자 복싱링의 주인공은 루더가 아닌 "성공한 여성" 재키가 되어가고, 재키 또한 그것에 빠져들어 결국 친구를 배신하고, 루더를 무시하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영화는 해피엔딩을 위해 갖은 권모술수를 벗어난 루더가 챔피언이 되고, 재키를 다시 인정하면서 끝이 난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면 "재키 캘렌"이란 여자는 참 대단한 여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너무 여러가지를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에 참으로 어중간해 져버렸다.

이 영화의 초반부는 그야말로 "복싱영화"다.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와 매니져...
하나하나 쌓여가는 전적...
그것에 기뻐하는 친구들...

그러나 중반부에 들어서는 "페미니즘 영화"가 된다.
남자들의 세계에 당당히 맞선 여자...
그리고 이용당하고...
다시 찾는...

마지막에는 "짬뽕 영화"가 된다.
복싱영화라면 몇십분을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을 세계타이틀전은 불과 몇분만에 끝나 버린다.
신뢰를 잃고 떠났다 돌아온 매니져를 찾는 엉망진창 선수가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장면.
그리고 옆에서 박수치는 "마초" 스타일의 남자들...

가장 맘에 안들었던 부분은 "멕 라이언"이다.
물론 영화 내내 나이를 잊고 섹시하고 귀엽게 보이려는 그녀를 보는 것은 즐겁기도 했지만, 감독은 차라리 덜 유명하더라도 연기파 여배우를 썼어야 했다.

당당한 여자의 이미지가 왜 다 벗고 나와서 스스로 性을 도구화, 상품화 하냐는 것이다.
영화 내내 멕 라이언은 딱 달라붙는 옷, 망사 옷, 앞뒤 다 터진 옷...들을 입고 나와 복싱판을 활보한다.
옷이 멋지다는 남자들의 말에 답하는 멕라이언의 대답은?

"세탁소에 맡겼더니 옷이 줄어들었어"

...
장난하나?

한때 그녀의 남편이었던 "데니스 퀘이드"를 매우 부러워 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젠 참...그녀가 안쓰럽다.

어쨌든 흥미로 본다면 괜찮지만, 여러가지 복잡한 목적을 가지고 본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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